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핵개발이 가져다주고 있는 한반도 비핵화
1.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출발은 주한미군의 핵
최근 북미간의 대화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미연합사령부가 북한에 대한 급변사태 작전계획을 완성하고 미 국무성도 북한 기업에 대한 추가경제제재를 가하는 등 북미대화에 장애를 주는 행동들이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친미군부세력들은 북미대화가 본격화되어도 자신들의 대북압박과 고립전략, 군사적 침략의도를 버리지 않겠다는 것을 공공연히 시위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대화의 추는 이미 기울어 졌다고 하겠다. 그동안 핵과 달러로 세계를 제패하였다고 자부하여 온 미국의 동북아 핵전략은 북한의 핵실험과 핵무장으로 산산이 조각났다. 더욱이 작년부터 몰아닥친 경제위기로 갈수록 궁지에 몰리는 미국은 대화를 무시할 만큼 한가한 상황이 못 된다.
북미대화가 본격화되는 마당에 북미대화의 핵심의제인 ‘한반도 비핵화’에 대하여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지금 친미보수세력들은 한반도 핵문제의 장본인이 북이라며 북한의 핵개발이 동북아에 핵문제를 불러오고 핵공포를 가져왔다고 고아대며 자신들이 마치도 평화주의자인양 설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한 관점과 입장을 제대로 세우는 것이 더 절실하다.
그렇다면 한반도 비핵화의 출발은 어디부터인가. 비핵화는 한반도가 핵무기로부터 위험한 지대이며 이를 해소하여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한반도가 핵전쟁지대로 되어온 과정을 이해하여야 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원칙과 방도들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가려내야만 한다.
한반도 핵문제의 첫 출발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미군의 핵무기 배치에 있다. 친미보수세력들은 어떻게든 이 문제를 가리려 들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같은 맹랑한 짓이다. 1950년대 중반에 주한미군이 지대지 핵미사일을 들여온 것을 시작으로 핵포탄, 핵배낭, 중성자 미사일 등 2,000여기에 달하는 전술핵이 한반도에 배치되었고 진해항을 거점으로 하여 매년 수척의 미 해군 전략핵잠수함이 들어온다는 것은 이미 공인된 사실이다. 이 사실에 대해서는 국회에서도 확인된바 있고 최근에는 사진작가 이시우씨의 재판에서 확인되기도 했다.
이처럼 세계 어느 지역보다 높은 밀도로 배치된 주한미군의 핵무기들이 한반도 핵문제의 발단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거짓부렁인 것이다.
특히 미군의 핵무기 배치는 대량보복전략, 확증파괴전략, 유연반응전략이라는 미국이 세계적 판도에서 벌여놓은 핵위협 전략과 맞물려 있었던 실전배치였다. 미국은 중동에서 소련의 핵공격이 발생하면 동북아에서 소련에 대한 핵보복타격을 가하며 거기에는 북한도 포함된다는 전략적 지침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의 핵무기 배치와 위협은 매우 현실적인 문제였으며 휴전선을 사이에 둔 북한으로서는 심각한 위협이었을 것이다. 북한은 국방에서의 자위 원칙을 내세우며 중국군과 소련군 어느 측도 주둔시키지 않았으며 중국이나 소련 어느 측으로부터도 핵우산을 제공받지도 않았다. 또한 조중, 조러 사이의 어떤 협약도 핵우산을 제공하거나 핵기술의 이전을 명기하지 않았다. 사회주의 국가 간에도 핵기술의 이전은 철저히 금지되어 있었으며 지어 소련과 중국은 상호 핵전쟁계획을 검토하기까지 하였다.
반면 미국은 자신들의 핵기지를 해외에 주둔시키기 위한 논리로 핵우산을 개발하였는데 그 요체는 동맹국이 공격이나 위협을 당하면 핵무기로 보복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에 핵우산을 제공하였는데 그 핵보복 대상은 다름 아닌 북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북한은 일방적인 핵위협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북한이 느꼈던 미국의 핵위협은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다. 미국의 병력전개 및 핵전쟁훈련의 일환이었던 팀스피리트 훈련 기간 동안 북한이 초경계태세에 들어가고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지하로 옮겨놓을 수 있는 준비를 했다는 것은 이것을 잘 보여준다.
물론 북한이 미국의 핵능력에 대한 군사적 대처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북한은 나름대로 핵공격에 대비한 전국요새화, 즉 대규모 지하시설을 건설하였으며 주한미군과의 거리를 좁힌 전진배치로 미국의 핵공격이 주한미군의 피해로 연결될 수 있게 해 미국의 핵공격을 방호하려고 하였다.
