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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제2기 임원선거를 보면서 참, 답답함을 느낀다. 민주노조운동을 지향하는 사람들의 선의의 경쟁이라기보다는 마치 야바위꾼들의 놀음판 같다. 염불보다는 잿밥에 눈이 먼 사람들 같다.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제2기 임원선거가 처음에는 단독후보로 나온 후보자들이 몇 몇 사업장에서의 투표보이콧을 이유로 선거가 진행되는 가운데 후보를 사퇴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그 후 사퇴했던 후보들이 사람을 바꾸어 경선에 임했고, 선거결과 상대후보들은 몇 몇 사업장의 부정투표를 이유로 이의를 제기했고 결국 민주노총 중앙의 결정에 따라 재선거를 치르게 되었다. 세 번째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근소한 표차로 패배를 한 후보 측에서 또 다시 부정선거 운운하면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진실이 무엇인지는 선관위의 몫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도대체 어떻게 선거업무를 관장했기에 계속적으로 부정선거에 대한 시비에 휘말리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선거업무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없는 직선제의 문제점을 모르지는 않았을 테고, 부정선거에 대한 우려를 가졌다면 투표참관인을 동원하여서라도 공정한 감시체제를 가동했어야하지 않았을까. 이제는 결과에 승복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이것은 승자에게도, 패자에게도 필요하다. 그렇다고 진실을 묻으라는 말은 아니다. 선거에 있어서는 선관위가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 문제에 대하여 선관위가 이의제기에 대하여 명쾌하게 밝혀야 하고, 후보들은 여기에 대하여 승복하여야 한다. 더 이상 대전지역의 노동운동판을 아사리판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그것은 운동이 아니라 감투에 눈 먼 사람들의 밥그릇 싸움이요, 좁은 지역에서의 정파간의 헤게모니 싸움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설령, 백보를 양보하여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하자. 운동이 어디 하루아침에 끝내고 마는 것이던가. 묵묵히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일들을 열심히 하면 된다. 그것이 임원이라는 감투가 있어야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백의종군해라. 그러면, 조합원들도 판단할 것이다. 진실은, 부끄러운 당선보다는 떳떳한 패배를 인정하는 자의 손을 들어주기 마련이다. 우리는 적이 아니라 동지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더 이상 대전지역 노동운동의 역사를 더럽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 이상 지역의 운동이 분열되지 않기를 바란다. 선거의 후유증을 쉽사리 떨쳐버리지는 못 할 것이지만, 진정한 운동가라면, 참다운 활동가라면 멀리 바라볼 줄도 알아야 한다. 감정의 침전물들일랑, 쓴 소주잔에 담아 삼켜버리자. 묵은 감정의 찌꺼기들을 동지라는 단어에 묻어 버리자. 이제는 소모적인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산적한 지역의 현실을 함께 보듬고 투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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