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를 마무리하며- 자료해제를 겸하여
1.
백서는 말 그대로 '있었던 사실을 있는 그대로' 서술한다는 '述而不作'의 원칙에 입각하여 '있었던 일들'과 때로는 '알고 있는 일들'을 중심으로 작성했다.
그에 따라 주관적인 부분을 배제하려고 했으며, 백서를 만들면서 다시 이 사안의 배경이 무엇인가 생각하며 작성하고 보니, 그 근원은 단순히 특정인물을 만났던 것이 아닌 필자의 사고가 그 근원적 빌미가 되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 본래 백서자료에 넣지 않으려 했던 '재세이화'에 대한 글을 첨부해 두고자 한다.
필자는 본래 사상사분야의 전공자이기에, '심(心)' 즉 사고가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많은 부분에 갈림길을 마련해 준다는 것을 역사자료를 통해 무수히 살펴보았고, 그러한 입장에 공감하는 편이다.
무슨 이야긴가 하면 필자가 '재세이화(在世理化)'라는 철학에 공감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일반적 사회과학적 지식의 범주에서 사고했던 인물들과는 차이를 갖고 있었던 부분이 사단을 낳았던 게 아닌가 본다. 아마도 서구 사회과학적 범주에서 사고하던 인물들과 똑같은 범주에 있었던 입장이면 일들이 이 지경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서구 사회과학적 범주에 머문 인물들의 사고, 필자는 이를 천박한 실용주의로 평가하는 입장이지만, 그들은 인명피해마저 내놓고도 자기의 잘못에 대해 스스로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듯하다. 어이없는 일이지만 사고가 본래 그러하니 이 부분은 사법적 판단이 이루어질 것이다.
마지막 부분에 첨부한 <동양정치사상의 원형질로서의 '在世理化'에 대한 일 검토>라는 글을 정리한 것은 2010년 초반이나 이에 대한 초보적 생각은 이미 2003년 원주로 내려갈 무렵 서구사회과학적 사고의 한계를 절감하던 시기 탐구하던 주제이기도 했다. 자료가 없기에 본격적인 탐구라고 할 것까지는 없으나 이미 당시에도 '화(化)'가 본질이며 다시 말하면 '사물의 마땅한 상태'를 추구했던 것이 곧 '在世理化'이며, 이 논리와 공자(孔子)사상의 핵심이었던 '父父子子'(어버이는 어버이 노릇하고 자식은 자식노릇해야 한다)와 동일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었다.
아마도 이러한 생각이 확고하게 있었기에, 다소 위험할 수도 있었던 친일파 재산환수법 제정에 흔쾌히 나섰던 것이리라. 정리하고 갈 것은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 법제정에 나서던 당시의 확고한 생각이었으니, 이 또한 '재세이화'의 사고와도 맞닿아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이에 대해 글을 정리할 생각까지 한 것은 2009년 상반기 위원회에서 '위리안치'의 상황에 있으면서, 당시 소일삼아 <논어> 전편을 음미하며 살펴보고 난 후 2003년 무렵 갖았던 생각은 단순히 맥락이 통한다는 수준에서 한 걸음 나아가 어쩌면 같은 뿌리를 갖았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갖게 되었던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역사적으로 통일신라시기 최치원 또한 비슷한 이야기를 한 바 있기에, 필자의 생각에 용기를 내어 작성한 시론적인 글이 바로 '동양정치사상의 원형질로서의 재세이화에 대한 일 검토'라는 글이다.
이 글을 용기내어 쓴 또 하나의 이유는 현재와 같은 집안의 화가 미친 상황에서는 학문할 여유가 있나 회의적인 생각마저 들기에, 살신성인하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서 시론(試論)을 쓰자고 결심하여 정리한 글이다. 본래 근거에 기반하여 글을 써야하는 역사학자로서는 위험한 글쓰기를 한 것이긴 하나 이미 살신성인할 마음인데 확신한 부분을 글로 정리하는데 그다지 어려울 게 없었다.
