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연맹 지도부의 즉각적 총사퇴를 촉구한다!
1. 민주노조운동의 역사에서, 현 시기 만큼 우리에게 적확한 목표가 주어진 적이 또 있었던가! 비정규직 철폐, 로드맵 분쇄, 신자유주의 분쇄! 그 어느 것 하나 놓을 수 없는, 민주노조운동이 우리에게 부여한 그야말로 역사적 임무다!
그러나 또, 현 시기 만큼 노동대중들에게 부끄러워 본 적이 있었던가! 총연맹 강승규 수석의 비리사건으로 이 땅 민주노조운동이 힘겹게 쌓아온 도덕적 견결함은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말할 수 없이 참혹한 심정이다.
2. 우리는 이번 사건이 강승규의 개인비리가 아니라, 우리운동에 깊게 자리한 경제적 실리주의와 협상주의의 부산물이라고 본다. 즉, 이를 거두어내지 내지 않는 한 비슷한 일은 거듭 발생할 것이다. 아니, 지금도 어딘가에서 조합원 동지들의 피 터지는 투쟁을 자본의 돈과 맞바꾸고, 거래하는 사람이 있을 것으로 본다.
조직의 혁신을 누구보다 소리 높여 외치던 자가, 명백히 혁신의 대상이 되어버렸고,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그가 경제적 실리주의에 희생되었다면, 조직의 혁신은 우리운동에서 경제적 실리주의와 협상주의를 청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그것이 계급적, 전투적 노동운동을 다시 세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3. 우리는 총연맹 지도부의 즉각 총사퇴를 촉구한다.
하반기 투쟁을 조직하고 난 후, 내년 1월에 조기선거를 실시하겠다는 총연맹 지도부의 입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간단하게 생각하자! 현장조합원들의 사활이 걸린 투쟁을 조직하는 시기, 노조의 중책을 맡은 자가 자본과 검은 거래를 했다고 치자! 이런 지도부가 어찌 투쟁을 조직한단 말인가! 누가 지도부를 신뢰하고 투쟁에 나선단 말인가! 하물며, 민주노총이다! 우리가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는!
우리는 민주노조운동을 시작 할 때, 노동조합은 자주성과 민주성을 빼면 시체라고 배웠다. 자본에게 부정한 돈을 요구하는 지도부가 자주적일 수 있는가! 조직적 논의를 통해서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직무정지를 말했다가, 다시 내년 1월 조기선거를 발표하는 지도부를 민주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
조합원들에게 신뢰를 잃은 지도부를 믿고 절체절명의 하반기 투쟁을 조직할 수는 없다! 하반기 투쟁의 유실을 막기 위해서라도 총연맹 지도부는 즉각 총사퇴해야 한다.
4. 지도력은 권위, 권능이 아니며 또한 민주적(사실은 형식적) 절차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해서 자연히 뒤따르는 것도 아니다.
지도력은 계급대중과 진정으로 동고동락하는 가운데, 그들보다 도덕적, 이념적으로 우위에 있으며 그들에게 계급적 실천이 어떠해야 하는지 제시하고, 그 실천을 선도적으로 해낼 때 비로소 획득되는 것이다.
비아냥거림의 대상이 되어버린 민주노조운동을 계급적, 전투적으로 다시 세워내기 위해, 총연맹을 다시 계급대중과 동고동락하고 계급적 실천을 선도하는 조직으로 세워내기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하반기 비정규직 철폐, 로드맵 분쇄, 신자유주의 분쇄 투쟁을 힘있게 조직하기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총연맹 지도부는 즉각 총사퇴해야 한다.
둘째, 산별과 지역본부 골고루 포함하여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
셋째, 비대위가 11월말 총파업을 포함한 하반기 투쟁을 지도해야 한다.
넷째, 기 논의된 조직혁신사업을 실시하되, 철저한 현장토론을 통해 재점검해야 한다.
2005. 10.17
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 포항시협의회 운영위원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