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택시 사업자단체에 금품 받아…도덕성 비난일 듯
[쿠키 사회]○…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된 강승규(48)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택시사업자 단체 등에 전화를 먼저 걸어 돈을 요구한 사실이 9일 드러나 노동단체 지도부의 도덕성이 또다시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이번 기회에 양대 노동계 지도부의 전면개편 등 일대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강씨는 발부된 구속영장에따르면 전국민주택시노조연맹 위원장 시절이던 2001년 8월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박모(58?구속)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민주노총 차기 위원장에 출마하려면 조직 관리 차원에서 단합회를 열어야 하니 경비를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박씨는 강씨로부터 '택시요금 부가세 감면'과 관련한 청탁과 함께 2500만원을 송금 받은 것을 시작으로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으로 선임된 이후인 지난달까지 모두 6차례 5100만원의 '검은 돈'을 받아챙겼다.
지난해 4월에는 서울택시조합 이모(58) 이사장을 만나 1000만원을 받는가하면 같은해 10월에는 이씨에게 전화를 걸어 먼저 2000만원을 요구해 송금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단체 자금이 강씨의 사금고였던 셈이다. 이에 강씨는 8일 영장실질심사에서 "돈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일부 후원금 외에는 연합회 회장 등으로부터 빌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처럼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의 오른팔이자 2인자로서 활동해 온 민주노총 최상층 지도부 중 한명이라는 점에서 충격의 여파는 노동계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특히 이남순 한국노총 전 위원장의 국가보조금 유용사건에 이어 현대·기아자동차 노조의 채용비리 사건 등에 이어 또다시 강씨 사건이 터져나오면서 노동계 상층부 대부분이 '검은 돈'거래에 관여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계 상층부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사회진보연대 박하순 운영위원장은 "노조 지도부의 지도력 부재로 노동운동이 쇠퇴하고 사용자 단체 등의 매수시도가 잦아지면서 개인비리가 불거져나오고 있다"면서 "노조 지도부에 대한 감시와 조직내 민주주의가 활성화돼 조직 시스템에 의해 비리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 걸러지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한국노동교육원 박태주 교수는 "강씨의 횡령사실을 민주노총 지도부가 묵인했거나 동조했다면 지도부 사퇴는 불가피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에 민주노총 이수봉 대변인은 "강씨가 횡령한 돈이 지도부에 들어간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지만 그런 사실이 확인된다면 지도부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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