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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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다

Subject     민노당, 기껏 고생하고 헛수고 하면 안 된다.

민노당, 기껏 고생하고 헛수고 하면 안 된다.
-<당대표 이수호+원내대표 강기갑>이 여전히 답이다.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 2008년 7월 23일

민노당은 지금 도대체 무엇을 원하고 있는 것일까? 소수 진보정당으로서 저항과 비판세력인가, 아니면 장래의 집권당인가? 이제 남은 결선이 어떻게 되는가에 따라 민노당의 운명은 상당 수준으로 결정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당대표 이수호+원내대표 강기갑>의 구도라면 민노당은 새로운 출구를 찾을 수 있다. 예리한 원내 전략을 구사할 송곳과 대중적 기반을 확대할 투망의 의미를 가진 두 날개로, 원내외가 협력의 토대를 갖추고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다. 민노총과 전농의 전폭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진보적 대중 정당의 위세를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자충수에 빠질까 두렵다.

강기갑 의원은 민노당만이 아니라 진보진영의 자산이다. 강기갑 하나 얻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따라서 이 소중한 자산을 잘 지켜내고 그에 맞는 역할을 잘 감당하는 것이 자산가치의 지혜로운 증식이다.

그러나 원내 대표에다가 당대표까지 하겠다며 과욕을 부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사고 있는 강기갑 의원이 이번 결선에서 당대표가 되는 순간, 그간 민노당에게 걸었던 희망은 상당히 무너질 것이다. 그건 강기갑도, 민노당도 모두 망가지게 하는 최악의 선택이다.

그렇지 않아도 힘겨운 소수 진보정당으로서 원내 활동에 최선을 다해야 할 정치 지도자가 모든 역할을 혼자 독점하겠다면서 민노당의 자산 가치를 자기만으로 압축시켜 최소화시키고 있는 것은 보기에도 민망하다. 혹시 자신의 능력을 이토록 스스로 과신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더욱 위험하다. 민노당에는 원내에도 원외에도 그 얼굴이 오직 강기갑만 있어야 하는가? 이토록 인적 자산이 빈곤한 당인가?

게다가 다른 당 원내대표와 격도 맞지 않은 채로 당대표가 원내대표까지 하면서 정치적 유연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를 일상화시키는 순간부터 민노당은 대중의 요구와 원내의 논리 사이에서 좌충우돌 혼란을 겪고, 진보정당으로서의 전략적 여지를 상당하게 포기해야 할 것이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자충수인가?

당의 어려움과 위기 앞에서 강기갑 의원은 무엇을 했던가?

강기갑 의원을 너무 윽박지르는 듯해서 주저스럽지만, 정직하게 따져 묻자. 강기갑 의원은 그간 당의 분열과 진보진영의 결속 등의 문제에 대해서 정치적, 철학적 고뇌에 대한 표명조차 회피했었고, 이 문제를 온 몸으로 감당하는 의지를 밝힌 경우를 보지 못했다. 그런데, 광우병 쇠고기 정국에서 국민적 인기가 오르자 그것으로 당대표까지 하겠다니 어떤 준비가 되어있는 것인가?

당이 갈라져서 아파할 때 강기갑 의원은 그 어떤 말과 행동을 했는가? 천영세 전 대표는 지역구 출마까지 포기했었다. 강기갑 의원은 자기 지역구를 챙기는데 성공했지만, 당의 위기 국면에서 도리어 침묵으로 일관하지 않았던가?

당 강령과 진보가치 위반자가 당대표가 된다?

더군다나 그는 사천의 습지에 대해, 당 강령과 지난 총선의 공약조차 위배하면서 당 정체성에 문제를 가져온 선택을 해버렸지 않았나? 지역구 주민들의 요구를 내세워 당의 강령을 그런 식으로 묵살해도 좋은 것인가? 가치를 중심으로 사고하는 진보정당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그는 2선 의원 아닌가? 당이 정상적이라면, 중징계를 받거나 최고위원 후보자격 자체가 몰수되어야 할 판이다.

또 하나 알게 된 것은 이른바 차세대 전투기 개발 사업에 손을 들어준 강기갑 의원을 어찌 생각해야 하는가? 평화체제 확대가 아니라, 전쟁체제 강화를 위한 군수산업지역 사천이 되는가? 만일 민노당 당대표가 그런 자세를 가지고 있는 지도자라면, 민노당은 그날로 그야말로 “꽝”이다.

