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연맹 홈피
번호 : 855
글쓴날 : 2003-10-27 05:23:22
글쓴이 : 대구에서 조회: 14/추천:0
제목: 총력투쟁할 것인가...패배할 것인가
오늘 오후까지도 지도부가 끝까지 서울에서의 노동자대회를 고집한다면, 대구에서 독자적인 열사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할 것을 제안했었습니다.
대구에서의 전노대 개최는 사망한지 60여일이 넘도록 장례조차 치루지 못하고 있는 이현중 열사와 분신으로 항거한 이해남 동지가 투병하고 있는것과 더불어, 몇 만(100명이 될지도 모르지만)단위의 동지들이 모여 힘있게 투쟁할 수 있는 지리적 요건을 갖추었다는 이유때문이었습니다.
오늘 이용석 동지의 분신항거가 있은 후... 이제 지리적 요건은 중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현중 열사 사망후 수십여일이 지나고 나서야 겨우 이현중열사 대책위가 꾸려지고, 김주익 열사가 사망하고 나서야 겨우 민주노총이 나서기 시작하더니, 이해남 동지의 항거가 있고 나서야 비상중집(실제 비상한 방안은 없다는 평가가 있지만)이 있었고 투쟁본부를 구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이용석 동지의 분신항거가 있고 나서야....민주노총은 총력투쟁을 논의하는 비상중집을 개최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오늘 있게될 비상중집에 대한 기대도 없는 것이 사실이며 지도부에 대한 신뢰 역시 의심스럽다.
이해남 동지의 분신 항거후 지역에서는 많은 반성이 있었다. 이현중 열사 투쟁을 60일이 넘도록 끌지 않고, 많은 투쟁과 열정있는 연대로 대응했다면 결코 이해남 동지가 분신 항거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아니, 지도부내에서 아직까지 평가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25일의 세원정공 타격투쟁이 단 한번만 있었더라도 이해남 동지의 분신항거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이다...
25일 세원정공 타격투쟁이 있었던 날, 비상중집회의를 하기 위해 투쟁에 끝까지 결합하지 않았던 단병호 위원장에 대한 비판은 너무나도 많다.
김주익 열사 관련 투쟁은 현재 부산의 한진중공업 사내를 근거지로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전선은 명확하게 존재한다.
또한, 이현중 열사의 한은 60일이 넘도록 대구에 서려있고, 이해남 동지 역시 대구에서 하루하루 사투의 나날을 보내고 있기에, 전선은 명확하게 존재한다.
부산 또는 대구에서의 전국노동자대회 개최요구가 있었던 것은 바로 전선의 지리적 요건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최소한 공식 비공식적 요구에 있어 비상중집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는 그런 현실때문에라도 비타협적이고 정권에 대한 공격적인 투쟁을 위하여 자본과 정권의 폭력으로 얼룩진 부산 또는 대구에서의 투쟁을 제안한 것이다.
이젠 장소는 문제가 아니다. 부산에서 하든 대구에서 하든, 서울에서 하든 장소는 문제되지 않는다.
우리가 어떻게 자본과 정권에 타격을 가하는 투쟁을 벌여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 바로 그것이다.
민주노총이 다시 비상중집을 열어 총력투쟁에 관한 건을 논의하는 마당에 이런 문제제기를 하는것이 쓸데없이 보이지만, 아직도 나는 지도부에 대한 신뢰를 보낼수가 없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이용석 동지가 분신항거한 직후, 지도부는 예정된 거리행진을 지속했다.
도대체 말이나 되는가. 동지가 분신으로 항거한 현장에서 동지를 앰뷸런스에 실어 보내고 한다는 것이 겨우 거리행진이란 말인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나만 이해가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거리행진 과정에서 경찰은 행진대오를 좌회전으로 보내기 위해 정면을 가로막았고, 가장 앞에선 대오 즉 지도부는 경찰의 인도에 따라 좌회전을 했다.
그리고, 뒤따르던 조합원대오는 경찰의 인도가 아닌 자발적 의지에 따라 경찰과 정면충돌했다.
수많은 동지가 연행되었고, 부상자가 속출했다.
---
누가 책임을 질것인가에 대해 아마도 민주노총 내부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갈 것이라 예상된다.
경찰과의 충돌은 지도부의 의지가 아니었고, 결국 불법폭력시위가 된 가두행진은 많은 연행자와 부상자를 낳았다. 그리고 그것을 누군가는 책임져야 되겠지만 책임소재에 대한 의견이 분분할 것이다.
지난 25일 세원정공 타격"투쟁이 있은 후, 들리는 소리가 있습니다. 그 이야기의 진원지는 지도부라 불리는 사람들의 입입니다.
"통제불능"이라고 합니다...
"공장안으로 들어가면 안 되었다"라고 합니다..
"말안듣는 **들이 또 지랄했다"고 합니다.. "(가아차 홈피/살아남은죄님의 글)
통제 불능인 조합원들을 공장안에 들어가게 하면 안되었는데 들여보내서, 말 안듣는 **들이 또 지랄하게 되었다.라는 말이 되는것 같다.
오늘 또 지랄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 지도부들이 어떤 생각을 할지..
경험에 비추어 볼때 뻔하지 않은가..
