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시행일자 : 2011.3.22.
수 신 : 각 노동․사회단체, 언론사 사회부
발 신 :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담 당 :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사무국장 유상철 노무사 (T.0505-930-2710)
제 목 : 편파적인 입장으로 짜맞춰진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 규탄 성명
[성명]
편파적인 입장으로 짜맞춰진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규탄한다.
사용자 편향적으로 짜맞춰진 중노위 재심판정서, 2달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가!
2009년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하여 지난 1.20. 철도노조 주요 간부 및 지부장 192명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이 이루어졌다. 192명 징계자에 대하여 해고자 148명 중 27명이 부당해고로 인정되었고, 정직자 44명은 모두 기각되었다. 특히 이미 초심지노위에서 부당해고가 인정되었던 4명에 대하여 초심을 취소하는 이례적인 판정이 이루어졌다.
그 후 2달이 경과한 2011.3.22. 서울․강원지노위 재심사건 판정서가 나왔다. 물론 판정결과 자체는 달라진 것이 없다. 그러나 중노위 판정이유는 사용자 편향적인 입장에서 짜맞춰져 있었다. 대부분의 징계사유에 대하여 개별 징계사유의 발생원인, 구체적인 행태, 조합원들의 역할 등에 대한 면밀한 판단 없이 단지 “주된 목적이 사용자의 고유한 인사권 및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이라는 이유를 들어 사용자의 인사권 남용을 용인해 주었다.
또한 상당수 지부장들의 징계사유였던 직위해제 및 무단이석 등의 사안은 2009.11. 26.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파업에 돌입하자마자 파업으로 인한 피로와 흥분 등 터무없는 이유로 지부장 등 조합원들에게 2009.11.26을 기점으로 직위해제처분을 하였던 것에서 비롯되었다. 이미 중노위는 독자적인 ‘부당직위해제’ 사건을 통해 대부분 조합원에 대해 ‘부당직위해제’ 판정을 한 사실이 있다. 그러나 중노위는 판정서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이 업무에 복귀한 이후 이 사건 사용자는 직위해제처분을 한 사실에 대하여 당사자 간에 다툼이 없는 점”이라며 심문회의 진행내용은 물론 사실관계마저 왜곡하며 사용자의 인사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징계사유로 규율할 수 있다“는 생소한 표현까지 쓰고 있다.
이 시점에 2009년 정부가 공공기관 노사관계 선진화 평가방안으로 제시하였던 내용 중 ‘단체협약의 인사 및 경영권 제한 사항’이 주요 평가항목이었다는 것이 떠오르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이번 중노위 판정서는 공정성과 합리성을 저버렸다. 나아가 사용자 편향적 입장을 떠나 정부의 노사관계 선진화 정책이 불러온 필연적 귀결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2009년 철도노조 파업은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한 정당한 목적의 파업이었다.
2009년 전개된 철도노조의 파업은 임단협을 체결하고자 하는 목적의 정당성이 있었고, 절차에 있어서도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하였으며, 필수유지업무 제도를 준수하였고, 수단과 방법에 있어서 어떠한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행한 바가 없었다. 때문에 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직후 그 어느 누구도 ‘불법’이란 단어를 섣불리 언급하지 못했다. 그러나 철도노조의 파업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 아니라 권력의 의도에 따라대통령의 “강경대응” 방침 한마디에 철도노조의 합법파업은 불법파업으로 둔갑되었다.
2011.1.28. 대전지방법원은 철도노조의 파업에 대하여 합법파업임을 판결하였다.
철도노조 192명 사건에 대한 중노위 판정결과가 통보된 이후 2011.1.28. 대전지방법원(형사5단독) 재판부는 “이 사건에 대한 본질적 판단은 단체교섭 과정에서 나타난 노사양측의 입장차이다. 90여개에 이르는 단체협약 안건이 미합의인 상태에서 노동조합이 쟁의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 또한 본질적 목적, 궤도를 이탈하지 않는 한 상급 및 타 노조와의 조율은 인정되어야 하며 다소간의 부당한 목적이 있다하더라도 주된 목적에 따라 쟁의가 불가피했다면 이에 따른 쟁의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철도노조 파업이 합법이라는 판결에 따라 대전지방본부장 등 20명에 대한 업무방해혐의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했다.
최근 2011.3.17.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06.3.1.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업무방해죄에 대하여 기존의 판례를 변경하며 “쟁의행위로서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제한된 경우 즉,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 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만 그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는 내용의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하였다. 또한 소수의견으로 “단순한 집단적 근로제공의 거부행위인 이 사건 파업에 대해서까지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는 다수의견에 찬성할 수 없다”는 반대의견이 제시되기까지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사용자 편향적인 입장을 관철시키는 기관으로 전락하였다.
철도노조 지부장 등 주요간부 192명 사건은 필수유지업무 제도를 철저히 준수하며 전개된 공공부문 파업에 대하여 참가자 전원에 대한 징계가 이루어졌으며 지부장 등 주요간부 대부분에 대하여 해고 등 중징계가 이루어졌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즉, 정부와 철도공사는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아예 없앨 의도를 가지고 조합간부와 조합원들에 대한 대량 징계를 한 것이다. 그러기에 철도공사의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에 대하여 법률 대리인들은 준사법기관인 중앙노동위원회에 대하여 는 정부와 철도공사의 악의적 의도에서 벗어나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에 대한 침해에 대하여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의 권리구제라는 본질적 기능에 맞게 충실한 사실관계 파악을 토대로 공정한 법리적 판단을 요구한 것이었다.
그러나 중노위는 준사법기관으로서의 본질적인 역할과 책임을 스스로 저버리는 판정을 하였다. 어쩌면 이번 사건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가 공정한 판단을 할 것이라는 기대는 처음부터 잘못된 기대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진실을 외면하거나 진실을 왜곡한 법리적 판단은 반드시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된다는 것이고, 노동위원회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부인하였다는 오명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진실을 찾아가는 길에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소속 노무사들이 함께 할 것이다.
2011.3.22.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