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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투쟁해서 반드시 승리할 것을 결의한다
[칼럼] 이홍우 동지의 정신을 훼손하는 그 무엇도 용서하지 않을 것
현대미포조선, 왜 용인기업 해고자들을 즉각 복직시키지 않는가
2003년 1월31일 현대미포조선이 사내하청업체인 용인기업을 일방적으로 폐업조치 시키면서 30인이 해고됐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2008년 7월 대법원은 “용인기업은 형식적으로 피고 회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의 독자성이나 사업경영의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채 현대미포조선의 일개 사업부서로서 기능하거나 노무대행기관의 역할을 수행했을 뿐”이라며, “현대미포조선이 직접 용인기업 30명을 채용한 것과 같은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판결하고, 부산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했다. 용인기업 해고자 문제는 수년에 걸쳐 학계나 실무계에서 논쟁이 되었던 사안이다. 대법원에서 심도있는 검토 끝에 내린 판결로서, 통상적으로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경우, 그 취지에 맞게 고등법원 판결이 내려진다.
그런데 오늘로서 이제 용인기업 해고자들에 대한 대법 판결이 나온지 벌써 5개월이 넘고 있다. 민주노총 법률원 권두섭 변호사의 주장에 따르면 부산고법에서 파기환송 심리가 시작되자 회사측은 이미 선임되어 있는 법무법인 두 곳에다가 추가로 법무법인을 선임했다고 한다. 이는 분명 대법 판결을 실질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겠음은 물론 시간 끌기를 해서 용인기업 해고자들의 복직을 최대한 늦추려는 의도로 판단된다.
하지만 해고자들에게는 복직이 하루라도 늦어지는 것은 그만큼 고통스럽다. 아니 이미 사람으로서는 겪기 힘든 고통을 겪어온 해고자들이다. 해고자들의 삶은 정신적 물질적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다. 2003년 이후 5년 동안 길거리에 내몰린 해고자들은 이미 이혼, 자녀 교육 중단, 가족의 암 투병 등 가정이 파탄날 정도이다.
이에 이미 울산노동지청, 노동부장관도 ‘선 복직, 후 실무 협의’를 회사 측에 권고한 바 있다. 용인기업 동지들은 대법 판결 후 복직투쟁에 나서는 관계로 최근까지 일당제로 꾸려왔던 생계활동마저 중단한 상태이다. 따라서 생계압박으로 하루하루 피를 말리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럼에도 당장 해고자 생활을 청산하고 복직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도 억울하게 해고당했기 때문이다.
이홍우 동지 투신의 본질, 용인기업 복직투쟁 연대활동을 사측이 탄압한 데 대한 항거
왜 이홍우 동지는 투신하게 되었는가! 그 본질은 미포조선 사측이 용인기업 해고자들의 복직투쟁에 연대활동한 현장활동가들을 탄압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홍우 동지의 투신은 사측의 부당한 탄압에 대한 항거였다.
현장활동가들의 연대 활동은 해고자들의 고통을 하루라도 더 줄이려는 활동이었다. 현대미포조선이 해고자들의 고통을 하루라도 더 늘리려는 데 맞서 현장활동가들은 용인기업 해고자들을 ‘즉각’ 원직복직시키라고 주장했다. 이는 사람으로서의 최소한의 도리였다.
그러자 미포조선은 연대활동을 한 현장활동가들에 대해서 사규 위반 통보서를, 1명에게는 정직1개월이라는 징계를 내렸다. 징계 사유는 허위사실을 유포했고, 미포조선의 명예를 훼손했으며 집시법을 위반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미포조선이 용인기업 해고자들을 대법 판결 이후 울산노동지청의 권고조차 무시하고 즉각 복직시키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누가 보아도 고법 재판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다. 게다가 그것을 조합원들에게 사내 중식선전전에서 즉각 원직복직시키라고 현장활동가들이 주장한 것은 인간으로서 양심의 소리일 뿐이었다.
