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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합리적 소모적 논쟁으로부터 벗어나는 지혜를 발휘하자!
- 민주노총 정치방침 토론에 부쳐 -
2012년 정기대의원대회를 앞두고 민주노총 정치방침을 둘러싼 토론과 논쟁이 한창이다. 민주노총은 중집과 중앙위를 거쳐 현장 토론방침을 내렸다. 충분히 토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비합리적 소모적 논쟁은 가급적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한쪽에서는 3자 통합당에 대하여 민주노동당이 함께 해서 만들어진 당이니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방침을 승계하도록 하자고 한다. 다른 한 쪽에서는 자유주의 정당인 국참당이 함께 했으니 3자 통합당이 진보정당이 아님을 분명히 하자고 한다.
이런 논쟁은 비합리적이고 소모적인 논쟁으로 흐를 우려가 높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볼 필요가 있다. 3자 통합당은 민주노동당도 아니고 국참당도 아니다. 그렇지 않은가? 3자 통합당은 새로운 당이다.
물론 전술적 통합이든 전략적 통합이든 3자 통합당은 통합 이전까지의 경험과 판단을 기준으로 볼 때 민주노동당의 우클릭과 국참당의 좌클릭으로 만들어진 당이기 때문에 이런 저런 의견과 판단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3자 통합당의 미래에 대하여 과거의 연장선에서 선입견을 가질 필요가 있을까? 또 그렇게 서둘러 판단하여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 민주노총에게 도움이 될까?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오는 대의원대회에서 무리하게 이 쪽 저 쪽으로 정치방침을 결정하려고 하는 것은 대의원대회 회순상 정치방침에 앞서 힘차게 결의하게 될 총파업 등 2012년 사업계획을 결의만큼 힘을 모아내는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모두가 공감하고 있듯이 올 해 민주노총이 제대로 단결하여 투쟁하지 못한다면 민주노총의 조직적 구심력은 급격하게 이완될 위험성이 있다. 자칫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될 우려가 있다.
대대까지 그리고 대대에서 진지하게 토론할 필요는 있다. 그것은 ‘배타적 지지방침을 통합진보당으로 승계하자 말자’나 ‘통합진보당이 진보정당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민주노동당을 통한 노동자정치세력화의 실패 원인이 어디에 있었는지, 그것을 극복할 방안은 무엇인지, 1기 노동자정치세력화의 한계를 넘어 제2노동자정치세력화를 어디로부터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서 토론하는 것이 필요하고 중요하다.
물론 무리 없이 처리될 수 있는 조정안을 사전에 또는 대의원대회에서 만들 수 있다면 다행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각자 방점을 달리하는 토론을 계속하는 것은 답도 없을 뿐만 아니라 소모적이다. 지혜를 모아내는 시간을 좀 더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중집 수련회와 회의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대대까지 모아지기 어려우면 선거방침과 정치방침을 분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총선은 선거방침으로 정치방침은 계속 토론으로!
물론 일각에서 제기하듯이 정치방침과 선거방침 분리가 가능하냐 그렇게 하는 것이 맞냐 하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입장을 갖고 있는 동지들에게 묻고 싶다. 이것이 의견그룹의 이름으로 내부 분열과 갈등으로 대외적 계급정치력을 소진해온 민주노총이 처한 현실이 아닌가? 그리고 이번 총선에 한해서 정책연합을 선거방침으로 정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일까?
또 일각에서는 진보(?) 3당(사회당, 진보신당, 통합진보당)을 총선에서 정책연합+배타적 지지로 열어놓는 것은 최악의 경우라고 한다. 이 동지들에게 묻고 싶다. 배타적 지지를 3자 통합당은 빼고 진보신당과 사회당만 열면 그것이 민주노총의 가능한 또는 올바른 선거방침이 될까? 정책연합의 대상을 민주당과 한나라당에 까지 여는 것이 필요한가 또는 가능한가? 민주노총이 선거방침 없이 4월 총선을 치르는 것이 가능한가 또는 옳은가? 또 묻겠다.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위한 전략적 거점정당(배타적 지지방침)으로서 실패해온 민주노동당 10년에 대해 평가와 성찰도 없이, 민주노총이 완전히 배제된 채 상층 지분협상으로 이루어진 통합에 대한 책임도 묻지 않고 결정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설사 어느 한 쪽으로든 그렇게 결정된다고 해서 나머지 조합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정치방침이 되겠는가? 대대가 온전하겠는가? 조직이 온전하겠는가? 무엇보다 총파업을 중심으로 하는 2012년 투쟁이 제대로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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