물론 이에 대한 문헌적 고증을 위해서는 빈 공간을 메워야 하고, 그것을 메울 길이 있는지는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으나 내용적으로는 '재세이화론'과 공자의 정치사상이 표현하는 '부부자자론'은 같은 이야기라는 점에 대해서는 확신을 지니고 있고, 필자가 얘기하는 바와 같이 그 뿌리마저 같은가 아닌가 여부는 고증이 이루어져야 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서는 최치원의 문적등을 차분하게 살펴볼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라는데, 그럴 기회가 닿으려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쨋든 필자가 친일파 재산환수법 제정에 선뜻 나서게 되었던 철학적 근원이 '재세이화론'이었기에, 그리고 이 업무를 진행하는 내내 '어떤 것이 마땅한가!'라고 내내 생각하며 일들을 진행했기에, 비록 향후 보다 면밀한 고증과 검증을 거쳐야 하는 글이긴 하나 '재세이화론'에 대한 소고도 함께 자료로 첨부한다.
2.
백서 뒷부분에 첨부된 자료들은 시간순에 따라 배치하고, 그때 그때 내보냈던 자료들을 중심으로 하여 자료편으로 모아냈다.
첫 부분은 주로는 친일파 재산환수법 제정과 관련한 자료들이니, 친일파 분류에 관한 자료들과 재산환수법 제정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생산되었던 문서들을 중심으로 모아보았다.
두번째 부분은 친일재산조사위의 엄무 과정에서, 시민사회의 합의물이었던 민족기금법 제정을 위해 노력하는 와중에서 생산된 문서들을 모았다. 거기에는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구성되었던 민주주의 민족회의, 한민족 민족회의의 관련자료와 2주년에 내보냈던 자료들, 그리고 2009년 쇄신론 제기 전후의 자료들, 나아가 민족기금법 제정이라는 의제를 다루기 위해 나섰던 안산상록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과정에서 생산된 자료들, 투서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내보냈던 자료들 및 민족기념관 건립추진위를 구성하며 내보냈던 자료와 지방선거국면까지 이의 실현을 위해 노력했던 자료까지를 수록하였다.
세번째 부분은 2010년 3.17.자로 수원지법 안산지청에 천정배의원등 5인에 대해 사법의뢰하면서 제출했던 고소장과 증거자료로 제출했던 자료를 함께 수록했다.
3.
백서를 마무리 짓고 보니, 독자들이 그래도 궁굼한 부분이 남을 듯하다.
아마도 그래서 2005년에 접촉했던 인물과는 어떻게 되었나 내지는 왜 접촉을 시도했는가에 대한 궁금점등이 남을 듯하여 전체 백서 내용에서 관련되는 부분은 2005년 6월 시기 한 부분과 그리고 2009년 상반기 '위리안치' 상황에 처하기 직전 민족기금법 제정 관련한 정책전환이 가능한지 여부를 문의차 접촉했던 두 부분 외에는 관련이 없기는 하나 간단하게 서술하고 지나는 게 도리인 듯하다.
필자가 현재는 국가의 최고통치권자인 이명박 당시 시장에게 주목했던 것은 매우 우연한 일이었다.
필자가 대학에서 강의를 처음 한 것이 1999년이었고, 그 초기였으니 아마도 2000년 봄학기엔가 강의 하던 중에 우리의 산업화가 외형적 발전에만 치우쳐서 환경파괴등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그리고 당시 학부시절부터 10여년 이상 고려대로 가기 위해서는 청계천을 버스를 타고 다녀야 했던 입장이었고, 또한 북한산을 격주로 등산을 다니면서 떠오른 것이 다름아닌 청계천 또한 본래 북한산 계곡과 마찬가지로 맑은 물과 바위돌들이 있었을 것을 떠오리면서 다니던 입장이었는데 청계천을 뜯어 본래대로 복원하는게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하던 사람이었다.
당시 산업회의 폐해를 얘기하다 평소의 생각이었던 부분을 수업시간에 꺼내게 되었던 것인데, 요지는 서울이 보다 나은 모습이 되려면 청계천을 뜯어서 자연하천으로 복원하는게 현재와 같은 서울의 모습에서 한단계 나은 쾌적한 도시를 만드는 한 방안이다라고 강의를 한 바가 있다. 당시 학생들의 표정이 '선생이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한다'는 표정들을 짓는 것을 보고는 하기는 쉬운 일은 아니고 불가능한 일일거라고 필자 또한 생각했다. 아마 당시 100여명의 학생이 수강했으니, 이 백서를 보면 이미 사회인이 되었을 그 학생들 중에는 기억이 날 인물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2002년 선거에 이것이 이슈화되더니, 실행으로 옮겨지는 것을 보고 상당히 놀랍고 충격을 받은 바 있기에, 일반적인 정치인과는 다른 모습에 주목한 바 있었다. 그러했기에 2005년 여름에 '애국적 대중정당론'을 전달했던 것이다.당시에는 한낱 헤프닝으로 지날 수도 있는 일들이 많은 사단을 낳게 된 배경이 되었던 것다.
