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노강투쟁 7호]요양이 투쟁으로 되기위한 몇가지 고비
연이어지는 집단요양투쟁, 진정 투쟁이 되어야 한다.
- 요양이 투쟁으로 되기 위한 몇 가지 고비
지난 6월 중하순, 금속노조 충남지부, 포항지부는 근골격계 직업병 집단요양을 시행했다. 02년에 이어 03년에도 꾸준히 전개되었던 집단요양 투쟁을 이어받아 지역 차원의(비록 금속 사업장에 국한되었으나)투쟁을 전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산업적 또는 지역적으로 응집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유리한 것이기에 가능한 범위를 함께 묶어내는 일은 참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집단요양을 전개하였다하여 지속적인 투쟁, 더욱이 승리를 보장하는 것이 아님을 그간의 경험으로 알 수 있다. 다음의 몇 가지 고비는 언제나 상존하고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요양이 투쟁이 되는 것이다. 우선 요양투쟁은 전체 조합원의 총의와 열의가 없으면 "요양자의 투쟁"으로 전락하게 된다. 요양투쟁 이전에 조합원과 함께 지겹도록 투쟁의 의의를 공유하고 필요성을 공유하지 않으면 투쟁을 지속할 수 없다. 집단요양이 10명이건 1000명이건 만일 조합원의 공유가 없으면 이미 치료이상의 투쟁을 전개할 수 없음을 전제하는 것이다. 투쟁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끝임없는 교란은 사측의 탄압이 아니라 바로 이 지점이다. 한편에서 보자면 점에서는 조합원의 총의와 열의를 확보하지 못한(또는 않은) 투쟁은 차라리 하지 않는 편이 옳다고 판단될 때도 있다. 왜곡된 사업의 행태는 오히려 문제를 더욱 더 꼬이게하고(현장의 변화가 없다. 투쟁하느라 힘만 든다. 되지도 않는 싸움으로 괜히 회사만 건드렸다. 등등의 조합원의 반응) 조합원의 불신만을 낳을 뿐이다. 이는 결국 다시는 해당 사업장에서 "근골격계 직업병 투쟁", "노동강도 저지(완화) 투쟁"은 발을 붙이기 어렵게 되어, 의도와 무관하게 투쟁의 불씨 마저 꺼뜨리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고비는 요양승인이 나고 환자는 현장과 격리되고 현장은 아무일 없는 듯이 돌아가는 것이다. 모사업장의 조합활동가는 요양연장을 마다하고 업무에 복귀하였는데 그 이유는 요양을 하다보니 오히려 현장에서 멀어졌다는 것이다. 현장의 변화와 투쟁이 동반되지 않으면 더 이상 요양은 투쟁이 아니라 "유배"다
세 번째 고비는 첫 번째와 긴밀히 연관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요양과 노동강도 투쟁을 최종적으로 분리하는 경향이다. 근골격계 직업병이 (최소한 금속현장에서) 풀어야할 문제가 되면서 어찌어찌 요양을 도모하나 끈질기게 노동강도와는 연결시키지 않는다. 노동강도와 연결하여도 조합원의 실천과 투쟁이 문제의 열쇠로 삼지 않고 손쉬운 합의로 일관한다. 세상에는 우리도 "근골격계 사업했다"라고 의쓱거리지만 정작 해당 조합원은 주체가 아니다. 이쯤 되면 요양은 "동정"도 "유배"도 아닌 노조 집행부를 면피해주는 "기만과 배반"이다.
연이어지는 집단요양투쟁의 양상은 이제 집단요양투쟁이 일반적이고 효과적인 투쟁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긴장하며 상기할 것은 집단요양을 투쟁으로 만드는 세가지 고비이다. 집단요양이 "동정과 유배", "기만과 배반"이 되기에는 너무도 현장의 아픔이 크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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