북한은 또한 여러 차례에 걸쳐 주한미군의 핵무기 철수와 비핵화를 요구하였으며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계기로 NPT에 가입하였는데 그 주된 목적도 NPT체제 하에서 핵무장국가가 비핵국가에 대하여 핵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약 받는데 있었다. 하지만 이런 정치군사적 대처는 어디까지나 소극적 방식이 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은 미소냉전에서 승리하였고 이를 자부하며 봉쇄를 넘은 개입전략, 방어를 넘은 선제공격전략을 공공연히 표방하는 마당에 북한의 방어적 전략이 결실을 보기 어려웠던 것이다.
한반도 핵문제에서 중요한 분기가 되었던 것은 북한의 NPT탈퇴였다. 이때부터 북미간의 핵협상이 본격화되었으며, 북한은 2006년, 2009년 핵시험으로 핵무장국가로서 위력을 시위함으로써 공세적 입장을 취하게 되었다.
참으로 역설적이게 과거 북한이 주한미군 핵무기의 위험성을 거론하며 비핵화를 주장했을 때는 미국을 위시로 하는 자본주의진영에서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북한이 원자력 발전소와 재처리시설을 건설하고 자위적 조처로서 핵개발과 미사일개발을 본격화하자 한반도에서의 핵위협과 비핵화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친미보수세력들은 한반도 비핵화문제를 북한의 핵포기문제로 대치하는 기만적 언동을 벌이고 있다. 원폭과 수폭, 중성자탄과 핵포탄을 비롯한 수 십 종류의 핵폭탄과 만 여기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그리고 전략핵폭격기를 가지고 북한에 핵위협과 압력을 행사해온 미국에 대해서는 마치 별 문제도 없는 양 넘기려 들면서 미국 정보당국의 공식 발표로는 잘해야 십 여 개의 핵탄을 제조할 수 있는 핵물질을 가지고 있으며 끊임없이 북미핵협상을 주창해온 북한에 대하여서는 마치도 핵문제의 발단인양 공격해 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북한의 핵위협을 강조하면서도 북한을 핵무장국가로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태도야말로 친미보수세력들이 가지고 있는 이중적 태도, 기만적 태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며 힘의 역관계에 의해 굴러간다. 미국과 친미보수세력들의 이런 안하무인의 태도 내지 현실도피는 결국 북한에게 더 강력한 핵무장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있으며 이는 2009년 핵시험으로 판명된바 있다.
이렇게 형성되어온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해법, 그것의 원칙과 방법은 명확하다.
상호 주권 존중과 불가침 내지 평화협정, 일괄적인 핵군축이 그것이다. 한반도 핵문제의 파생은 결국 북미간의 적대적인 대결에 있었던 만큼 이것을 해소하는 것이 일차적이다. 그리고 이 과정은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대체라는 과제를 실현하는 것으로 될 것이다.
또한 이미 북미간에 핵무력이 대치하는 상황이라는 현실인식이 필요하다. 2009년 북한의 핵시험과 지속되어온 미사일시험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이미 배치된 전략무기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북미간의 핵문제는 이제 포괄적인 핵군축문제를 포함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일방적 무장해제를 요구하고 있지만 상호 주권 존중과 불가침 내지 평화협정의 원칙에서 본다면 미국의 대 한반도 핵정책의 근본적인 변화와 실질적인 핵군축 없이 북한에 대한 핵무장 해소를 요구하기는 힘들다.
이런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전 과정을 고찰하지 않고 북한의 핵개발이 도발이니, 긴장고조와 핵도미노를 불러오고 있다는 친미보수세력들의 일방적 주장은 터무니없다 하겠다. 오히려 대량보복 핵전략을 세우고 최근에는 선제핵공격까지 공공연히 제창하며 지하시설 파괴용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그 실전배치를 서두르고 있는 미국, 한미정상회담에서 핵우산 제공을 공공연히 명문화시키고 있는 이명박정권이야말로 한반도 핵확산과 핵위협의 실질적 주범이다.
2. 억지를 내세운 미국의 핵전략과 자주를 내세운 북한의 핵전략
실제 미국의 핵전략과 북한의 핵전략을 보면 그 성격의 차이는 더 극명해지며 핵확산의 주범이 누구인지도 명확해진다.
