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노조를 민주노총화 할 것인가, 민주노총을 KT노조화 할 것인가.
- KT노조 사태에 대한 전진의 입장 -
○ 지난 3월23일, KT노조는 대의원대회를 열어 유덕상, 이해관 등 두명의 해고조합원을 제명했다. 그 배경은 ‘KT노조 선거에서 자본측 개입으로 당선된 현집행부와의 갈등, 민주노총 4기보궐선거 과정에서의 KT노조 징계논란’ 이다. 이에 유덕상 조합원은 민주노총 앞에 천막을 치고 단식농성을 전개하고 있다.
○ KT노조 현집행부는 이미 자주성과 민주성을 상실했다. 그들은 자본측 대리인으로서, 노동자를 관리하고 통제하는 일본형 관리노조의 특징을 보여준다. 자본측은 특정세력에 표를 몰아주고, 그 힘으로 당선된 집행부는 구조조정과 현장통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여 결과적으로 자본측의 이해를 대변한다. 따라서 우리는 제명사태의 원상회복을 KT노조 현집행부에게 요구하거나 주장하지 않는다.
○ 이 사태는 철저히 ‘민주노총 운동성’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즉, 자주성과 민주성이라는 민주노총의 근간을 지켜갈 것인가 버릴 것인가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 KT사태는 파업파괴, 반노동자적 행동, 성폭력, 비리 따위가 아닌, 내부 노선갈등으로 조합원을 제명하는 민주노조운동사의 첫 사례다. 또한 이 사태는 자본과 노조의 유착에 반대하고, 자주성과 민주성을 지켜내려 노력한 조합원들에 대한 제명이라는 측면에서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도전이다. 나아가 더 심각한 것은 이 사태의 본질에 있다. 제명사태의 이면에는 ‘민주노총을 KT노조화 하려는 정부와 자본, 그리고 그에 이용당하는 어용세력의 공격’ 이라는 본질이 숨어 있다. 이 사태는 민주노총을 민주노총답게 지탱해준 자주성과 민주성이라는 민주노총 운동성에 대한 중대한 도발이다.
○ 민주노총은 KT사태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KT사태를 이런저런 사정으로 묵인하거나,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굴복한다면, 민주노총은 더 이상 민주노총일 수 없다. 그것은 자본측 대리인으로 전락한 KT노조를 민주노총의 운동성으로 거듭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민주노총을 KT노조화 할 것이다. 그러면 KT사태가 이곳저곳으로 확산되고, 결국 민주노총이 한국노총과 같은 처지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그것은 노동자계급에 대한 배신이다.
○ 민주노총 운동성의 사수를 위해, 민주노총의 단호한 대응을 촉구한다.
2006년 4월 7일
평등사회로 전진하는 활동가연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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