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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추적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우산 쓰기도 그렇고, 안 쓰기도 그렇고 아주 어중간한 얼굴을 한 하늘을 가끔 바라보며, 우산을 폈다 접었다를 반복하며 선전전을 한다.
흐린 날씨에 홀로 우산을 든 선전전의 모습이 아침 출근을 하는 여러분에게는 그리 상쾌한 기분을 전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노숙농성 24일 아침 마다 보게 되는, 말없이 앉아 무언의 항의를 하는 작은 체구의 한 남자가 오늘은 왠지 외로워 보일수도 있었겠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런 저런 투쟁에 꾸준함이 이런 저런 시민들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이런 저런 우리의 이야기가 오고가면 우리 투쟁에 정당성은 알려질 것이고, 기나긴 투쟁에 결실은 민주 민중의 곡간에 쌓일 것이다.
어제는 군 용역 직영 사업소가 있는 군인공제회 공우 ENC 앞에서 서울 연대의 날을 맞아 집회를 가졌다. 경찰들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전경차를 대동한 방패 든 의경들이 어수선히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잔치를 앞 둔 아낙네들 같아 풋~ 하는 웃음이 나온다. 하여튼 그 분들 덕택에 규모 있는 집회를 열었다. 많은 동지들의 연대 발언으로 계룡대 시설관리 노동자들의 투쟁에 정당성을 알렸고, 투쟁하는 동지들에겐 동지가 또 하나의 희망임을 확인 하는 자리였다.
집회 후 공공운수노조와 노조 법률원 동지들 그리고 공공운수 서울 지역본부 동지들이 소중한 투쟁기금을 전달해 주셨다.
이젠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려나보다.
잠시 자리를 접고 임시 만들어 논 봉고차 짐칸 사무실에 앉아 한주동안 다녀간 동지들의 사랑을 생각하며, 미소를 띤다.
밤 새 지난 이야기로 추억을 떠 올리며 의지를 불태우고, 다음 계획을 세우는데 소중한 교훈을 해주신 김동중 처장님, 장영대 국장님, 김성학 국장님, 김명수 수자원 지회장님, 키스티 보민아빠 부분회장님.
밥 굶지 말고, 건강해야 된다 하시며, 투쟁기금을 전달해주시고 언제나 함께 하시겠다는 민주노총 총연맹에 정의헌 부위원장님과 권택흥 조직 국장님.
바로 어제 집회 이후 공우ENC 사무실로 치고 올라가 계룡대투쟁은 이제 공공운수 13만 조합원의 투쟁임을 선포하고, 사용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공공운수노조에 김경화 조직실장님.
세심한 것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모든 기록과 선전을 담당해 주시는 이미경 선전 국장님.
투쟁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취재를 위해 달려와 주신 작은 책에 정인열 기자님.
해고자 투쟁은 해고자들이 앞장선다 하시며 힘주어 연대해주신 철도 해복투 김상노 위원장님과 이영덕 공해투 위원장님,
밤샘 회의를 마치시고 먼 곳까지 다시 찾아와 먹고 싶다던 보리밥을 사주시고, 끝내 고기를 못 먹여 아쉬워는 김창근 위원장님.
투쟁에 기본은 맑은 정신과 튼튼한 육체다 하시며, 먹을 것을 한 아름 안고오신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님.
항상 출퇴근길에 버스에서 일인시위 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아파 했다던, 그래서 푹신한 방석과 조립식 탁자를 사 오신 강남촛불에 회원님.
멀리 떨어져 있어 마음같이 올수 없지만 항상 함께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시는 지역에 동지들과 계룡대지회 조합원동지들 그리고 내 가족들.
사랑으로 이 밤 함께함에 감사한다.
즐겁고 행복한 추석 보내시길 소원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