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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산한 바람이 연일 이어진다.
잠시 멈추는가 싶더니 계절의 부름은 어찌할 수 없는가보다.
올 겨울 힘든 일과를 마치고, 작지만 아늑한 집에 부모님과 아내와 세 아이들과 밭에 심은 군고구마를 구워먹을 생각을 하며, 동화 속 파스텔로 그려진 가난한 집에 새어나오는 웃음소리를 그리워한다.
노동자! 단어를 떠올리면 소외된 자, 가난한자, 분노하는 자 라는 어둠의 단어들만 머릿속에 그려지던 어느 한때 기억이, 돌이킬 수 없는 시대의 명제이거니 치부하던 피해자의 망상인 것을 기억할 때 인생에 싸움에서 아무런 상처도 없기를 바라는 비굴하고 이기적인 생각이었음을 나무란다.
“선한 의지가 선한 이유는 그것이 낳은 결과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그 자체로 선한 것이다. 선한 의지로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한 경우에도 선한 의지는 그 자체로 완전한 가치를 지닌 보석처럼 빛이 난다.”는 칸트의 말이 선한 의지를 희석 시키는 이 시대에 떠다니는 무거운 공기의 흐름을 뒤바꾸길 소원한다.
계절의 부름을 거부할 수 없는 스산한 바람이 연일 이어질 때 두꺼운 옷으로 몸의 온도를 유지하고, 파스텔로 그려진 동화 속 가난한 집에 정겨운 웃음소리로 마음의 상상을 채울 때 오늘의 투쟁은 우연에 의지하지않는 유일한 행복인 것을 기억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