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대명절 한가위
고향에 가지 못하고 농성장을 지키는
노동자들을 기억해야 한다.
1. 민족의 대명절 한가위를 앞두고 우리는 사상유래가 없는 수해로 모든 생활터전을 잃은 국민들이 있음을, 재개발의 미명아래 길거리로 내몰린 용두동 철거민들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회사측의 위장폐업으로 회사에서 쫓겨나 농성장을 지키고 있는 비비드광학 노동자들을 기억해야 한다.
2. 비비드광학노조의 조합원 50여명 중 남성조합원은 3명에 불과하다. 대부분 기혼 여성노동자들이다. 그래서 야간 철야농성은 항상 총각인 남성조합원 3명이 전담한다. 이번 추석에도 여성조합원들에게는 모두 휴가를 주고 3명이 농성장을 지킨다. 부모님에게는 죄송하지만 이들은 이번 추석에는 고향길을 포기했다.
3. 수백만 명이 선물꾸러미를 들고 고향으로 가고있지만 이들은 텅빈 공단의 천막농성장을 지켜야만 했다. 사장은 더 이상 경영의사가 없다고 하지만 이를 믿을 수 없다. 사장이 직접 노조를 해산하면 공장을 재가동하겠다며 노조를 회유하려하기까지 했다.
4. 고통스럽고 외로운 투쟁이지만 물러설 수 없다. 여기서 우리가 물러난다면 제2의 비비드광학 사태가 어디에선가 또다시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경영권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자의 기본권을 유린하는 사용자들을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수 없는 것이다.
5. 위장폐업을 철회시키고 현장으로 돌아갈 때 이 사회에 정의가 바로서며 노동자의 기본권을 바로세울 수 있다는 믿음으로 오늘도 텅빈 공단을 천막에 의지해 지키고 있는 것이다.
2002년 9월 19일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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