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리해고에 경종 울린 판결"
진방스틸 대법원 판결에 대한 정리해고 사업장 반응
2011년 06월 01일 (수) 박향주 편집부장 edit@ilabor.org
대법원이 지난달 26일 “진방스틸지회 조합원 16명에 대한 정리해고는 부당하다”는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회사가 약속한 고용안정협약의 효력을 배제할 수 없는 이상 이를 어기고 정리해고한 것은 정당하지 않다”는 지난 2월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을 대법원이 재확인한 것.
이기형 진방스틸지회장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당사자 16명은 물론 조합원들 모두 좋아한다. 당연한 결과지만 어쨌든 정말 다행이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 지회장은 “복직 일정 등 얘기하자고 사측에 공문을 보냈다”며 “대법원에서 부당해고를 인정한 만큼 회사는 하루빨리 우리 조합원들을 제자리로 돌려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회장은 “노사가 맺은 고용안정협약을 계속 강조했지만 경북지노위와 중노위는 이를 무시하고 경영상 필요에 의한 구조조정이라는 사측 주장만 받아들였다”며 “협약을 재해석해달라고 꾸준히 요구했는데 결국 이것이 2심 법원과 대법원에서 이길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지회는 회사가 매각된 지난 2007년 진방스틸 및 인수예정자인 한국주철관과 “전원 고용을 승계하고 인수 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고용안정협약서을 체결했다.
이 지회장은 “협약 체결 당시 합의서에 기한이나 조건 등을 넣지 않고 명확하게 구조조정 불실시를 명시했던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지회는 오는 3일 조합원 전체모임을 통해 향후 투쟁방향과 일정 등을 정한다. 또한 포항지부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회사에 즉각 복직을 촉구하고 대법원 결정의 의미를 알릴 계획이다.
진방스틸 대법원 판결내용을 접한 한진중공업지회 최우영 사무장은 “고용안정협약의 효력을 인정하고 종전보다 정리해고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한 대법원의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며 “정리해고 투쟁사업장으로서 남다르게 받아들여진다. 우리 조합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 사무장에 따르면 지난 5월 6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한진중지회가 사측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했다. “2년간 수주를 하지 못하는 등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인정되며 사측이 희망퇴직을 받는 등 해고 회피를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 지노위가 밝힌 기각 사유.
최 사무장은 “진방스틸처럼 한진중 역시 구조조정 중단에 관한 노사간 합의를 체결했었고 정리해고를 해야 할 긴박한 경영상 상황도 없었다”며 “지노위는 정치적 판단을 해 회사 손을 들어줬지만 중노위는 이번 대법원 판결을 무시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중지회는 중노위 재심과 해고무효 확인 청구소송 등 법적 싸움을 진행하는 한편 이번 대법원 판결을 바탕으로 회사를 계속 압박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2007년 정리해고로 지금까지 복직투쟁 중인 콜트-콜텍 해고노동자들 역시 이번 대법원 판결을 대하는 기분이 남다르다. 현재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는데다 회사가 내세운 정리해고 사유 또한 진방스틸과 마찬가지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다. 콜트지회와 콜텍지회 모두 2심 법원에서 부당해고를 인정받은 상태다.
이인근 콜텍지회장은 “콜트-콜텍에 경영상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 고등법원에서 이미 확인됐다. 게다가 이번 대법원 판결까지 나왔으니 좋은 결과를 예상 해봐도 되겠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지회장은 “있지도 않은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을 내세우며 함부로 정리해고 저지르는 사용자들이 너무 많다. 이번 진방스틸 건은 악덕 자본가들의 행태에 경종을 울리는 의미 있는 판결이라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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