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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민주노총 김예준 부위원장에 대해 불법 징계 예정, 갈등고조
1.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오길록)이 현직 민주노총 김예준 부위원장을 연구원 내 징계위원회에 회부한 것에 대해 민주노총과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이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 현 민주노총 부위원장이자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한국전자통신연구원지부 전 지부장이었던 김예준 부위원장이 민주노총 대전충남지역본부장을 역임하고 있던 지난 98년 지역본부에서 주최한 집회(대전성모병원 파업, 만도기계 파업, 조폐공사 파업 건)과 관련하여, 업무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검찰에 기소되어 1심(99년)에서 징역1년 집행유예 2년, 항소심(2002년)에서 징역 10월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되었다.
3. 이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공무원법 제33조에서 명시하고 있는 형사상의 유죄로 금고 이상의 유죄가 확정판결되었을 시 면직될 수 있다는 근거를 들어 징계사유가 발생했다며, 김예준 부위원장을 연구원 내 인사위원회를 통해 징계하겠다고 조합에 통보해 온 상태이다.
4. 그러나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한국전자통신연구원지부(지부장 정기현)는 2001년 8월 7일 체결한 단체협약에서 "조합원이 무면허, 음주, 뺑소니를 제외한 교통사고나 조합활동으로 인한 형사사건으로 형이 확정된 후 그 집행이 유예되었을 경우 일방적으로 면직할 수 없다"고 명시하여 조합활동으로 인한 형 확정 후 집행유예되었을 경우에는 면직을 제한하고 있어, 김예준 부위원장의 경우 형이 확정되었다 하더라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므로 연구원에서 일방적으로 면직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고 밝혔다.
5. 이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징계와 관련하여 "정부의 압박이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곧 과기노조가 국무조정실 및 연합이사회와 면담을 통해 "정부는 전혀 지시하거나 개입한 적이 없다. 모두 기관내의 문제일 뿐이다"라는 확인된 입장을 밝히자, 곧바로 "정부의 지시나 개입이 없었다"고 말을 바꿔 기관장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만들었다.
6. 민주노총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민주노총 김예준 부위원장에 대한 징계위원회 소집 사실에 대해 전문 변호사 등을 통해 긴급히 사태파악을 한 결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징계위원회 소집은 관련 법률, 단체협약 등에 위배되는 부당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별첨 : 징계위법성에 대한 변호사 소견서 1 부
7. 또한 이번 사태는 민주노총 출범 이래 개별사용자에 의한 민주노총 현직 임원에 대한 최초의 징계기도라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사태라고 규정하였다. 또한 권력기관의 배후 조종에 의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이번 사태를 민주노총에 대한 국가적 탄압으로 규정, 민주노총의 조직적 대응이 불가피함을 밝혔다.
8. 한편,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와 과기노조는 3월 5일 오전 8시부터 간부들이 참가하는 가운데 아침 출근 피켓팅을 시작으로 10시 개최될 징계위원회를 주시할 예정이며, 그 결과에 따라 추후 대응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별첨. 김예준 부위원장에 대한 징계의 위법성 검토의견서
1. 면직의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 인사규정 제27조(당연면직) 제1호, 동규정 제10조(결격사유) 제1호에서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1항 각호의 1에 해당하면 당연면직의 사유로 규정하고 있음.
- 그러나, 단체협약 제44조[면직의 제한]는 "연구원의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 이외에는 면직할 수 없다. 4. 형사상의 유죄로 금고이상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았을 시, 단 연구원은 조합원이 무면허, 음주, 뺑소니를 제외한 교통사고나 조합활동으로 인한 형사사건으로 형이 확정된 후 그 집행이 유예되었을 경우 일방적으로 면직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음
- 김예준 부위원장에 대한 확정된 형(징역 10월에 집행유예 1년)은 노동조합 활동으로 인한 경우에 해당하여 위 단체협약 제4호에 의거 일방적으로 면직을 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됨
- 아울러 인사규정 제10조 제1호는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1항에 규정한 결격사유를 원용한 것에 불과하고 이것이 국가공무원법의 적용(특히 면직관련 규정 등)을 받는다는 의미는 아니며, 전자통신연구원에 근무하는 노동자의 신분이 공무원이 되는 것도 아님.
2. 연구원의 인사규정 제38조(징계)에 근거한 징계가 가능한 지 여부
- 인사규정 제38조(징계) 제1호는 "관계법령, 제규정, 계약 및 정당한 지시사항을 위반하였을 때"를 규정하고 있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김예준 부위원장에 대한 형 확정부분이 이 중 "관계법령 위반"에 해당한다고 함. 한편 연구원의 인사규정은 사업장에서의 근로자에 대한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정한 것이므로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에 해당함
- 일관된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노동조합법 제36조 제1항(현행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은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단체협약에 징계사유를 규정하면서 그 단체협약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징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면, 취업규칙에서 새로이 정한 징계사유는 위 단체협약에 반하는 것으로서 그 사유로는 징계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 단체협약에서 "회사는 조합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징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면, 단체협약에 규정된 사유 이외에 새로운 징계사유를 규정한 회사의 취업규칙은 무효이다(대법원 1994. 6. 14. 선고 93다62126 판결, 대법원 1995. 2. 14. 선고 94누5069판결, 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두4672판결 등)"라고 함.
- 한편 단체협약 제38조(징계사유)는 "연구원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직원을 징계할 수 없다" 규정하고 있으며, 제1호에서 "연구원 규정을 위반하였을 때"라는 사유는 있으나 "관계법령 위반"이라는 징계사유는 없으므로 위 인사규정 제38조 제1호의 "관계법령위반"이라는 징계사유는 취업규칙에 정한 새로운 징계사유로 보여져 무효라고 사료됨. 백보를 양보하여 유효하다고 해도 여기서 규정한 "관계법령 위반"은 모든 법령위반에 관한 사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여지고 노동조합 활동으로 인한 형 확정문제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려움.
3.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명목상의 사유를 내세워 징계(해고)를 한 경우에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여 손해배상의 책임을 진다고 하며, 이 사안은 명백히 면직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단체협약에 규정하고 있고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징계사유로 삼을 수도 없음이 명백한 것으로 사료됨.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일 징계로 나아간다면 불법행위를 구성하여 관련책임자 및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근로기준법상 부당징계 및 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형사책임에 더하여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까지 져야 할 것임
[참고 판례] 대법원 1999. 2. 23. 선고 98다12157판결외 97다18974, 92다43586판결 등 다수 "사용자가 근로자를 징계해고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해고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징계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징계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2002. 3. 2.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 권 두 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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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 2002-03-04 14:26: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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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 12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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