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추모의 마음을 정권 퇴진 투쟁으로 승화시키자!
2009년은 두 전진 대통령이 연이어 서거한 유례없는 해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현 정부의 정치보복이 시발점이 되어 두 전직 대통령이 연이어 서거함으로써 국민들은 커다란 충격과 상실감을 느끼고 있으며 마음 속 깊이 우러나오는 추모를 하고 있다. 국민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는 것은 두 전직 대통령들이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화해, 협력을 추구했으며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애써왔기 때문이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삶은 현 정부의 연이은 실정과 극명하게 대비되면서 국민들 속에 허탈감과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민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후 생전에 여러 강연을 통해 남긴 말들을 어록으로 만들어 널리 퍼뜨리고 있다. 또한 생애 마지막 시기에 남긴 일기장 내용도 공개되어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일기장과 어록의 내용을 통해 국민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소에 어떤 고민을 해왔는지, 또 과거 어떤 성과들을 남겼는지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대 업적은 바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이다. 분단의 역사를 통일의 역사로 다시 쓴 6.15 공동선언의 주역 가운데 한 분이자 남측에서는 6.15의 상징이 되는 인물이 바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6.15 공동선언은 남북관계를 근본부터 뒤바꿔놓았으며 통일을 향해 달려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조국통일의 이정표로 길이 남을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국 민주화운동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를 거쳐 김영삼 문민독재 시절까지, 독재정권에 맞서 온갖 시련을 겪고 사선을 넘나들던 민주화운동의 선구자가 바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집권 시기에 대해 여러 평가들은 있지만 과거사 청산을 통해 독재의 잔재를 제거하려는 노력만큼은 누구나 높이 사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생애 마지막 시기에 자신의 혼을 바쳐 반이명박 투쟁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민주대연합의 정신을 특히 강조하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당은 어떤 일이 있어도 민주노동당과 적극적으로 힘을 모아 나가야 한다>는 사실상의 유언을 남겼으며 그 전에도 야4당과 민주시민사회가 연합하는 민주개혁대연합만 실현되면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기를 통해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도 확인할 수 있다. 얼마만큼 <고통 받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살았느냐>에서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찾았으며 용산 참사를 보며 <추운 겨울에 쫓겨나는 빈민들의 처지가 너무 눈물겹다>고 하며 끊임없이 힘들고 어려운 이웃에 대한 걱정을 하였다. 또한 민주노동당이 <일관되게 소외계층을 보호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 민주당이 늘 관심을 갖고 함께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애는 민족의 화해와 협력, 민주주의로 일관되었으며, 마지막 순간까지 이명박 독재정권에 맞서 싸운 투사의 삶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임기 마지막 시기에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를 발전시킨 주역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합의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 번영을 위한 10.4 선언>은 6.15 공동선언을 구체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한 실천선언이었다. 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변호사 시절부터 민주주의와 소외 계층을 위해 힘써왔으며 정치 개혁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두 전직 대통령의 삶과 공적은 현 정권의 실정과 비교되면서 더욱 우리 국민들의 가슴 속에 깊이 인식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의 발전, 그리고 민주주의 수호, 민생문제 해결 등이다. 우리가 두 전직 대통령의 뜻을 잊지 않고 계승해야 할 필요가 여기서 나온다. 두 전직 대통령을 진보개혁진영이 여유를 갖고 뜻 깊게 보내드리지 못한 만큼 영결식이 모두 끝났다고 해서 잊어버릴 것이 아니라 추모 사업을 계속해 두 분의 뜻을 이어나가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특히 다가오는 10월 4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업적인 10.4 선언 발표 2돌이 되는 날이며, 다음날인 10월 5일은 김대중 전 대통령 49재가 되는 날이다. 물론 유족들은 49재를 열지 않겠다고 했지만 우리 국민들은 관습적으로 49재를 중요하게 보면서 이를 계기로 고인을 다시 한 번 회고해왔다. 따라서 10월 4, 5일은 두 전직 대통령을 추모하며 정신을 기리고 6.15, 10.4 선언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하는 각종 사업을 펼칠 좋은 계기가 된다. 두 전직 대통령의 활동을 담은 사진전시, 발표회와 토론회, 추모문화제 등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두 전직 대통령을 추억하고 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의지를 모아야 하겠다.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추모의 마음을 이명박 퇴진 투쟁으로 상승시켜야 한다.
이명박 정권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장례를 국장으로 치르며 서울 광장을 재빨리 개방하고 <화해와 용서>를 강조하여 서거 정국이 자신에게 불리하지 않게 만들어갔다. 또한 6일장으로 장례를 서둘러 치르면서 국민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나 다름없는 반독재투쟁에 대한 의지를 세울 여유를 주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명박 퇴진 투쟁의 계기가 되어야 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가 오히려 투쟁 기세를 누그러뜨리는 시작점이 되어버렸다.
현재 이명박 정권은 <서민 포용>, <중도 강화> 따위를 외치며 중간층을 포섭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정권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런 식의 속임수는 오래 갈 수 없다.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이 될 수는 없다. 잠시 수박으로 착각한 사람도 쪼개보면 쉽게 호박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미 이명박 정권의 이른바 <서민정책>들이 실효성 없다는 여론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반 이명박 투쟁을 희석하려는 정권의 노림수에 전체 국민들은 경각심을 갖고 대해야 한다. 그리고 두 전직 대통령을 추모하는 마음을 정권 퇴진 투쟁의 의지로 승화시켜야 한다. 그것이 두 전직 대통령의 뜻을 실현하는 길이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반 이명박 전선을 더욱 강화하여 이명박 정권을 반대하는 모든 세력이 단결해야 한다.
이명박 정권은 이미 국민들로부터 신임을 잃었다. 두 전직 대통령의 뜻이며, 온 국민의 뜻인 민족의 화해와 협력,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정권 퇴진 투쟁을 전면화하자. 국민이 주인 되는 자주, 민주, 통일의 새 시대가 그리 멀지 않았다.
2009년 9월 4일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