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춘천공장 노사합의 배경과 전망
"장기파업 피로도 노사 모두 부담"…노사 갈등 내부적으로 잔존
풀무원 의령공장에 이어 춘천공장도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마무리했다.
파업 163일째를 맞는 14일 노사협상에서 마련된 잠정합의안은 지난 11월5일 의령공장 합의안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로써 지난해 춘천공장의 근골격계 관련 투쟁과 올해 임단협 갈등으로 발생한 노사간의 극한 대치는 일단 진정 국면으로 돌아서게 됐다.
이날 노사 합의는 올해 쟁점 가운데 임금과 단일호봉제, 교육비, 건강검진비용 등 노사가 일정 부문 합의할 수 있었던 내용을 제외하고는 민형사상 고소고발 및 징계문제 등에 대해 노조가 회사의 요구를 수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노조는 파업 기간동안 제기된 민사소송건은 취하하고 형사소송건은 계속 진행하되, 형사처벌 결과에 대한 징계는 면제하자는 회사의 안을 수용했다. 회사 또한 해고자를 다시 복직시키는 등 노조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회사는 최초 “법인이 다르다”는 이유로 민형사상 고소고발과 징계 문제에 대해 춘천과 의령을 분리 적용하려했지만, 노조의 요구안과 화섬연맹이 교섭권을 위임받은 동일한 조건에서 ‘양쪽을 분리하는 접근’은 향후 논란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 합의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파업의 장기화에 따른 노사 양쪽의 피로도 증가와 '올해를 넘기지 않고 해결하겠다'는 화섬연맹의 적극적인 의지도 이 같은 의견접근을 가능하게 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파업 장기화에 따른 노조 내부의 이탈자 발생을 막아야 한다는 노조 내부의 고민과 함께, 불매운동으로 인해 생산물량 감소가 발생해 회사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노사양쪽 모두의 고민도 일정부분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논란거리는 여전히 남아있다. 춘천공장의 경우, 향후 노조홛동 보장 측면에서 의령공장보다 후퇴한 조건으로 회사와 합의한 측면이 있어, 앞으로 내부적으로 논란이 발생할 소지도 있다. 회사가 요구했던 ‘교섭위원 임시상근’에 대해서는 회사쪽이 이를 철회했으나, 의령공장 노사 합의안에는 포함되지 않은 △채용시 노조위원장 참석 △신기술 도입시 노조와 합의 등은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밖에 현재 제일제당과 종갓집 등 경쟁업체들이 두부제조에 뛰어들면서 풀무원을 압박해 향후 두부공장에 대한 인원감축 등의 요인이 발생할 경우, 새로운 노사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장기화로 치닫던 풀무원의 노사갈등은 이날 합의를 통해 표면적으로는 일단락됐지만 내부적인 노사갈등과 대립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봉석 기자 bstaiji@labortoda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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