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철폐 대전역 1인시위 6일째 보고
지난 10월 24일 대전역에서 1인시위 출정식을 하면서 '그간의 비정규직 투쟁과 관련하여 민주노동당이 무슨 역할을 해왔는지에 대하여 반성한다...... 이번 1인 시위를 계기로 하여 민주노동당내에서 비정규직 철폐와 관련한 내부 공유의 활성화 및 비정규직 투쟁을 위한 반전의 기회로 삼겠다'라고 결의한바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정오의 대전역은 따스한 가을의 햇빛과 비둘기에게 모이를 나누어주는 아주 평화로운 광경과 광장 한켠에 마련되어 있는 쉼터에는 십수명의 노숙자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누워있거나 뭐에 그리 화가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화가난 노숙자의 고함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50여년간의 어용의 세월을 청산하고 민주노조의 깃발을 세운 철도노조 대전지방본부 사무실에 찾아가 현수막과 피켓을 찾으러 갔다.
철도노조 지방본부 사무실을 향하면서 수십수백번을 이곳 대전역 광장에서 집회를 해왔지만 이렇게 지방본부 사무실에 처음 방문하게 되었다는 것에 대한 약간의 흥분과 설레임이 나를 찾아왔다.
'안녕하세요 민주노동당에서 왔는데요... 1인시위 물품을 가지러 왔습니다'
'아! 네 이쪽에 있습니다'
저지!민영화!가 선명하게 새겨있는 투쟁조끼를 입고 다들 분주한 업무를 보고 있었다.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시위장소로 와서,
현수막을 멘다.
'오늘도 시위하러 왔어....'
대전역광장의 또다른 주인이기도 한 할아버지들의 한분이 벤취에서 나를 반긴다(?)
현수막을 메는데 할아버지 두분이 도와주신다.
'고맙습니다'
현수막을 걸고 피켓을 메고 이제부터 1인시위가 시작한다.
후배 한명이 와서 도와주기로 했고, 1인시위가 끝날때까지 그냥 내 옆에 서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그 후배는 갔다.
기차가 도착하고 한무리의 사람들이 지나갈때가 가장 긴장된다.
표정을 어떻게 해야할까? 간단한 선동구호라도 외쳐볼까?????
아예 무관심한 사람들이 다수라면, 몇몇사람들은 걸음의 속도를 늦추어 읽어보기도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무관심하다.
작업복으로 보이는 옷을 입고 있는 노동자인듯한 한분이 '수고하십니다'라며 지나가고 힘을 얻는다.
가만히 있어보았자 다리만 아플뿐.....
택시 승강장과 기차 프렛폼을 돌아다닌다.
이럴 때 유인물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후배에게 유인물좀 가지고 오라고 했는데, 없다고 한다.
한 30분쯤 지났을까? 편지봉투와 수세미를 파는 나이지긋한 한분이 내게 오셔서 묻는다.
'주5일 근무를 찬성한다는 거야 반대한다는거야?'
'당연히 찬성하는거죠...'
'지금도 많이 놀고 있는데 또 놀자고? 일주일에 이틀이나 놀면 어떻게 해! 지금 나라가 이모양 이꼴이 된것도 너무 많이 놀아서 그런건데....... 원래 안식일이 토요일인데 공무원들 때문에 안식일을 일요일로 옮긴거야.....목사들한테 물어봐!......'
주5일 근무제를 반대하신다는 내용이었고, 일주일내내 일해도 모자랄판에 5일만 근무하자는 것이 말이 안된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나라 경제가 어려운것도 너무 많이 놀아서 그런거란다.
'할아버지 그게 아니구요... 주5일 근무제는 오히려 생산력의 향상으로 이어집니다....'
그분은 내 얘기에는 관심도 없었고, 또 내가 하고자 하는 얘기를 이해하지도 또한 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종교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그냥 가신다.
'아직도 멀었어...'라며...
한편으로 안타깝기도 하고, 한편으로 답답하기도 하고....
1인 시위에 대하여 많이 들어왔고, 많이 보아왔지만 내게는 너무나 생소한 시위방식이었다.
언제가부터 유행이 되어버린 1인시위에 대하여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느껴왔지만 막상 1인시위를 직접 해보니 만감이 교차했다.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 대하여 여러 가지 고민들을 해보았다.
그리고 지역에서 그러한 투쟁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또한 민주노동당이 그러한 투쟁속에서 어떠한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지와 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어쩌면 작은 사업일수도 있는 1인시위이지만,
이러한 작은것부터 하나하나 풀어나가면서 축적되는 성과물이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힘으로 모아질수 있을것이라 생각하면서 1인시위를 마쳤다.
- 민주노동당 대전시지부 조직국장 김동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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