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월 노동계의 화두는 노동기본권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노동권 보장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운수산업노동조합(운수노조)화물연대본부에 이어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도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권과 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며 27일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건설노조는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건설노동자의 생존권 외면과 '일방적 약속파기', '노조탄압'으로 일관한다면 건설노동자들은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받아내기 위한 무기한 총파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건설노조는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7일 총파업 서울 상경투쟁에 돌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중의소리
노동부는 건설노조와 운수노조에 화물지입차주와 덤프트럭, 레미콘, 굴착기 운전자 등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조가입을 문제삼고 있다. 이들이 개인사업주이지 노동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노동부는 올해 두 차례 건설, 운수노조에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을 노조에서 내보내라고 시정명령을 내리고 불이행시 법외노조로 취급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건설노조 백석근 위원장은 "그동안 노동조합의 합법성 시비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이는 이명박 정권이 민주노총의 산별노조정책에 타격을 주고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총체적 탄압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건설산업연맹 남궁현 위원장은 "자꾸 정부가 현행법을 이야기하는데 울화통이 터진다"면서 "고용의 형태가 변화하면 법도 그에 맞춰 바꾸는 게 정부여당의 역할인데, 직무유기를 하면서 노동자들을 탄압만 하고 있다. 현장 노동자들은 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건설노조는 아울러 정부가 과잉 공급된 건설기계 장비의 수급조절, 덤프트레일러 규제마련 등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이행 계획도 없이 되레 약속을 파기하고 있다며 정부에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건설노조는 이외에도 건설노동자 고용안정 대책 마련, 노동시간 단축, 체불임금 근절, 건설현장 안전보건 강화 등을 정부와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건설기계, 토목건축, 전기기술, 타워크레인 등 전국 건설현장 노동자 2만 5천명이 가입돼 있는 건설노조는 지난 7일부터 15일까지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여 71.2% 찬성으로 오는 파업을 가결했고, 오는 27일 서울로 상경해 대학로에서 파업 집회를 가질 계획이다. 이후 청계천까지 행진 후 세종문화회관, 사직공원, 광화문 열린공원 등 3곳에서 노숙투쟁 뒤 다음 날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 집회 등을 준비하고 있다. 화물연대와도 같은 날 공동 투쟁을 전개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의 강경대응 기조에 따라 총파업 시작 전부터 냉랭한 분위기다. 정부는 이미 건설노조의 대학로 집회 신고도 불허한 상태다. 이에 건설노조는 도심 집회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라 충돌도 예상된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건설노동자들은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라며 "정부가 합의마저 파기한 상황에서 '어차피 징역살이해 편안히 주는 밥 먹고 사는 게 더 낫다'는 것이 현장에 깔린 전반 기류"라고 전해 이번 총파업에 임하는 건설노동자들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