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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이영덕 전 공해투 위원장님이 가끔 운동 하라고 가져다주신 자전거가 도난 됐다. 일요일 아침 수서 경찰서에 가서 집회신고를 하고 돌아와 보니 벌어진 일이다. 잠시 임대 했던 동지의 성의가 상실 된 것에 대한 분노가 치민다.
나의 부주의로 치부해 세상에 담을 한 칸 더 올리고, 주위를 의심의 눈초리로 얼마간 바라볼 것을 생각하니, 자전거에 대한 상실감을 더해 세상에 대한 상실감을 더해준 이름 모를 좀도둑이 괘심해진다.
부주의 일 것도 없는 것이 항상 그 공간 그 자리에 있었고, 자물쇠로 단단히 채워져 있었으니, 오히려 태양에 비친 자물쇠의 스틸이 빛 날 때면 뭐 훔쳐 간다고 저리도 꽁꽁 묶어놨나 잘사는 사람들의 동내에서 잘사는 사람들이 아니꼽게 볼 것을 생각할 때 머쓱 할때도 있지 않았던가! 그러기에 오늘의 상실감은 노동조합을 만들고 인생 처음으로 맞이하는 해고로 인해 찾아오는 자존심의 상실, 자존감의 상실, 인간성에 상실. 상식의 상실과 비길만 하다. 더군다나 오늘은 일요일이 아닌가 “주일” 시바
뭐 할 것이 없어서 노숙 농성을 하는 사람들이 가끔 운동 삼아 타는 자전거를 훔친단 말인가? 생각이 이쯤 가니 오죽하면 그랬겠나! 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눈뜨고 있는데 코베가는 자본에 비해서는 숨어 눈치 보며 없을때를 기다렸다가 훔쳐가는 좀도둑이 인간적으로 보인다. 어쩜 그 새벽에 다닐 사람을 생각 했을 때 고물을 걷어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사람 일수도 있을 것이다. 종이 박스나 캔 보다 월씬 값은 많이 나갈테니....., 하지만 이런 생각도 부질없고 죄송스러운 것이 왜 이러한 일이 생기면 힘없고 가난한 사람을 의심하는, 아직 버리지 못한 나의 나쁜 습성의 찌꺼기를 털어 버린다.
마흔 두 번째 생일 날 생각지도 않은 상실을 맛보게 해준 그 분을 생각하며, 나이가 들수록 관계 와 인연 속에 상실이 쌓여 갈수록 선택의 기로는 두 가지인 것 같다.
결국엔 상실할 수밖에 없는 우리 인생에 현재의 상실로 인해 억울함과 노여움으로 영혼의 상실 까지 맞이할 것인지, 아니면 현재의 상실로 인해 정의의 지혜를 놓지 않고, 결국에 맞이하는 인생에 상실에서 영혼의 풍요로움을 맞이할 것인지…….
추신 : 근데 시바 오늘은 “주일”이잖아! 잘 타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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