더군다나 김주익 열사의 죽음과 이해남 지회장의 분신, 그리고 채 며칠되지 않아 발생한 이용석 지부장의 분신항거가 있은 후 민주노총 소식지 "노동과세계" 262호에는 "'전혀 새로운' 올해 노동자 대회"같은 따위의 글이 메인화면에 자리잡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더욱 가관이다.
"참가자들은 예년처럼 본대회 전까지 연맹·노조별로 서울시내 주요거리에서 사전대회와 선전전을 펼치게 된다. 그러나 예년처럼 집회나 홍보물배포 등 단순한 방식이 아닌 노동자의 요구를 알리는 서명운동, 스티커 여론조사, 퍼포먼스, 소공연 등 시민과 함께 하는 장을 열게 된다."
"민주노총은 또한 본대회 무대를 광장 가운데에 원형으로 가설해 대회 참가자 모두가 어느 방향에서든 잘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우습다.
민주노총이 오늘 중대발표를 한다는 기사에는 "지난 24일 마련한 '특단의 대응' 일정을 크게 앞당기고, 대응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오늘(27일) 오전 투쟁본부 비상대표자회의(중앙집행위)를 열어 방침을 확정키로 했다.
투본회의에서는 총파업을 조기에 가시화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라는 글귀가 보인다.
특단의 대응을 앞당기고 대응강도를 높이는 것이란다.
그런데 24일 결정했다는 "특단의 대응"은 무엇인가 보자.
"민주노총은 10월24일 저녁 비상중앙집행위를 열어 조직을 투쟁본부 체제로 전환하고, 총파업을 불사하는 총력대응을 펼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김주익·이해남 지회장의 항거가 노무현 정권의 신자유주의 노동정책과 그에 부응한 악질자본의 노동탄압이 부른 참극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와 함께 탄압과 생존의 위기에 내몰린 노동자·민중의 원통한 죽음을 막기 위해서라도 그 원인이 된 △구속 수배 해고 등 노동탄압정책 중단 △손배가압류금지법 제정 등 제도개선 △한진 세원 등 악질 부당노동행위 사업주 처벌과 문제해결에 나서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이를 위해 연맹별 단위노조대표자회의와 지역별 비상확대간부회의를 통해 투쟁결의를 모으는 한편 11월3일께 비상대의원대회를 열어 투쟁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날 대의원대회에서는 총파업이 유력하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이에 앞서 25일(대학로·파병반대투쟁과 함께)과 28일(전국동시촛불집회), 29일(서울, 부산, 대구), 31일(각 시도 노동청 앞), 11월5일(전국동시) 대규모집회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 가운데 29일 집회는 단위노조 상집간부 조퇴투쟁, 11월5일 집회는 금속노조 오후파업(예정)에 이어 열리게 된다."
그러니까 24일 비상중집에서 결정한 특단의 대책이라는 것이 기존의 그 인원을 투쟁본부라는 새옷으로 갈아입리고, 김주익 열사와 이해남 지회장의 분신항거가 정권의 신자유주의 노동정책과 악질자본의 노동탄압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한것, 그리고 문제해결에 나서기로 한것인가?
더군다나 총파업을 불사하는 총력투쟁은 11월 3일 비상대의원대회에서 총파업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파병반대투쟁과 함께 집회를 개최하고, 28일 촛불집회, 29일 서울,부산,대구/31일 각 시도 노동청 앞/11월 전국동시 대규모집회다. 그리고, 11월 5일에서야 금속노조가 오후파업을 한다는것이다.
(이런 이야기하면 뭐하지만)이게 총력투쟁이고 특단의 대응이면, 난 집에 금송아지를 열마리 키우고 있다.
결국 특단의 대응을 암만 땡겨봐야 다음주라는 이야기가 되는데, 그 이유는 전국 동시던, 서울부산대구에서만 하건, 또는 노동청 앞에서 집회를 하건 그런건 원래 해왔던 것이다.
11월 5일에 가서야 금속노조가 오후 파업을 한다는데...총연맹이 금속노조의 일정을 이래라 저래라 할수 없는 것이 진실이라면, 결국 총연맹은 맨날 하던거 계속하자는 말 말고는 한게 없다.
게다가 원형무대니 퍼포먼스니 하는 노동자대회 기획을 보고 있노라면, 참 답답하다.
오늘 비상중집의 회의결과가 내 판단이 성급한 것이었음을 증명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어떡하면 좋을 것인지..판단이 서질 않는다...
하지만 원칙은 뚜렷하다....
민주노총이 오늘 비상중집회의에서 끝까지 조합원의 분노를 받아 안지 못하고, 공세적인 투쟁계획을 잡아내지 않는다면 결국 독자적인 노동자대회를 개최할 수 밖에 없다.
조합원의 분노와 열사의 염원, 항거한 동지들의 염원을 위해서라도 그 정신을 올바로 계승하고 정권에 대한 공격을 감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보여온 민주노총의 모습을 보건대 그들을 변화시키기란 어렵다고 보인다. 그들이 변화한다면 비상중집의 결과가 말해 줄것이라고 믿는다.
오늘 회의결과가 정말 궁금해진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회의에 들어가기전, 다시 한번 조합원의 분노를 고민하길 간곡히 요청한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