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노동탄압, 살인공세를 멈춰라!
- 김주익 열사의 죽음에 분노하며 -
전태일 열사가 노동자의 최소한의 권리를 주장하며 산화한 지 30여년이 지났다. 전태일 열사의 죽음은 노동자의 생존이 자본의 아량으로 보장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본은 자신들이 만든 법조차 지키지않고 노동자의 피땀을 쥐어짜는 데 여념이 없었다. 노동자는 최소한의 생존마저 스스로의 힘으로 지켜야 하며, 노동조합은 스스로의 생존을 지키는 노동자의 유력한 무기다.
노동자가 노동조합으로 스스로의 생존과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무법의 권력을 휘두르는 자본에게는 대단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권리를 주장하는 노동자는 자본에게는 적이 되었다.
최근 자본가들은 노동자의 시대를 70년대로 돌리려 애쓰고 있다. 자본의 앞잡이인 언론은 노동조합 때문에 경제가 어렵다고 떠든다. 손배에, 가압류는 기본이고, 철도 같은 곳에서는 그러한 법절차마저 무시하고 조합원들이 모은 돈을 강탈하고 있다. 어용노조를 만들기 위해 조합 간부와 대의원을 매수하고, 그 매수에 굴복하지 않은 채 노동자의 권익을 주장하는 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노동자는 스스로의 생존을 지킬 최소한의 무기인 노동조합을 자본에게 빼앗길 처지에 놓여 있다.
전국노동자회가 한진중공업 김주익 동지의 죽음에 분노하는 것은 그 죽임이 최근 자본이 노동조합을 해체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련의 과정의 결과라는, 즉 자본의 살인행위의 결과라는 데 있다. 두산중공업 배달호 열사, 태광대한화섬의 박동준 열사, 그리고 김주익 열사의 죽음은 모두 하나의 원인에서 출발한다. 바로 자본의 노동탄압, 그리고 대규모 손배나 가압류 등 노동조합 해체를 위한 자본의 일련의 협박의 결과인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노동조합운동의 단결체인 민주노총에 대해서도 비판적 태도를 갖지 않을 수 없다. 95년 민주노총이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민주노총은 지속적으로 조합원이 늘어나는 등으로 외형적 확대를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배달호 열사나 김주익 열사의 죽음은 민주노조운동이 자본의 공세 앞에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민주노조운동의 힘은 외형적 확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단호한 연대와 단호한 투쟁에 있다. 한국노총과의 연대나 노무현 정부와의 협상 따위에 의존하는 운영이 아니라 현장 노동자의 투쟁에 몸바쳐 헌신하는 것이 상급단체의 본분이다. 전국노동자회는 민주노총이 이번 김주익 열사의 죽음을 교훈삼아 연대와 투쟁이라는 노동자운동의 본성을 되찾기를 기대한다.
전국노동자회는 노동자의 조직이다. 노동자의 생존을 지키기 위해, 노동자의 최소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자본의 노조 무력화 공세에 단호히 맞서 투쟁할 것이다. 노동조합이 노동자의 생존과 권리를 위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2003년 10월 21일
전국노동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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