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주익열사 영전에 바칩니다
마음만으로
사람을 살해할 수 있었더라면
저 더러운 한진 재벌놈 심장을
수십 번 수백 번은 박살냈으리
할 수만 있었다면
잘나빠진 돈으로 동아줄을 꼬아
그대 선택한 그 자리에
대신 한진재벌을 목매달았으리
그것이 그대의 진정한 분노였으리
하지만 다 무슨 소용이겠소
저 추악한 자본가놈들
백 목숨 천 목숨인들
그대 목숨과 바꿀 수 있으리오
그대의 처자식들이 흘릴 피눈물이
놈들의 목숨 따위와 견줄 수 있으리오
설령, 산자들이 그대의 뜻 이어받아
그대가 그토록 바랐던
요구사항 다 따낸다 해도
숭고한 그대 목숨과 바꿀 수 있으오리까
그 어떤 진혼가 있어
감히 서슬 퍼런 그대 영혼
달랠 수 있으리오
그대 산화해간 고공 크레인 위
빌어먹을 하늘은
어찌 저리도 시리도록
맑기만 한지 모르겠구려
2003, 10, 18.
안윤길
---안윤길 동지는 현대중공업 노동자시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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