미국의 핵전략은 한마디로 핵의 절대적 파괴력을 기반으로 하는 억지와 개입이며 최근에는 선제타격을 공공연히 교리화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핵무기를 실전에 사용한 미국은 핵무기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위력, 그것이 국제정치에서 가지는 절대적 우위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적 패권을 거머쥐게 된 군사적 배경에는 바로 핵무기가 있었다.
미국의 핵전략은 철저히 억지와 개입이라는 논리로 일관된다. 억지라는 것은 상대방을 전멸시킬 수 있는 핵전력을 가짐으로써 상대방이 핵전쟁 내지 국지적인 전쟁을 일으키기 못하게 한다는 개념으로 냉전 시기에 이를 확장해 대량보복전략, 상호확증파괴전략이라는 것을 교리화하였다. 이런 억지전략은 사실상 절대적인 핵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것을 전제로 하며 구소련이라는 강력한 사회주의 핵무장 국가가 있던 당시 상황에서는 소련과의 대등한 내지 구소련을 앞서는 핵군비경쟁을 벌이는 명분이 되었다. 또한 제3세계 각국에서 자주화운동이 활성화되자 국지적 차원에서 핵무기의 실제 사용을 검토하는 유연반응전략을 내세우기도 하였다.
미국의 억지 전략은 사실상 핵우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신들의 패권적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다. 미소데탕트 분위기 속에서 상호 핵감축 논의가 있기도 했지만 미국의 핵군비확장과 이에 대응하는 구소련의 핵군비확장은 멈추지 않아 미소는 거의 3~4만 개의 핵을 소유하게 되었다. 미국은 자신들의 경제 위기 속에서도 전략방위계획 SDI 구상을 내세우며 극한의 핵경쟁을 벌였으며 그 최종 목표는 구소련의 군사, 경제력의 소진이었다. 억지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명분이었으며 최종 목표는 상대방에 대한 철저한 핵우위를 통한 패권적 요구의 관철, 상대 핵무장국가의 군사, 경제력의 소진을 통한 붕괴였던 것이다.
이런 미국의 전략은 구소련이 붕괴되면서 개입이라는 개념으로 전화된다. 이제는 세계를 하나의 자본시장으로 집어넣고 이를 ‘개입’이라는 힘이 확장 전략으로 담보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구소련의 붕괴는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잠수함 발사 핵탄도미사일, 전략폭격기를 근간으로 하는 미국의 전략핵무기, 지대지 단거리 미사일과 핵포탄을 근간으로 하는 미국의 전술핵무기에 대한 감축요구를 증대시켰다. 구소련을 붕괴시키고 그 핵무기와 핵시설을 해체시키는 마당에 억지전략으로 포장하여 온 미국의 핵무기에 대해 폐기론이 제기된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새로운 군사교리로 핵군수산업의 위기를 해결해 주었다. 반테러전쟁, 지역강국과 핵무장에 맞서는 개입전략과 핵선제공격교리가 그것이다. 미국은 자신들의 세계 패권을 시위하기 위하여 이라크, 유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일으켰으며 예방공격과 선제공격을 제창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소위 '악의 축‘ 발언으로 북한을 위시로 하는 반미국가들에 대하여 공공연한 위협을 가하면서 대량살상무기 확산의 조짐이 보이면 선제공격하겠다는 그것도 핵을 선제공격에 사용하겠다는 교리를 구체화시켰다. 핵태세검토보고서를 통하여 드러난 당시 미국의 교리에 따르면 북한과 시리아 등 7개 국가들이 핵선제공격대상에 올라와 있었으며 한동안 금지되어온 핵실험과 신형 핵탄두 개발을 추진해 지하시설 파괴용 핵무기 개발을 본격화하였다. 미국의 국내총생산의 30~40%에 육박한다는 군수산업, 특히 원자력과 핵무기 산업은 미국의 경제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되고 있다는 경제적 배경 역시 미국이 핵패권을 포기하지 못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이에 반해 북한은 처음부터 비핵화를 기본입장으로 제시하였다. 최초의 핵시험을 하면서 북한은 미국의 대북압살에 맞서는 자위적 무기로 핵을 개발하였으며 비핵화는 일관된 입장이라고 하였다. 북한의 핵무장 자체가 가지는 자주, 자위적 성격은 그 개발 과정이 미국의 대북핵전략에 대한 자주적 대응의 산물이었으며 핵시험을 하고 6자회담을 하는 전 과정에서 일관되게 비핵화를 주창하고 있는데서 드러난다. 또한 그 실체가 정확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추정되는 북한의 핵무기의 구성도 이를 뒷받침해 준다.
