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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시간 하나둘 들고 있던 외투를 걸치며, 걸음을 재촉하는 것을 보면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 졌음을 느낀다. 가을의 문턱을 넘는 이 시기를 투쟁 속에 동지들과 세 번을 맞이한다. 첫해는 조직속에 가을 이었다면 둘째해는 천막에서 보내는 단결의 가을 이었을 것이다. 지금 맞이하는 세 번째 가을은 투쟁 속에 승리의 가을이길 하얀 눈 쌓이는 어느날 기억되고싶다.
오늘도 연대의 방문은 이어졌고, 연구노조에 이경진 국장님이 다녀가셨다.
양재 쪽에 새로 조직된 조합원들과의 회의를 마치고, 이곳까지 오신 것이다.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올해 기억에 남는 투쟁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단숨에 키스티 분회 동지들의 투쟁을 말씀하신다.
비정규직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상황은 마치 사자와 호랑이가 한편이 되어 온 들판과 산의 생명들을 위협하는 상상처럼 원청과 사측이라는 두 맹수가 버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조건에 키스티 동지들과 연구노조 정규직 동지들이 함께 만들어간 정의는 보기 좋은 일정들로 기억된다. 동지들의 용기로 “노동자는 하나다” 라는 구호가 마치 홀로그램처럼 보이던 나의 시야를 굵은 팔뚝의 조각상을 만지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오게 했다.
자본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의 차이, 직급의 차이 등등으로 노동자를 갈라놓는다. 한편 또 이런 차이로 인한 노동자간 우월감과 열등감이 깊어진다.
우리는 잠자고 있는 거인을 깨우기보다 걸어 다니는 난장이를 바라보고 따라가지는 않는지...
모든 덕 가운데 정의는 타인의 선 이라는 옛 성인들의 말씀이 잠자고 있는 거인을 깨우는 길임을 깨닫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