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의 핵실험을 강력히 반대한다.
1. 결국 북이 핵실험 단행을 발표했다. <전진>은 그 원인과 이유가 어디에 있든 북의 핵실험에 동의하지 않으며, 단호히 반대한다.
2. 사태의 1차 책임은 미 부시정권에게 있다. 북은 경제난을 해소하고 체제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희망했고 부단히 노력했다. 핵 카드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한반도 분단과 긴장상태의 존속을 바라는 부시정권은 이를 철저하게 무시했다. 6자회담을 끌며 직접대화를 거부했고, 위조달러를 빌미로 해외계좌 동결조치를 단행했다. 이것이 핵실험의 1차 배경이다. 세계는 이러한 미국을 강력히 규탄해야 하고, 핵실험 사태를 평화롭게 해결하라고 요구하며 투쟁해야 한다.
3. 북은 “핵시험이 조선반도와 주변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데 이바지할 것” 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정세는 반대의 길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 북의 핵실험은 MD를 추구하는 미국 우파, 평화헌법의 개정과 군국주의화를 추진하는 일본 우파, 그리고 한반도의 적당한 긴장상태를 희망하는 남한 극우파들에게 날개만 달아준 꼴이 되었다. 동북아시아의 군비경쟁에 속도가 붙고, 미국 핵무기가 다시 남한에 들어올 것이며, 나아가 일본, 남한, 대만의 핵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것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정세의 긴장상태가 더욱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남한과 동북아시아 진보진영의 약화를 초래할 뿐이다.
4. 북은 핵무기가 체제안전을 보장한다고 판단한다. 잘못된 판단이다. 만약 현재의 북 체제가 위험에 처한다면, 그것은 외부 충격이 아니라 내부 요인일 것이다. 실제 미국과 남한의 자본은 북의 급격한 붕괴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이는 미국과 남한의 자본마저 파괴하거나 혼란을 부르기 때문이다. 그것은 무력제재를 반대하는 한나라당 입장에서 확인된다. 또한 부시정권도 중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북을 공격할 수 없다. 다만 그들이 원하는 것은 한반도 긴장상태의 유지와 존속일 따름이다. 그것을 무기로 자본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사회를 보수화하려는 것이다. 북의 핵실험은 오직 그것만을 충족시킬 따름이다. 북이 진정으로 체제안전을 담보하려면 좀 더 진전된 개혁과 개방으로 경제난을 해소하고, 나아가 외부의 그 어떤 충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체제를 민주화해야 한다. 남한과의 교류협력을 더 확대해야 한다. 국가사회주의 오류를 극복하고 민주적 사회주의로 전환하는 것, 그것이 바로 북 체제의 유일한 안전판이다.
5. 한반도의 조속한 평화체제 구축 및 통일은 핵실험 이전보다 더 멀어졌다. 북이 희망하는 미국과의 관계개선도 더 어려워졌다. 그야말로 한반도 문제는 길고 지루한 동굴에 들어섰다. 그것은 한발 두발 앞으로 발을 내딛을수록 더욱 어둡고 짜증나는 동굴이다. 더 들어가지 말고 되돌아 나와야 한다. 북은 추가 핵실험을 포함한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고 폐기해야 한다.
6. 어떠한 방식이든 경제제재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UN을 통한 제재든, 미국과 일본만의 제재든, 또는 남한 정부에 의한 제재든, 이 상황에서 그 어떠한 경제제재도 동의할 수 없다. 그것은 미 제국주의자들의 의도를 관철시키는 수단이며, 한반도의 긴장을 더욱 강화시켜 평화와 통일에 도움 되지 않는다. 또한 그 제재의 고통은 고스란히 북 인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세계의 진보진영은 북핵을 반대하는 성명 이상의 그 어떠한 제재에도 동의해서는 안 된다. 쌀과 시멘트, 비료 등 중단된 인도적 지원을 즉각 재개하도록 정부에 촉구해야 한다.
7. 남한 진보진영의 대표정당으로서 민주노동당의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 북의 핵실험은 민주노동당의 한반도 비핵화 당론과 남한 진보진영의 평화염원을 무시한 것이다. 이에 대한 강한 항의차원에서 민주노동당은 10월말로 예정된 조선사회민주당의 초청을 일시적으로 유보해야 한다. 이것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투쟁하는 민주노동당의 최소한의 자기표현이기도 하다.
8. 민주노동당과 진보진영은 신속하게 결의에 찬 대중행동을 기획하고 조직해야 한다. “북핵 반대, 미국 규탄, 한반도 비핵지대화, 한반도 평화군축, 대북제재 반대 등”을 내걸고, 정치사회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중행동을 다양하게 기획해야 한다. 남한의 평화세력을 모으고, 세계의 진보인사를 초청해서 한반도 평화포럼을 열어야 한다. 평화콘서트나 평화행진 등을 만들어야 한다. 북에 대한 인도적 지원의 재개를 촉구하는 행사를 조직해야 한다. (끝)
2006년 10월 12일
평등사회로 전진하는 활동가연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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