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그룹 부활의 드러머 채제민이 방송에서 해고된 콜트악기 노동자들의 복직을 촉구하고 나서 개념 음악인으로 등극했다.
채제민은 지난 24일 밤 경인방송 라디오 ‘도깨비 라디오’ 방송 오프닝에서 콜트악기 노동자들의 해고사태에 대해 언급했다. ‘도깨비 라디오’는 채제민이 단독 진행하는 정통 하드록 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에서 체재민은 “락 음악을 좋아하고 기타를 조금이라도 연주하는 사람들이라면 국내 기타 브랜드인 C(콜트악기)사를 알고 있을 것이다”며 “1973년 설립돼 국내 음악인은 물론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으며 기타 시장의 우량기업으로 거듭났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런 성장 밑에는 열악한 근무환경에서도 장인정신을 가지고 묵묵히 훌륭한 기타를 생산하던 솜씨 좋은 국내 노동자들이 있었다”며 “그런데 2007년 C사는 해외에 공장을 만들면서 국내 노동자들을 모두 정리해고 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제민은 “이제 노동자들은 기타를 만들던 손으로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에 나섰고 지난 2월 대법원은 부당해고에 의한 것으로 노동자들을 복직시켜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C사는 4월28일 이들의 복직 희망을 산산히 깨뜨리며 다시 한 번 두 번째 정리해고를 통보했다”고 밝혀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대법원의 복직 판결이 났지만 복직도 하지 않은 노동자를 이번달 31일까지 회사를 떠나라며 2번이나 정리해고를 한 것에 대한 비판인 셈이다. 이 과정에서 콜트악기 측은 복직 대상 노동자와 단 한 차례 협상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제민은 “세계적인 락 밴드 레이지 어게인스트 머신의 기타리스트 톰 모렐로도 최근 뉴욕 한복판에서 C사 악기 생산 노동자들의 복직을 목청껏 외쳤다”고 말했다. “자신의 분신처럼 사용되는 물건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내 손에 쥐어지게 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며 청취자들에게 물었다.
채제민은 오프닝의 끝을 “불의에 대한 저항과 자유를 외치기 위한 문화적 상징이 락 음악이다. 락 음악에 없어서는 안될 기타를 둘러싼 억압과 착취의 구조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밤이다”고 맺었다.
오프닝이 끝난 후에는 “나는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 악기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내가 연주를 할 수 있도록 악기를 만들어 주는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려도 모자라는데 이런 문제가 있다니 굉장히 씁쓸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콜트악기 경영진에 대한 요구도 덧붙였다. 채제민은 “C사 사장님께 감히 말씀 올리고자 한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고 어려울 때 함께 고생한 직원들을 생각해달라”며 “사장님도 분명히 어려울 때가 있었을 테고, 그 때를 생각하면서 직원들의 복직을 진지하게 생각해달라. 그래야 복받는다”고 주문했다.
현재 콜트악기와 콜텍악기 노동자들은 부당해고에 맞서 2000일 가까이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