미국은 만 여 기, 수 백 종의 핵무기를 가지고 있으며 실제 전장에서 사용하기 위한 수 백 차례의 시험을 진행하였다. 이에 반해 북한의 핵무기는 매우 정예화 된 무기일 것으로 추정되며 핵시험도 두 차례밖에 진행되지 않았다. 북한이 진행한 핵시험은 핵무기 개발 수준이 상당한 단계에서 이루어진다는 소형핵무기시험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억지전략, 선제공격전략이라는 거창한 핵군사교리를 내세우고 결국 고압적 요구를 관철하기 위하여 만 여 기, 수 백 종의 핵무기를 선보이고 있는 미국에 대하여 북한은 매우 정예화된 핵무장으로 미국의 허를 찌르겠다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한은 선제공격을 교리화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대응공격을 주창하고 있지만 핵을 통한 위협이나 선제공격을 교리화하고 있지 않다.
이런 것으로 지금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전략은 결국 북미간의 협상을 끌어내기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핵시험단계에서부터 비핵화를 주창한 북한의 독특한 주장에 대한 당연한 반응이라고도 하겠다. 하지만 북한의 핵전략은 단순한 대화 요구가 아니라 비핵화와 강성대국건설이라는 총적 목표를 가지고 있다.
만 여 기의 핵으로 선제공격을 들이대는 미국과 정예화 된 핵으로 자주를 내세운 북한의 대결이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핵대결의 본질이다. 이 대결에서 핵무장의 측면에서만 보자면 미국이 일단 우위를 선점한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아직 10년도 되지 않는 북한의 핵무장이 60년 간 핵으로 세계 패권을 차지해온 미국에게 군사적 우세를 보이기는 힘들다. 하지만 북한의 적극적인 핵능력이 동북아에서 핵균형의 단초를 열어놓고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지금의 상황은 미국의 핵압력에 질식되어 있다 숨통이 트이는 상황으로 전화된 것이다. 최근 북미간에 팽팽한 대결이 가능하게 된 것도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북한의 핵무장이 가져온 동북아에서의 자그마한 핵균형을 최대한 이용한 북한의 세련된 대미외교전략의 산물이라고 하겠다.
3. 비핵화로 나가게 되는 북미핵대결
한반도 비핵화는 필연적인 순리이며 북미핵대결의 실천적인 귀결이다.
최근 동북아에서 벌어진 북미핵대결은 순순한 군사적 대결이 아니다. 군사적 대결로만 본다면 미국의 압도적 우위가 북한에 대한 압박과 붕괴로 이어졌어야 한다.
하지만 사상의 강국, 정치의 강국이라는 북한은 구소련과 달랐다. 주체성과 민족성에 기초한 자주노선, 집단주의에 기초한 일심단결은 고난의 행군이라는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게 하였고, 북한의 철저한 반제자주 입장은 미국이 전쟁을 결심하려고 할 때마다 막대한 손실과 전쟁비용으로 발목을 잡았다.
지금 비핵화를 앞세운 북한의 핵전략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바로 일심단결의 힘과 그에 기초한 과학기술, 경제발전 전략이었다고 하겠다.
이에 반해 미국은 갈수록 좁혀지는 힘의 우위에 대해 초조감만 더해질 뿐 마땅한 대안을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 북미간 회담이 서서히 윤곽이 잡혀가는데도 불구하고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 대화할 수 없다는 매우 원칙적인 입장만 보일 뿐이다.
더욱이 미국은 북한 핵무기의 재원이나 기술능력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6자회담과 북미회담이 시작되었을 무렵 북미핵과학기술자들의 교류를 주요사안으로 추진했던 것이나 올해 있었던 북한의 핵시험에서 잔류방사능을 검출하지 못해 자신들의 기록에 핵시험이라고 명기하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 그렇다.
그러나 시간은 미국 편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미국은 더욱더 핵협상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며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 한반도 비핵화는 동북아 핵군축의 출발이 되는 비핵화로 자리매김 될 것이다. 그것은 반복되는 대결 속에서 더욱더 큰 의제를 다루게 되는 북미회담의 역사가 암시해주는 진실이며, 더 이상 강대국의 패권놀음에 희생되지 않으려면 자주적인 민족의지의 강렬한 분출이 요구하는 바인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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