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원테크에 공권력이 투입되었다. 약 일주일 동안 노동자들의 해방구가 되었던 공장이 이제는 자본가들의 손에 들어가 다시 '죽음의 공장, 착취의 공장'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투쟁이 여기서 끝은 아니다. 우리의 투쟁은 노동자 세상을 만들기 전까지는 절대로 끝날 수 없다. 자본가, 정권이여, 제 2라운드를 시작하자!!
노동자들이 장악함으로써 해방구가 되었던 세원테크 공장에서는 관리자들의 통제, 감시가 무력했으며 단한푼의 이윤도 자본가들의 주머니로 흘러들어가지 않았다. 착취자로서의 자본가들에 대한 규탄과 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해 공권력 집행을 준비하는 정권에 대한 규탄이 흘러넘쳤다. 길바닥, 담벼락 곳곳에 노동자들의 투쟁의 요구, 결의가 스프레이로 적혀 있었다. 노동자들간의 경쟁은 말끔히 사라지고 동지적인 애정이 흘러넘쳤다. 노동자들에 의해 자주적으로 구성된 사수대, 규찰대는 노동자들의 해방공간을 지키기 위해 활동했으며 외부에서 연대방문을 오는 어느 노동자도 이들 사수대, 규찰대에게서 관료적인 냄새나 두려움은 느낄 수 없었다. 그런 느낌은 오직 이 사회의 공권력을 사칭한 자본가들의 용역, 경찰깡패들에게서만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세원테크 공장은 다시 자본가들의 손에 놓여졌다. 맨먼저 농성장이 철거되고 플랭카드, 바닥, 담벼락에 적혀있던 스프레이 구호가 지워질 것이다. 그리고 기계가 돌아갈 것이다. 구사대로 동원되었던 비조합원들, 수습사원들, 관리자들에 의해서. 관리자들에 의한 통제가 다시 시작될 것이다. 매시간 매초 따가운 감시의 눈초리와 생산량 확대를 주문하는 사측에 의해 기계에 매달려 정신없이 수탈당할 것이다. 막대한 이윤이 자본가들에게 흘러들어갈 것이며 자본가들은 그동안의 스트레스를 룸싸롱, 단란주점등에서 풀어버리려 할 것이다. 공권력을 투입했던 경찰,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공장밖에는 공장을 빼앗긴 세원테크 노동자들이 있다. 주체할수 없을 정도의 분노와 울분에 몸을 덜덜 떨며 투쟁의 칼날을 갈고 있다. 다시 공장을 되찾을 것이다. 우리의 공장을 왜 도둑놈들에게 넘겨주어야 하는가? 수십년 동안 노동자들의 공짜노동을 수탈해갔던 도둑놈들에게서 공장을 되찾아야 한다. 그래서 다시 공장의 주인이 노동자라는 것, 공장이 노동자들의 해방구가 될 수 있도록 되찾아야 한다.
손배철회, 징계철회, 가압류 철회, 고소고발 철회, 생활임금 쟁취, 단협 이행이라는 우리의 요구, 50일 넘게 외쳐왔던 우리의 물러설 수 없는 요구를 쟁취해야 한다. 어느 것 하나 우리에게서 빼앗아 갈 수 없다. 노동자들은 그동안 너무 많은 것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이제는 되찾아 와야 한다.
'공권력 투입시 비상 총동원', '공권력 투입시 간부파업', '공권력 투입시 조합원 5% 동원' 등등. 그동안 우리는 많은 결의를 해왔다. 사실 공권력 투입 이전에 전체 노동자들의 힘을 동원했더라면 더 적은 피를 흘리며 투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위와 같은 결의들은 좀더 빨리, 더 적은 피를 흘리며 승리할 수 있는 길을 애써 외면하며 돌아가는 길을 선택한 것과 같다. 그렇다고 그 결의가 무의미했던 것은 아니다. 이제는 그 결의를 행동으로, 실천으로 옮겨야 할 때가 왔다. 여기에서 그 결의가 진심이었다는 것을, 노동자 연대의 정신에서 나온 것임을 입증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동지들!
공장점거 과정에서 그동안과는 다른 연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동지들의 연대 행동에서 지역의 노동자들, 세원테크의 노동자들이 커다란 힘을 받은 것은 분명하다. 이제 좀더 큰 연대의 행동을 보여주자. 현대, 기아 노동자들이 보여줄 수 있는 힘은 사실 그동안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자기 사업장 문제에만 집중하고 있다가 주변의 노동자들이 다 깨져 나간다면 다음 차례는 바로 대공장 노동자들이 될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조그만 사업장 노동자들의 투쟁에 함께 하고 승리로 이끌어나가는 것이 바로 자기 사업장 투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공권력에 의해 공장은 빼앗겼다. 공권력은 자본가들의 충실한 시녀라는 것이 천번째로 입증되었다. 간부들에 대한 보석허가를 취소하고 손배, 가압류를 결정한 법원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천백번째로 입증되었다. 이제는 공장을 탈환하고 적들과 제 2라운드를 펼쳐보자. 노동자들이 이기는지, 자본가들과 정권이 이기는지.
'착취의 공장을 해방의 공장으로!!'
강철같은 연대투쟁으로 빼앗긴 공장을 되찾자!
자본가들의 충실한 시녀, 공권력을 박살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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