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의 동지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 근로자종합복지회관(이하 복지관)에서 2002년부터 근무하고 있는 엄숙희입니다. 저는 지난 5월 초에 복지관에서 발생한 부당노동행위 등에 관해 관장(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장)을 피신청인으로 하여 지노위에 구제신청을 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진실이 왜곡되어 알려지고 직위해제 등 노동탄압이 이어지고 있어 이렇게 호소문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간 복지관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고, 새로운 임원들과도 적극 협조하며 원활한 소통을 통한 운영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런데, 2012년 6월 저에 대한 남성 직원들의 폭행사건이 발생한 이후 관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일부 임원의 노동탄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폭행 당사자를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가 하면, 노동조합 탈퇴 압력을 가해 왔습니다. 이로 인해 저는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로 소속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관장의 부당한 행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정상적인 복지관 운영위의 결정을 통해 이루어진 사무국장 승진과정에 대해서도 의심을 하고 그간 시간외수당을 부당하게 수령해 왔다는 주장까지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관장의 이러한 언사에 대해 그간의 근무일지 등 근거자료 제시와 전임 관장과 전임 사무국장이 절차에 문제가 없었음을 확인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언사는 중단되지 않았고 오히려 조금이라도 관장의 의중에 거슬리는 의견을 제시하면 징계 운운하며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습니다.
부당한 처사는 이후로도 이어져 복지관 운영관련 모든 제반 서류를 관장의 지시로 2013년 3월 말에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 사무처장에게 이미 모두 인계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채용된 총괄실장에게 업무인계를 해 주지 않아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고 업무지시를 불이행하고 있다는 억지 주장을 담은 내용의 공문을 시행하는 등 탄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장의 이러한 부당한 인사발령으로 지난 11년여를 전문가로서 자격을 갖추고 복지관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해온 본인을 강등하고 관련 경력이나 전문적인 역량을 갖추지 못한 인사를 어느 날 갑자기 총괄책임자로 발령한 것은 업무의 전문성과 연속성을 해치는 행위임과 동시에 저를 징계 발령한 것에 다름 아닙니다. 그리고 교섭 과정에서도 창구단일화를 위한 과정을 생략하고 일방과 교섭을 진행함으로써 민주노총 사무금용노조에 소속된 저를 포함한 2명의 조합원을 배제시켰고 그 결과, 저는 동일 연도 교섭에서 두 번이나 임금을 삭감당해야 했습니다.
복지관이 일반 기업과 달리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이 아니며 운영주체도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민주노총이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조직의 체계를 변경하고자 할 때 전체 직원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일방적으로 위인설관(爲人設官)식으로 조직체계를 변경하고 저를 하위직으로 강등한 것은 민주노총의 정신에도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저는 1999년 제일신협에서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로 인해 해고된 후 회계 관련경력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지역본부의 제안을 받아 2002년 6월부터 복지관에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조건에서도 지역사회와 노동자들에 대한 복지서비스 제공의 향상을 위해 노력하여 2012년 4월에는 대전시로부터 최우수 위탁운영기관 표창을 받았고, 그 표창패는 지금도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장실에 놓여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복지관 직원 모두가 서로 도와가며 열심히 노력한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그 기간 동안 의견충돌 과정에서 부지불식간(不知不識間)에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입힌 사실이 있다면 죄송하며, 반대로 저 또한 비례하여 상처를 받았음을 헤아려 주시길 바랍니다.
2002년 입사 이후 명절과 하계에 주어지는 휴가와 출산휴가 90일을 제외하고 연가나 육아휴가도 제대로 쓰지 못하면서 성실히 근무를 해 왔습니다. 또한 복지관에 근무하기 전부터 주경야독(晝耕夜讀)으로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며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고 이후 우리 복지관이 운영하는 여성근로자임대아파트 입주자들의 만족도와 운영개선 방안을 주제로 석사학위도 취득할 만큼 저의 직장인 복지관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2005년에는 제가 제안하여 노동조합이 결성되었지만 단 한 번도 교섭위원으로 참가하지 못한 채 매년 교섭결과에 순응해야 했고, 관장이 바뀐 이후에는 살림을 맡고 있는 사무국장임에도 불구하고 복지관 운영위원회에 참관조차 거부당한 채로 지내야 했습니다.
저는 일부의 주장과 같이 단순히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구제신청을 한 것이 아니고 이상과 같이 잘못된 처사를 바로 잡고자 할 뿐입니다. 그리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동시에 다른 직원들보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부당하고 차별적인 대우를 받는 이들이 노동현장에 너무도 많이 있습니다. 제가 이들을 다 대변하지는 못해도 적어도 민주노총이 운영하는 기관에서는 그러한 일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지금 닥쳐온 현실은 그간의 노력이 모래 위에 성을 쌓은 것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과거에 다른 회사 근무 시절 악덕사업주로부터 당했던 악몽이 다시 떠올라 더 힘들게 합니다. 무엇보다 왜곡된 진실이 밝혀지고 조직이 정상으로 돌아가 다른 직원들과 함께 편안한 마음으로 다시 열심히 일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뿐입니다. 하기에, 이렇게 여러분의 관심과 도움을 요청합니다.
2013년 6월 25일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 근로자종합복지회관 전 사무국장 엄숙희 드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