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비리 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
-민주노총을 다시 세우기 위한 아래로부터의 혁신운동을 제안하며-
우리 민주노총 전직 임원들은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강승규의 비리는 노동자
대표조직으로서의 민주노총의 위상과 도덕성을 땅에 떨어뜨리고 헌신과 투쟁으로
민주노총을 건설해온 조합원들의 자부심과 신뢰를 무너뜨린 심각한 사안으로서
함께 일 해왔던 현 집행부의 사퇴와 진상규명이 그나마 무너진 위상과 신뢰를
회복하는 첫 출발점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또한 우리들은 이번 사태는 강승규 개인의 비리가 아니고 노동운동의 성장과 함께
뒤따르는 노동관료의 권력화와 이에 기초한 비리, 부패구조, 실리주의, 관료주의가
노동운동 내에 구조화되고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민주노조 운동의 비리와 관료주의의 싹을 잘라내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더 나아가 이번 사태가 그러한 노동관료의 권력화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종파주의적 노동운동 그리고 그러한 종파주의에 의해 진정한 단결과 성찰이
가로막힌 노동운동의 구조적 문제가 오히려 확대 강화될 가능성을 동시에
우려하면서 이번 기회가 종파주의적 노동운동의 반성과 자기 성찰적인 계기가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우리는 또한 자칫 현재의 사태가 하반기 비정규직 철폐와 노동3권 쟁취 투쟁이
실종되고 선거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 또한 심각하게 우려하며 민주노총을
책임지는 모든 단위와 활동가들은 하반기 당면 투쟁과 민주노총의 혁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를 호소합니다.
비리 관료주의의 청산, 종파패권주의의 척결, 민주노총의 혁신은 단순히
민주노총의 집행부를 바꾸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현장의
조합원과 노동자들이 나서 하반기 당면 투쟁에 적극 결합하는 한편 민주노총을
노동해방과 전태일 정신으로 처음부터 다시 세우기 위한 아래로부터의 혁신운동을
전개할 때 진정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민주노총을 전체 노동자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민주노총 위원장 직선제를 포함하여 일대 혁신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 민주노총의 전직 임원들은 최근의 비리 사태에 대해 진정으로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 없으며 민주노총의 조합원과 이 땅의 노동자들에게 부끄럽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현장 노동자들의 아래로부터의 혁신 운동이 민주노총을 다시
노동자의 희망으로 세울 것임을 믿으면서 감히 우리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힙니다.
1. 이수호 집행부는 강승규 수석 부위원장 비리 사건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고
민주노조 운동의 반성과 재출발의 계기로 삼아야한다.
2. 더 나아가 철저한 진상조사와 공개, 징계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을 촉구한다.
이 특별위원회는 기존의 비리 사건까지 포함하여 활동해야 한다.
3. 한편, 현재의 국면이 마치 현 집행부는 문제가 있고 나머지는 문제가 없다는
논리, 집행부를 바꾸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논리에 반대한다. 현재의 국면은
민주노조 운동을 책임져왔던 모든 간부와 활동가들의 책임이며 뼈를 깎는
반성으로부터 출발해야한다.
4. 또한 현재의 상황을 정파간의 대결 국면으로 몰아가며 민주노조 운동이 갖고
있는 문제의 본질이 흐려지고 정파간의 패권을 위한 선거 국면으로 왜곡
전환하려는 일체의 경향에 대해 반대한다.
5.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민주노조 운동을 혁신하고 민주노총을 처음부터 다시
살려내기 위한 대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비리와 관료주의를 척결하고
노동해방의 정신, 전태일 정신을 살려내는 한편 동시에 분파 패권주의를 극복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6. 이와 함께 하반기 전개될 비정규직 투쟁과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 투쟁에 적극 결합하여 투쟁을 사수하고 확대하는 일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한다.
7. 이와 관련하여 즉각 비대위를 구성하되 선거를 위한 비대위가 아니라 투쟁과
혁신을 위한 비대위가 되어야 한다. 이 비대위는 당면 투쟁을 책임질 수 있는
구조로 구성하며 민주노총을 노동자들에게 돌려주는 혁신 방안을 종합적으로
마련하는 것을 그 임무로 삼아야 한다.
8.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민주노총 위원장 직선제를 포함하여 아래로부터의
민주노총 혁신운동이 절실하며 전국의 활동가, 노동자 대중들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한다.
2005. 10. 18
민주노총 전직(1, 2, 3대) 임원
고 영주, 김 예준, 김 형탁, 박 문진, 유 덕상, 이 갑용, 이 재웅, 이 향원, 허
영구, 홍 준표 이상 10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