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버지께서는 한 평생을 건설노동자로 살아오시다.
지난해 봄 폐암말기 판정을 받으시고 1년여 남짓 함암치료로 인해 병세가 다소 호전되어 오셨습니다.
그러나 금년 4월초 약물 부작용 등으로 함암치료를 잠정 중단한 뒤, 갑작스럽게 병세가 악화되어 지난 4월26일 너무도 안타까운 66세를 일기로 운명하시고 말았습니다.
세상의 어느 생명이든지 지고나면 허망하고 가엽기는 마찬가지 이겠지만, 그 가족들의 애통함과 슬픔은 어느것에 비할수 없는 것임을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어머니와 아들, 딸 손주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족이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드렸고 또 많은 친지분과 더불어 동지들이 함께 애도의 마음을 함께해 주시어 아버님의 가시는 길이 외롭지 않아 참으로 다행이었습니다.
이에 동지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그 은혜는 고통받고 억압받는 모든 형제 자매들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과 슬픔과 기쁨을 언제나 함께하는 자세로써 보답하겠습니다.
친지 어르신들과 가족들의 진지한 상의 끝에 어버지는 선산에서 가까운 문경에서 화장을 치루고, 이렇게 해서 한결 가벼워진 어버님의 육신은 경북청송 안덕면에 있는 선산, 볕이 잘드는 할머니의 묘 옆에 나란히 평장으로 안장되었습니다. 이 계절의 청송은 천지 사방의 모든 농토에 사과꽃이 만발하였고, 좀더 높은 지대는 기암괴석과 굽이 굽이 이어진 아름다운 계곡, 그리고 소나무가 어우러진 곳이었습니다.
3일장을 치루던 날은 날씨가 너무도 화창하고 청명한 바람이 불었으며, 삼오제를 마치던 날엔 하늘도 마침내 참았던 눈물을 뿌려주어 먼지 입은 아버님의 묘비를 께끗이 씻어주고 새로 심은 주목나무와 꽃잔디, 낮은 묘를 덮고 있는 잔디가 쉽게 뿌리내릴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일일이 찾아뵙고 사례드리지 못함을 용서하시고, 다시 한번 아버지의 명복을 함께 빌어주신 동지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07년 5월 2일
상주 조 민 제 배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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