| [머니투데이]
기존 직원 임금삭감하면 기관장 성과급 준다.
제2의 ‘금모으기 운동’
정부가 신입사원의 초임뿐 아니라 기존 직원의 임금까지 삭감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한다. 수출입은행 등 일부 공기업과 민간기업에서는 기존 직원에 대한 임금 조정 움직임이 벌써 가시화되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10일 "기존 직원의 임금은 그대로 놔두고 신입사원의 초임만 깎는 것은 문제가 많다"며 "기존 직원의 임금도 함께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기존 직원의 임금까지 낮추려는 것은 대졸 초임을 최대 30%까지 삭감하면 기존 직원과 임금 격차가 너무 벌어져 형평성이 크게 훼손되는 탓이 크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면서 단지 입사가 1년 늦었다는 '시대적 불운' 탓에 연봉 격차가 최대 1000만원까지 벌어지면 조직 내부의 위화감이 커져 단결력을 훼손할 수 있다.
아울러 기존 직원의 임금을 그대로 놔둔채 신입사원의 임금만 삭감하면 올해 입사하는 사원부터는 보수체계를 따로 운영해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점도 발생한다.
정부는 기존 직원의 임금까지 낮춰 고통분담 차원의 임금 삭감을 '제2의 금모으기 운동'으로 승화시키고 이를 통해 일자리 나누기(잡셰어링)를 좀더 확산시키려는 의도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문제는 기존 직원의 임금 변동은 신입사원 초임과 달리 노사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공공기관이라도 기존 직원의 임금에 대해선 신입사원 초임처럼 일괄 지침을 내릴 수 없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 자율적으로 기존 직원의 임금을 하향 조정하도록 장려키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존 직원의 임금을 삭감하는 공공기관의 기관장에게는 별도의 인센티브를 부여키로 했다. 신입사원 초봉 삭감 모범기관의 기관장에게 추가 점수를 주는 방안의 연장선이다.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 때 임직원의 임금 삭감 내용을 주요항목으로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선진화 및 경영효율화 실적과 함께 정부의 주요 정책인 임금 삭감 실적도 올해 평가 때부터는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은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성과급을 200~500%까지 차등 지급받게 되기 때문에 경영평가에 기존 직원의 임금 삭감 성과를 반영하면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기관 및 기관장 평가를 통해 기존 직원의 임금 삭감을 유도하는 외에 중앙부처 사무관급 이상 공무원에 대해서도 기본급의 1~5%를 자진 반납토록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임금 삭감 움직임이 민간부문으로 확산되도록 한다는 취지다.
이미 은행연합회는 기존 은행원들의 임금을 깎는 방안을 금융노조와 논의하기로 입장을 정했다. 일부 공기업도 노조에 임금 삭감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묻고 있다. 김동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의 경우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돱기존 직원의 임금 삭감을 내부적으로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다돲고 밝히기도 했다.
SK에너지 울산공장의 연봉제 사원들이 최근 연봉의 5%를 이달부터 반납키로 하는 등 민간기업의 연봉 자진 삭감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임금 삭감에 대한 기존 직원들의 거부감이 적지 않아 노사 갈등 등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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