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연섭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장
타임오프가 시행된지 지난 8일로 100일이 지났지만 대전과 충남 곳곳에서 여전히 불협화음이 전개되고 있다.
노사가 자율적으로 맺은 단체협약(단협)에 정부가 타임오프 잣대를 들이대고 단체협약을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연섭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장은 “타임오프가 시행된지 100일이 지났지만 정부가 원하는대로 성과를 얻었는지 정부에 한 번 물어보고 싶다”며 “노사가 자율적으로 합의한 단체협약서가 서명 잉크도 마르기전에 휴지조각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엄 본부장은 “정부가 멋대로 작성한 타임오프 매뉴얼을 잣대 삼아 불법을 운운하며 노사가 합의한 단체협약을 지방노동위원회에 뜯어고치라고 명령하고 있다”며 “자율적 노사합의를 부정하는 정부야 말로 불법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7월말부터 충남을 비롯해 경북과 충북 등 일부지역 노동청이 관할 지역 사업장에 단체협약 시정 촉구 공문을 잇따라 발송했다.
이에 따라 대전지역 사업장 2곳과 충남지역 사업장 7곳이 단체협약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다.
엄 본부장은 “정부가 단협을 시정하지 않을 경우 사용자들을 검찰에 송치한다는 등의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노사관계를 안정화시켜야 할 노동부가 오히려 사용자들을 압박해 노사합의를 깨도록 부추기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국정감사에서 전국 노동위원회의 부당노동행위 인정률은 고작 3.2%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정부는 진짜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노사가 자율적으로 각고의 노력을 통해 힘들게 합의한 단체협약과 노사평화를 뒤흔들어 다시 분란을 조장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엄 본부장은 이 같은 정부의 억지스러운 행태가 다소 민주노총을 겨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정부가 시정명령을 통해 노조 사무실 유지를 위한 전기와 수도, 전화요금지원 등의 합의가 부당노동행위로 간주된다며 트집을 잡고 있지만 한국노총에는 단체협약 또는 노사합의에 따라 노조활동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질의회신을 한 적이 있다”며 “이 같은 행위는 그야말로 민주노총 소속 노조들을 주된 탄압의 대상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엄 본부장은 “정부가 타임오프 시행으로 노사간 대립구도를 키워 이를 노조탄압의 구실로 만들려는 꼼수를 당장이라도 버려야 한다”며 “시간이 지나면 결국 정부 스스로 타임오프가 잘못된 정책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