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퇴직금제 폐지” 논란
노동부에 사업장 여건따라 퇴직연금제만 실시 제기
정부가 노동자의 노후소득보장을 위해 퇴직연금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산업자원부가 퇴직금 제도를 사실상 폐지하자는 의견을 노동부에 공식 제기해 논란이 예상된다.
노동부는 2일 산자부가 퇴직금제를 전면 폐지하고 퇴직연금제를 사업장마다 임의로 도입하자는 의견을 제시해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산자부는 퇴직연금제를 도입하더라도 국민연금제와 통합하는 방향으로 개선하자는 뜻을 전달해왔다고 노동부는 덧붙였다.
노동부 관계자는 “각 부처의 의견 가운데 산자부의 의견은 사실상 모든 퇴직금 제도를 없애자는 것”이라며 당혹스러워했다. 노동부는 현재 퇴직연금제 도입을 놓고 부처 의견을 받고 있으며, 이날 현재 산자부·금융감독위원회·보건복지부·과학기술부 등 4개 부처 의견을 접수했다.
이에 대해 산자부는 “법정퇴직금 제도가 노사관계 선진화와 노동유연성 강화의 가장 큰 걸림돌의 하나로, 이 제도가 폐지돼야 한다는 것은 산자부의 일관된 주장”이라고 밝혔다.
산자부가 이처럼 퇴직금 제도의 전면 손질을 주장하는 것은 퇴직금으로 인한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인 것으로 보인다. 즉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 정책으로 노동자의 노후를 설계하도록 유도하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정태 한국경영자총협회 상무는 “국민연금을 사용자가 상당부분 부담하고 있는 여건에서 현재의 퇴직금제는 기업에 이중부담이 되고 있다”며 “선진국에도 없는 퇴직금은 마땅히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훈중 한국노총 홍보국장은 “퇴직금을 폐지하자는 발상은 사용자 쪽의 일방적인 논리로, 노동자의 노동력만 사용하다 노동력이 없으면 용도 폐기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순빈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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