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중편지>기호 8번 허영구 부위원장 후보
"투기자본과 자본언론에 반격할 것"
* 매일노동뉴스에서 부위원장 후보로 출마한 허영구 후보를 취재해서 올린 글입니다.
민주노총 조합원 및 대의원 여러분!그리고 민주노총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 모든 분들께 옥중에서나마 부위원장에 다시 출마하게 되었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해 채 1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부위원장으로 일하면서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여러분들이 다시 지지해 주신다면 최선을 다할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주위에서는 87년 체제의 퇴장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97년 체제(IMF 외환위기로 대표되는)에 대한 준비와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10년이란 시간을 보냈고 노동운동이 바닥까지 밀리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금년 2007년은 ’87년 체제의 퇴장보다는 97년 체제의 고도화와 가속화가 실현되는 첫해라 할 수 있습니다.
작년 한해 민주노총 4기 보궐 집행부 짧은 기간으로 보나 지도집행력으로 보나 매우 어려운 조건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민주노총에 부여된 과제는 너무나 과중한 것들이었습니다. 3년 만에 처리된 비정규직 개악법, 노무현 정권 4년 만에 통과된 노사관계로드맵이라는 이름의 노동법 전면개악, 한미 FTA 추진 등에 맞서 투쟁해야 했습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결코 막아냈거나 승리를 얘기할 수 없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우리가 힘이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힘을 제대로 조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단지 작년 한 해 만의 문제가 아니라, 96-97 노개투총파업 이래 변화하는 정세에 과학적이고 실천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전략·전술의 부재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97년 체제는 지난시기 우리가 경험해 온 전통적 산업자본주의가 아니라 신자유(본)주의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다국적기업과 초국적 자본의 금융(투기)자본주의인 것입니다. WTO, FTA로 대표되는 자본의 전 지구적 신질서는 제국주의화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이제 국가 기구는 자본의 하위기구로 전락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국차원의 노동운동을 뛰어넘는 새로운 국제연대가 모색되어야할 것 입니다. 최근 영·미·독일 3국의 철강, 금속 노조들이 다국적 기업에 맞서 하나의 노조를 건설하려는 시도는 매우 시의적절해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자본 국내투자(투기) 중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미국, 일본 자본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3국 노조의 연대를 구체적으로 모색할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노동운동은 자본운동에 대응하는 운동입니다. 운동은 과학적이어야 합니다. 정세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자본의 공세가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노동현장의 문제를 토대로 구체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하나라도 제대로 물고 늘어지면 고구마줄기처럼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과 착취구조, 하부기구인 국가권력의 유착과 부패, 자본언론의 왜곡된 지배이데올로기가 한꺼번에 뒤엉켜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정책에 기준하여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선전 역시 정책적 뒷받침 하에서 시행되어야 하고 동시에 교육적 효과를 드높일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노동운동의 힘의 열세에 빠져있는 지금 자본언론의 왜곡과 노동에 대한 무차별적 공격을 통한 노동운동 고립화 그리고 분할지배구도를 타파하기 위해 자본언론에 대한 구체적이며 실천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저는 지난 한 해 자본언론에 대한 분석에 매달려 왔습니다. 이를 기초로 금년에는 구체적인 사업을 펼쳐나가야 할 것입니다. 자본언론에 대한 전면적인 반격이 필요합니다. 다시 한 번 5기 7대 집행부에서 부위원장으로 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책, 교육, 선전, 언론 사업에 힘을 보탤 것입니다.
노동운동의 새로운 20년을 87년의 열정으로 열어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07. 1.11 영등포 구치소에서 허영구 드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