당원도 아닌 입장에서 이러한 견해를 표명하는 것에 무례하고 불쾌하다고 여겨질 지 모르나 나는 강기갑 의원의 선택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바이다. 진보정당으로서 민노당의 운명이 매우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나는 민노당에서 아무런 정치적 이해관계도 없고, 당적 기득권과도 그 어떤 인연도 없다. 나는 이렇게 아무런 개인적 이해관계도 내다볼 이유가 없는 민노당에 대해 왜 이렇게 치열하게 발언하고 있는가? 민노당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뿐이다.

강기갑, 국민스타 맞다. 그러나........

그런데 민노당의 현실에 대해 나는 지금 대단히 낙담하고 있다. 진보신당으로 갈려나간 이들 앞에서 민노당을 방어하고, 지식인 사회의 대부분이 진보신당을 지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거의 단신에 가까운 처지에서 민노당을 엄호해왔던 입장으로 볼 때, 나는 오늘의 사태를 대단히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민노당은 반 토막 나고 겨우 생환해서 돌아온 총선 결과 앞에서 긴장을 풀고 과거의 관성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인가?

강기갑 의원은 국민적 스타임이 분명하나 그것이 곧 원내외의 정치적 부담을 모두 지고 나갈 당적 지도력을 가지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강기갑 의원이 민노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에서, 민노당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더는 침묵해서는 안 된다. 촛불정국 이후 우리는 원외의 영역이 얼마나 넓어졌는지 보고 있다. 이걸 혼자 다 나서서 감당하겠다는 것은 아무래도 스타독점의식의 표출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강기갑으로 상징되는 민노당은 대중적 인기가 높아져갈 것 같지만, 그 자신의 기반을 스스로 매우 좁혀가게 될 것이며, 국민적 지지확대는 조만간 한계에 봉착할 것이다. 강기갑이 담아내고 있는 대중의 폭이 우리가 바라는 것만큼 넓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의 역할은 이제 따로 있다. 원내대표를 맡았으면 우선 그에 최대한 충실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가령 지식인 집단의 지지는 어떻게 확보해나갈 것인가?

냉철하게 생각해보라. 지식인 집단에만 한정지어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나 내가 익숙한 지식인 집단 하나를 보기로 들어도, 강기갑 의원을 대표로 내세우는 민노당은 그 외연확대가 어려워 질 것이라는 점을 거론하고자 함이다.

실로, 진보정당에 있어서 가장 강력한 엄호세력이 될 수 있는 지식인 집단의 지지는 지금도 대부분 고갈되어 있는 상태에서, 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강기갑 의원은 진보적 지식인 집단과 그동안 어떤 소통을 나누어 왔던가? 그런 의지조차 제대로 가지고 있었던가?

좀 더 깊게 비판해보자. 강기갑 의원이 신자유주의 체제에 대해 이론과 현실의 경험을 겸비하면서 맹렬하게 비판하고 대중들의 의지를 선도하거나, 한반도 정세 전체를 치밀하게 망라하면서 진보정치의 전망을 펼쳐 보인 적이 있는가? 보좌를 잘 하면 된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지도자가 그런 능력과 힘을 보여야 진보정치는 발전하는 것이다.

진보정당의 대표로서 그런 능력과 모습을 갖추는 것이 마땅한데 지금의 인기에 의존해서 그와 같은 능력이 아직 검증되지 못한 당대표를 뽑는 것이 과연 올바른가?

물론 이러한 문제제기와 비판이 강기갑 의원의 공헌을 폄하함은 아니다. 그러나 그 공헌이 곧 당대표로 역할을 잘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실로 위태로운 생각이다.

이수호 선택의 의미

민노당으로서는 진보진영의 각 영역에 폭넓은 인적 기반과 우호적 관계를 가진 이수호를 왜 최대한 활용할 의지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가? 노동자와 농민, 그리고 일반 서민의 지지는 물론이고 오늘날의 진보정당으로서 문화인, 지식인, 교육자, 시민운동가들의 지지가 얼마나 막대한 의미를 갖는 것인지 알지 못하는 것인가?

이수호의 겸손하고 포용력 있는 이미지를 당의 자산으로 삼는 지혜를 왜 발휘하지 못할까? 민노당은 촛불정국 이후 대중들의 폭넓은 지지를 원외에서 만들어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 앞에 서 있지 않은가?

이수호의 혁신-재창당 안이 일각에서는 “우경화”라는 비판도 들린다. 그런 비판으로 대체 무얼 하겠다는 것인가?

