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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는 평화적 촛불시위에 대한 폭력적인 진압을 중단하고, 이제라도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전면 재협상에 나서라.
21년 전 오늘은 6.10 항쟁이 있었던 날이다. 삼천리 방방곡곡 100만이 넘는 국민들은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의 모진 탄압과 폭력에 맞서 분연히 일어서 이 나라의 주인임을 역사의 주인임을 당당히 만천하에 알렸다. 마침내 국민들은 승리했고 직선을 쟁취했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역사를 새로이 썼고 지금에 이르렀다.
그러나 21년이 지난 오늘 10대 학생들을 비롯한 온 국민이 남녀노소 가릴 없이 한목소리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 1조를 노래하며,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광우병쇠고기 수입에대한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민주주의 국가임을 확인코자 하는 것이다.
국민은 결단코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리려는 이명박 정권을 그냥 둘 수가 없는 것이다.
어두웠던 현대사의 터널을 지나오며 수많은 열사들의 뼈를 머릿돌 삼아 쌓아 올린 이 땅의 민주주의는 결국 6월항쟁 21주년을 맞으며 오늘의 우리가 다시 온전히 지켜가고 있는 것이다.
4월18일 이명박의 미국 방문에 맞추어 기습적으로 발표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은 부시에게는 선물이 되고 우리 국민들에겐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광우병폭탄이 되었다.
모두가 잘못되었다 지적해도 홀로 옳다 주장하는 국적불명의 정부는 미국정부에겐 친구가 되고 우리 국민들과 10대 소년 소녀들에겐 꿈을 송두리째 뺏는 절망과 생명을 위협하는 공포를 안겨준 공분의 대상이 되었다.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단순하다. 미국정부의 희망과 우리정부의 희망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30개월령 이상의 쇠고기와 광우병 특정위험물질 부위는 수출하지도 수입하지도 않겠다는 민간업자들의 자율결의를 믿는 사람은 이명박과 그가 믿는 강부자, 고소영 들 뿐이며 조중동, 뉴라이트연합 밖에 없다.
한미 쇠고기 협상은 미국에서 소비되지 않는 30개월령 이상의 쇠고기와 내장을 포함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 부위를 수입으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그 무엇과 바꿔치기한 협상이다.
그것은 바로 한미 FTA 비준이다. 한미 쇠고기 협상은 바로 한미 FTA의 조속한 비준을 그리도 원하던 한국정부가 미국과 교환한 전리품이며, 그것이 현 정부가 끝끝내 쇠고기협상은 합리적인 결정이었으며 재협상은 불가하다고 꼼수를 부려가며 국민의 저항을 뒤로 하고 현재의 국면을 넘어가 보려는 근본이유인 것이다.
쇠고기 때문만이 아니다. 검역주권의 문제만도 아니다. 국민의 건강권과 생존권을 국가간 거래의 사은품 정도로 취급하는 무지함에 놀라고, 시민들의 분노에 찬 함성을 짓밟고 내치려드는 그들의 폭압성에 분노하는 것이다. 국민을 섬기겠다던 다짐이 군사독재정권의 낡은 통치 이데올로기로 돌아서는데 채 100일도 걸리지 않는 신속한 배신에, 최소한의 희망과 인내마저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다.
미국의 광우병 소 발견 시스템과 인간 광우병 감시체계의 불완전함에 대해서는 이미 많이 언급되었다. 전체 도축 소 중 극히 일부분만을 검사하고 더구나 대부분 30개월이 되기 전에 소를 도축하는 미국의 축산환경에서 광우병에 감염되었으나 아직 증상이 드러나지 않은 잠복기의 소들을 찾아내기란 어렵다. 또한 의료시스템의 사각지대가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미국의 현실에서 인간 광우병 증례가 검사 당국에 의해 발견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간 광우병의 잠복기는 2년에서 길게는 30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앞으로도 새로운 증례가 발견될 가능성이 많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더구나 잠복기 상태인 인간 광우병 환자가 수혈을 통해 질환을 전파할 가능성까지 고려한다면 지금까지의 증례는 단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수도 있다.
우방국에 대한 의리를 지키는 것은 역학적 위험성을 무시한 채 쇠고기를 나누어 먹고 함께 노심초사 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현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국내의 소 사육실태와 사료정책을 재점검하고, 혹시 있을지 모를 광우병의 발견을 위한 광범위한 조사를 시행함과 동시에, 유통과정을 엄밀히 감독하여 광우병의 세계적인 확산을 방지하는데 일조하는 것이어야 한다. 나아가 수입 식재료에 대한 원산지 표시제도를 더욱 강화하여 광우병 뿐만 아니라 아직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는 유전자변형식품에 대한 국민의 선택권 또한 보장해야 한다.
그리고 주식회사형 병원만들기와 민간의료보험 활성화를 도입하여 전 국민건강보험을 붕괴시키고 의료비를 폭등시켜 건강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의료민영화정책들을 전면 재검토하고
이제라도 공공의료를 확충하고 현재의 건강보험으로도 더 이상의 돈이 필요 없이 치료받고 국민 개개인의 가정과 일터로 돌아갈 수 있는 의료복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보건의료정책을 펼쳐야 한다. 아프다는 이유로 가정과 사회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국민을 돌봐야 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아픈 국민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천박한 의료자본의 논리를 국민의 보건복지를 펼치는
관료들이 내뱉어서야 어찌 국민을 섬기는 정부라 할 수 있겠는가?
다시 6월을 맞이하여 우리는 이명박 정부에게 엄중히 요구한다. 이제라도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국민의 건강을 대신할 국가적 이득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재협상은 물론, 앞으로의 모든 국가적 결정에 국민의 뜻이 올바로 반영될 수 있도록, 거짓없이 진실을 밝히고 의견을 구하며 함께 고민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곧 말로서가 아닌 실천으로 국민을 섬기는 올바른 길일 것이다.
2008년 6월 10일
대전충남보건의료연대회의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대전충남지부,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대전충남지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전충남지회, 참의료실현을위한청년한의사회 대전충남지회, 충청지역노동건강협의회, 희망진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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