이홍우 동지는 현장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감시와 통제를 받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홍우 동지는 그동안 회사 내에서 다쳤으면서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 외부 치료를 받으며 산재신청을 했는데 불승인 받은 걸로 알고 있다. 결국 이홍우 동지는 '다치면 치료받게 해 달라, 현장활동가 탄압 중단하라, 용인기업 노동자들의 조속한 복직 요구'를 외치며 투신하게 된 것이다
‘비정규직 해고자에 대한 정규직 활동가의 연대’
이홍우 동지의 그 정신을 훼손하는 그 무엇도 용서할 수 없다!
매일 저녁 미포조선소 정문 앞에서는 지역 동지들이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현장 동지들은 철야노숙투쟁을 전개하고 있고 현장에서는 매일 중식 선전전을 하고 있다.
하지만 미포조선 노조는 이홍우 동지 역시 조합원인데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아무런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 실제 미포조선 노조는 이홍우 동지 관련 대책을 논의하는 울산지역 민주노총 운영위원회 및 단위노조 대표자회의를 불참했다. 결국 민주노총 대책위에는 정작 미포조선 노조가 없다.
특히 미포조선 노조는 [함성소식]에서 “이홍우 동지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장 제조직 동지들이 용인기업 관련 사내중식선전전을 즉각 중단해주길 요구한다”고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이홍우 동지가 용인기업 해고자 복직 연대투쟁 과정에서 탄압을 받았고, 그 결과 투신하게 되었는데, 그 연대투쟁을 하지 말라는 것은 이홍우 동지의 투쟁 정신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이는 민주노조 사업장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미포조선 노조가 오히려 회사에 맞서 용인기업 해고자들의 복직을 요구하는 투쟁을 전개해야 하는 것이 민주노조로서 상식이다.
▴민주노총울산본부 주최 미포조선 정문앞 촛불집회 김석진 의장 투쟁발언
현장활동가들은 투쟁으로 이홍우 동지의 정신을 반드시 살리겠다
현장활동가들은 현재 현장대책위를 구성하여 투쟁하고있다. 현장대책위는 이홍우 동지의 정신을 이어받아 그것이 전 조합원의 분노로 표출될 수 있도록 투쟁할 것이다. 그리고 미포조선 노조가 투쟁하지 않고 심지어 이홍우 동지의 정신을 훼손한다면 이에 대해서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현장대책위는 첫째 이홍우 동지의 투신 당시 무리하게 진압하도록 한 책임자에 대해 처벌하고 미포조선 사측이 공개사과할 것을 요구한다. 둘째 현장활동가들에 대한 현장탄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무엇보다 정직, 사규위반 통보를 폐기할 것을 요구한다. 셋째 용인기업 해고자들을 하루라도 빨리 복직시킬 것을 요구한다.
현장대책위는 위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다. 그리고 그 투쟁에서 이홍우 동지의 정신을 훼손하는 그 무엇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전국의 동지들! 이 투쟁이 승리할 때까지 지켜봐주십시오!
어떠한 투쟁이든 투쟁 주체의 의지가 투쟁의 승리와 실패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 쉽지 않은 투쟁이지만 ‘질긴 놈이 승리한다’는 각오로 투쟁에 임할 것이다. 왜냐하면 어떠한 경우라도 이홍우 동지가 투신할 당시 내걸었던 요구들이 하나라도 부정되고 그 정신이 훼손된다면 첫째, 이는 이홍우 동지를 두 번 죽이는 것이요, 둘째, 현장대책위를 구성하고 있는 현장조직과 활동가들이 조합원들을 상대로 사기치고 기만하는 것이요, 셋째, 지원대책위와 대책위를 구성하고 있는 지역 동지들 및 민주노총 울산본부 동지들 역시 전국의 동지들 앞에서 민주노조운동의 원칙을 스스로 훼손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라도 그럴 경우, 민주노조운동은 뿌리째 무너져내리는 것임은 분명하다.
이홍우 동지의 정신을 이어받아 한달이든 1년이든 끝까지 투쟁하여 반드시 승리할 것을 지역 동지들, 전국의 동지들 앞에서 우리 현장활동가들부터 결의하는 바이다.
김석진(현대미포조선 현장투 의장, 이홍우동지 투신관련 현장조직대책위원회 공동대표) / 2008-12-10 오후 9:08:2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