집권은 누가 뭐래도 쪽수다. 엄연한 진실이다. 원칙은 지키며 대중적 유연성은 최대한 발동해서 집권을 위한 지지기반을 넓혀가야 한다. 대중의 지지기반을 넓혀 가면, 그것이 당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일이 되는가? 누가 몰가치하게 대중 추수적이 되자고 했는가? 우리가 지향하는 바를 대중들의 눈높이에서 하나하나 이루어가자고 했던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대중과 가까워지는 것이 우경화인가? 그건 우경화가 아니라 대중과 함께 하려는 것이다.

비판의 고뇌

이수호를 띄우기 위해 강기갑을 비난한다고 여기지 말았으면 한다. 각자의 역할을 나누어, “정치적 부담은 최소화하고 역량 발휘는 극대화할 수 있는 선택”을 거부하는 강기갑 의원에 대한 비판은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 이러한 자세를 가진 상태에서 강기갑 의원이 가지겠다는 당 지도력은 당의 역량 성장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로 말미암아 강기갑 의원은 가령 당대표가 되었다 해도 내부의 지속적인 비판에 봉착해서 괴로운 세월을 만나게 될 것이다. 공연한 기우가 아니다.

강기갑을 지금 누가 정면으로 감히 비판할 수 있는가? 그는 현재 국민적 스타가 되었다는 점에서 비판이 대단히 조심스러운, 거의 정치적 성역의 지점에 들어가 있는 형편일 정도다. 그렇지만 비판받아야 할 바는 받는 것이 그에게도 도움이 된다. 저의를 가진 정치적 공세가 아니다. 이 글을 써놓고 며칠 동안 그대로 두고 망설였다. 부디, 민노당 전체를 위한 고뇌의 육성으로 들어주었으면 한다.

답은 이렇다.

자,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답은 간단하다. <당대표 이수호+원내대표 강기갑> 만들면 된다. 1차 선거에서 1위를 한 강기갑 의원은 그걸로 이미 체면을 세웠다. 결선에서는 다른 결과를 가져오면 된다. 민노당의 당원들이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아니라면, 다른 대안도 있다. 사실 민노당의 장래를 걱정하는 지식인과 문화인 여럿이 강기갑 의원을 직접 찾아가 이런 생각을 전하고 사퇴결심을 받아낼 작정까지 했으나 그건 타율적 압박을 받는 방식이 된다는 점에서 계획을 거두었다.

이미 승자해봤으니, 결선에서는.........

그러면 어찌하면 되겠는가? 강기갑 의원은 이미 이번 선거에서 승자다. 그 승자가 물러나면서 이수호 후보를 당대표로 미는 것이다. 그러면 참으로 멋진 장면이 연출된다. 강기갑 의원의 정치적 권위와 위력은 이로써 당대표 이상의 것이 될 수 있다. 그 선택은 두고두고 강기갑 의원의 장치적 자산이 될 것이며, 민노당으로서도 명분과 실리 모두를 얻으면서 절묘한 선택으로 대중적 칭송을 받게 될 것이다.

대중들은 민노당의 장래에 대해 주목할 것이며, 민노당의 또 다른 지도력 이수호의 얼굴도 함께 보게 될 것이다. 민노당에는 기갑이도 있고 수호도 있구나 하고 말이다.

민노당이여, 진보신당은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가? 촛불정국에서 역동적인 활력을 가지고 자신을 대중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진보신당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는데 일정하게 성공하지 않았던가? <프레시안> 생중계를 했던 나를 사람들이 진보신당의 “칼러TV” 중계를 한 것으로 기억하는 이도 적지 않을 정도이니, 민노당의 현실이 어떤지 적나라하게 드러나지 않는가? 민노당은 “칼러TV”는 커녕 “흑백TV”도 없다.

새는 두 날개로 난다

거듭 말한다. 새는 두 날개로 난다. 민노당 역시 마찬가지다. 날아가는 방향은 집권이며 그 머리는 민노당, 몸통은 국민, 그리고 날개는 당대표와 원내대표, 원외와 원내다.

소수이나 강력하고, 결국 진보대연합의 거대한 집을 짓겠다면 이수호를 선택하라. 거대한 투망으로 진보적 대중정당이 되어 집권을 위한 쪽수를 하나씩 채워나가는 현실을 보게 될 것이다. 강기갑도 살리고, 이수호도 살리고, 또한 민노당도 살고 말이다.

민노당 당원들이여, 주저하지 마시라. 1차 투표에 나서지 않은 당원들도 결단해야 한다. 집권해야 마침내 꿈을 이룬다.

결선 마지막 투표 하루를 앞두고 있다. 큰 무대를 만들어 진보정치를 활보케 하라. 도처에서 민중들과 재사들이 모여들 것이다. 진보정치가 바라는 집권은 그렇게 시작된다.

Date : 2008-07-24 10:47:44    Read :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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