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백상주시장, 선거 때문에
미화원들과의 약속 뒤집고 시민들 이용했다.
시민 여러분, 환경미화원들입니다. 시장님이 저희와 교섭 끝에 합의했던 것을 세 번이나 뒤집으면서 민족 최대 명절인 한가위조차 저희는 근심과 걱정으로 보냈습니다. 미화원이 되어서 처음으로 추석연휴를 쉬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남들 다 쉬는 명절 아침에도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거리를 뛰었습니다. 가족모두가 한자리에 모이는 명절이건만 처갓집조차 찾아갈 시간이 없어 자식노릇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믿었습니다. 누가 알아주지는 않지만 일의 보람도 느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저희에게 되돌아온 건 차디찬 인간적 차별이었습니다. 시장이 다른 것도 아닌 자신의 선거 때문에 우리와의 약속을 뒤집고 시민을 이용했다는 배신감에 이번 추석은 더욱 씁쓸했습니다.
|
시장, “민간위탁 않겠다는 약속 내가 안된다고 했다” |
저희는 민간위탁만은 막아야한다는 생각에 노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7/31 시는 <민간위탁을 하지 않는다. 할 경우 노동조합과 합의한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시장은 8/5 약속을 뒤엎었습니다. 9/25 민주노동당 홍희덕의원과 이정백시장의 면담자리에서 시장은 “내가 안된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놓고 8/14 상주시는 <환경미화원 파업에 즈음하여>라는 유인물에서 시는 민간위탁이란 말을 꺼낸 적도, 계획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상주시장은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그럴 계획도 없다면 왜 약속을 깹니까? 시장은 시민들을 속였습니다.
|
담당공무원 입으로 “선거에 공격빌미 되니 안된다” |
시민들을 대표하는 시장이, 신뢰를 바탕으로 시정을 펼쳐야 하는 단체장이 한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약속을 뒤집는 행위를 받아들이기 전에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곧 알게 되었습니다. 청정환경과 공무원은 9/9 08:40 시청 앞 인도에서 우리에게 "시장이 다음 선거에 공천을 받아야 하는데 노조요구를 들어주면 공천시 상대로부터 공격의 빌미가 되기 때문에 절대 들어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같은 날 오후4시 환경미화원 대기실을 방문한 주민생활지원국장도 “선거 때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안된다”고 했습니다.
|
시민과 미화원들을 선거들러리로 이용하지 마라! |
그랬습니다. 이 모든 사태의 출발은 시장님의 자리욕심 때문이었던 겁니다. 합의를 뒤집은 것도, 그래서 미화원들이 파업에 나서게 된 것도, 시민들이 쓰레기더미로 인해 엄청난 불편을 감수해야 했던 것도, 가을걷이를 앞둔 추수철에 저희가 다시 천막을 치고 길거리로 나앉게 된 것도, 공무원들이 시정은 뒤로 하고 시장의 방패막이로 나서 온갖 거짓말을 시민들에게 하게 된 것도 다 시장의 선거잇속챙기기 때문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시장인 사람은 없습니다. 거짓말과 권모술수로 지킨 자리는 결코 오래가지 않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다 결국 제 손으로 제 눈만 가리는 어리석음을 드러낼 뿐입니다. 시민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테마파크와 도로정비보다 인간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시장이 필요합니다. 어렵고 힘없는 사람의 권리가 지켜질 때 살만한 세상이 된다고 믿습니다. 보건소 주사바늘에 찔린 미화원에게 전화 한 통 없는 매몰찬 시정에 몸서리가 칩니다. 부친상을 당해도 누구 한사람 문상오지 않는 비정한 상주시정이 부끄럽고 싫습니다. 누구는 금송아지 타고 나고 누구는 쓰레기더미에서 난 게 아닙니다.
시민 여러분, 저희는 다만 인간다운 대접을 받고 싶었습니다. 밑에서 일한다고 남의 조상 묘 벌초도 했고, 이사짐도 대신 옮겼습니다. 벼베기에 감따기도 선배미화원들에겐 업무의 연장이었습니다. 우리 일이 아니지만 시에서 불러내면 한밤중에도 나가서 일했습니다. 당연히 안해도 될 일도 공무원이 눈 한번 부라리면 했습니다. 그런 저희에게 시장님은 딴 것도 아니라 오직 자신의 선거 때문에 길거리로 내몰았습니다. 시장자리가 얼마나 높고 좋은지 저희는 모릅니다. 그러나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습니다.
경북일반노조 상주미화 현장위원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