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주노동청 국정감사>
‘호텔리베라’ 정상화, 박순석 회장 시종일관 책임 회피
박홍규 노조위원장 “임금 일부분 포기하더라도 회사만 정상화 된다면…”
6일 오후 5시부터 대전노동청에서 진행된 대전·광주노동청 대상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리베라호텔 폐업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이날 감사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 호텔리베라노조 박홍규 위원장이 또 다시 증인으로 나왔다.<사진>
1년이 지났으나 ‘제자리’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한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은 리베라호텔 정상화에 초점을 맞춰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감에서 ‘깡패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박순석 회장은 시종일관 애매한 태도를 보이면서 정상화에 대한 답변을 피했다.
이목희 의원은 “지난해 국감 증인으로 나와 호텔쪽은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아무것도 나아진 것이 없다”며 “무엇을 노력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지노위에 이어 중노위에서도 (위장폐업을 인정해) 리베라호텔에 대해 해고자 207명을 원직 복직시키고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며 “이런 사실을 알고 있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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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박순석 회장은 “확실히 모르겠다”, “몸이 아파서 자세한 보고를 잘 받지 못했다”, “저는 지배주주일 뿐 모든 것은 대표가 알아서 한다”고 책임을 회피하며 중노위 사실 자체도 부정했다. 그러다가 이목희 의원이 리베라호텔 사장까지 불러 중노위 판정 보고 여부 등 집중적으로 추궁하자, “들은 것 같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호텔리베라 노사는 국감 전 여러 차례 만나 협의를 벌였으며 호텔 정상화에는 상당부분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밀린 임금을 놓고 의견 접근을 이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린 임금 14개월 치에 대해 회사는 완전 포기를 요구했고 노조는 35%를 먼저 받고 호텔 정상화 뒤 30% 지급을 요구했던 것. 이목희 의원은 “호텔 정상화가 중요한 만큼, 노조는 35% 임금을 포기하고 회사는 밀린 임금이 아닌 생활지원금 차원에서 일정한 금액을 노조에 지불하는 것으로 노사간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노조 박홍규 위원장은 “어렵지만 그렇게 하겠다”고 긍정적으로 답변한 반면, 박순석 회장은 “지금 답변하기는 곤란하고 노력해 보겠다”고 말해 끝내 접점을 찾지는 못했다.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은 “(박순석 회장에게)질의를 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고 (질의)시간만 낭비일 것 같다”고 말한 뒤 질문을 바로 대전노동청장에게 돌리기도 했다.
박순석 회장 구속 수사 촉구
단병호 의원은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의 구속을 촉구했다. 단병호 의원은 “호텔리베라 사태는 박순석 회장이 문제”라며 “중노위 결정문을 보면 신안레져의 이사(지분 약 33.3% 소유) 겸 신안그룹의 대주주로서 박순석 회장이 전 대표이사 이강신과 현 대표이사 정용하를 내세워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 의원은 “그런데도 대전노동청은 고소고발 된 사장만 부당노동행위로 기소하고 박 회장에 대해서는 어떠한 조사도 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노동부가 발행한 ‘노동사범 수사실무’ 자료를 보면 고소고발 이외에도 얼마든지 ‘인지수사’를 할 수 있게 돼 있다”며 “박 회장의 사법적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도 “박 회장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라며 “처음부터 조사가 됐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대전노동청 김동회 청장은 “보완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답변했다.
호텔리베라 위장폐업 사태는?
지난 2001년 대전에 위치한 리베라호텔을 인수한 신안그룹은 3년만인 지난해 8월 호텔을 폐업한다.
회사는 폐업이유에 대해 '경영악화'라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회사의 ‘노조 불인정’ 때문이다. 인수 직후부터 부당해고 등으로 노사관계가 악화됐고 2003년에는 노조전임자를 없애려던 회사에 맞서 노조가 120여일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 6월 회사는 급기야 노조가 해산하지 않으면 폐업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 시작했고 6월24일 전 직원 해고, 7월12일 전면휴업, 8월2일 폐업 신고에 이른다.
호텔 폐업을 놓고 노조뿐만 아니라 대전에 구의회, 국회의원, 정당, 시민단체까지 일제히 ‘폐업 철회’를 요구했지만 신안그룹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노조 조합원 140여명은 1년이 넘도록 폐업 철회 투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 지난 8월 중앙노동위원회가 호텔리베라에 대해 ‘위장폐업 및 부당해고’를 인정하면서 현재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김소연 기자 dand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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