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노무현 정권은 5차 각료회의를 중단하고 즉각 철수하라!
- 고 이경해 님의 명복을 빌며
가장 풍성하다는 명절, 추석 새벽에 칸쿤으로부터 들려온 비보에 애통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WTO 5차 각료회의가 개막된 9월 10일 오후 1시(한국시간 11일 새벽 3시) 세계 농민행동의 날 집회 중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회장이었던 고 이경해 님의 할복 소식은 물가고에 시달리며 맞이하고 있는 추석의 아침을 더욱 비통하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노동자의힘은 고인의 죽음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 고인은 WTO와 농업개방에 맞서 누구보다도 앞서 투쟁을 전개하였고, 이번 5차 각료회의에서 농업개방 협상에 반대하여 투쟁하던 중 WTO 5차 각료회의의 농업개방 협상과 멕시코 경찰의 대회장 봉쇄에 목숨을 걸고 항거했기 때문이다. 고인의 분노와 울분이 얼마나 컸길래 그 머나먼 이국 땅에서도 스스로 목숨을 걸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느낀다.
WTO 시장개방 협상은 고인은 물론 전 세계 많은 민중의 생존을 위협하고 죽음으로 내몰아 왔다. 지난 1994년 출범했던 WTO는 농업협정, 서비스협정, TRIPs(무역관련지적재산권)협정 등 각종의 협정을 통해 농산물, 교육, 보건의료, 문화 등 민중의 생존과 권리를 초국적 자본의 이윤놀음의 대상으로 만들어 놓았다. 또한 ‘공중보건에 대한 선언(도하선언)’을 두어 민중의 의약품에 대한 접근권까지 박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의 수많은 민중의 권리와 지역 공동체 구성원들이 집단적으로 개발하고 여러 세대를 거쳐 보존해 왔던 전통적인 지식에 대한 권리들이 파괴당하고 있다.
우리는 고인이 목숨을 걸고 항거했던 이유의 하나가 노무현 정권의 살인적 농업정책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노무현 정권은 '경쟁력 있는 산업을 중심으로 세계시장에
편입하여 혜택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농업포기가 불가피하다'며 '시장지향적인 농산물 무역체제의 수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였다. 게다가 추곡수매제와 같은 농업보조금을 매년 감축하여 농가소득은 하락하고 부채를 감당할 수 없었던 많은 농민들을 죽음으로 내 몰아 왔다. 이처럼 노무현 정권은 농산물 수입개방과 농업구조조정으로 농민의 생존권을 위협해 왔다. 뿐만 아니라 노무현 정권은 TRIPs, 서비스협상 등 WTO 개방협상에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적극 임하고 있다. 지난 6월 30일 서비스부문협상 1차 양허안 제출에서 총 146개 회원국 중 한국 정부를 포함한 단 10개국만이 제출하였다는 사실에서도 드러났듯이 노무현 정권은 WTO 시장개방이 국제적 대세로 선전하며 시장개방에 앞장서고 있다.
노무현 정권은 이제라도 고인의 뜻에 따라 WTO 5차 각료회담을 중단하고 정부대표를 철수시켜야 한다. 더 이상 한국 정부가 5차 각료회의에 참여할 이유도, 명분도, 근거도 없다. 농민의 삶과 권리를, 민중의 삶과 권리를 오로지 박탈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WTO 시장개방협상에 참여해서는 안될 것이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그 뜻에 따라 WTO 협상을 중단시키기 위한 투쟁에 전 세계
민중과 함께 하고자 한다.
2003. 9. 11.
노동자의 힘
 승마분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노동자,농민,민중생존 압살하는 세계화 반대. --[09/14-14: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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