당시 접촉했던 인물인 정책보좌비서는 다시 연락이 되었던 시점은 2008년 여름 이 인사가 어려움에 처했던 시점에 잠깐 위로인사라고나 할까 연락을 하면서 다시 처음 통화를 한 바 있다. 이 인사와 민족기금법 제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시점은 2009년 봄에 '민주주의 민족회의'를 구성하고 나서 정부와의 접촉을 표방하고 난 이후였다. 이 인사를 통해 민족기금법 제정이라는 정책안을 넣었던 부분과 이에 대해 2008년 정부측 인사와의 접촉이 난항에 빠졌는데 이 부분의 정책화에 대한 의견을 여쭤보기 위해 접촉하던 와중에 백서내용에서 밝힌 바와 같이 한나라당 박종희 전의원측이 민족기금법 제정에 걸림돌이 될만한 유사입법을 추진하는 것을 보고는 '친일재산조사위 쇄신론'을 제기하고 그리고 위리안치의 상황에 처하고 끝내 위원회에서 계약해지당하면서 이 접촉 또한 유야무야된 바 있다.
2005년 당시 '애국적 대중정당론'을 전달할 당시 함께 전달했던 글은 당시 폐기하여 자료가 남아 있지 않지만 그 대체적인 내용은 2007년 이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정리하여 내보낸 '이명박정권에 바란다'와 대략 동일한 맥락이었기에, 이 자료를 마지막 자료로 자료편에 함께 첨부하고자 한다. 2005년 당시에는 '선진화'라는 개념어를 사용한 바는 없고, 다만 산업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이 함께 해야 하는 시대로 진입한 것이 아닌가와 더불어 남북화해협력이라는 시각이 함께 가야한다는 내용이었으니, 대략 '이명박정권에 바란다'와 맥락은 동일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명박정권에 바란다'는 글을 쓰면서도 특이한 상황이 벌어졌기에, 저간에 상황을 간단하게 밝혀 둔다. 당시 이글은 2007년 12월 초 무렵 이명박정권의 등장이 필지의 사실이 될 즈음하여 작성하기 시작하여 당선을 며칠 앞두고 완성하여, 당선일이었던 12월 19일 밤에 블로그 이화세계에 게시하였다(당시 게시날짜 그대로 현재까지 남겨져 있으니 궁금하신 독자분들은 확인해 보기 바란다). 당시 필자가 글을 작성하면서 과연 우리시대의 화두가 무엇인가 고민하다 '선진화'가 시대적 요구라고 파악하여 이를 '이명박정권에 바란다'라는 글을 통해 표명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를 두고 말들이 좀 많았던가 본데, 당시까지도 현정부의 정책기조인 '선진화론'이 전면에 떠올랐던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 필자가 게시하고 다음날엔가 당선자 성명을 보니 '선진화시대'를 화두로 내세움을 보고는 필자 또한 깜짝 놀랐던 입장이다. 왜냐하면 필자의 글의 구성이 두가지였는데, 하나는 '선진화시대' 그리고 '남북화해협력' 두가지가 핵심적 내용이었기에, 필자 또한 깜짝 놀랐고 이로 인해 여러 곳에서 많은 오해를 산 적이 있다. 이 또한 필자로서는 우연의 산물이자 역사로서는 필연의 산물인 셈이다. 아마도 한국사회의 역사적 발전을 염두엔 둔 필자의 고뇌의 산물과 역사적 전개가 이 지점에서 우연히 일치하게 된 것이리라.
백서를 마무리 지으며 현재 남북간의 긴장이 천암함사건으로 심각한 국면에 이르게 됨을 보니, 2007년 12월에 블로그에 게시했던 글의 두번째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많기에 겸하여 백서자료에 첨부한다. 또한 친일파 재산환수업무가 7월 12일로 종료되었으나 시민사회의 요청이었던 민족기금법 제정과 더불어 시민사회의 합의물이었던 '세가지용도론' 그리고 그에 따른 통일기금 용도부분에 대해 향후 어떤 결론에 이르게 될지 필자 또한 많은 관심을 두고 이 백서를 마무리짓고자 한다.
2010.6.
한민족 민족회의(http://cafe.daum.net/KNC) 집행부
국가귀속 친일재산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위한 10만인 서명방 링크 주소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932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