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남 동지는 민주노총, 금속연맹, 금속노조에 의해 타살되었다!
2003년 전태일을 생각한다. 10월 22일 부산역, 그리고 한진중공업지회, 처음부터
끝까지 준비되지 못한, 계획되지 않은 투쟁의 흔적들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 한진중공업 신관사옥이 분노한 노동자들의 볼트와 넛트로 타격되는 순간에도
'공대위와 협의되지 않은 행동은 하지 말라'고 외치는 간부들...
* 스크럼을 짜고 지회진입을 저지하며 함께 싸울 것을 호소하는 동지들을
밀어내고 '추모집회'사수를 외치며 진입하는 민주노총과 금속연맹, 금속노조의
지도부와 조합원들...
* 열사에 대한 죄책감과 무기력함에 젖어있는 조합원들을 조직하고 지도하지
않으며 그저 방치하고 있는 '중앙공대위'...
* 열사가 35미터 상공의 크레인 위에서 두눈 시퍼렇게 뜨고 지켜보고 있는데도
'조합원 여러분 많이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많은 관심 가져주싶시오'라고 외치는
모연맹 위원장...
* '지금은 적들과 얼굴을 맞대고 협상할 때가 아니라'고 절규하는 유족들의
절규를 뿌리쳐 가며, '협상을 통한 한진문제 해결'에 몰입하고 있는 우리의
지도부...
* 집회 연단에서는 반노동자 노무현정권의 타도를, 노동자와 민중의 총궐기를
외치면서, 돌아서서는 애써 그 항쟁의 필요성 조차 잊어버리고 마는 민주노총,
금속연맹, 금속노조...
냉철한 의미에서 열사의 시신은 우리 노동운동 지도부에 의해 철저히 유기되고
있으며, 이와 마찬가지로 자본가 세상과 그들의 앞잡이 노무현 정권에 대한
천만노동자의 분노와 복수심 또한 철저히 유기되고 있다.
그리고 2003년 들어서만 네번째, 1970년의 전태일을 따르려는 우리의 동지 이해남
지회장 동지가 결국 자신의 몸에 불을 당겼다. 그러나 확인결과 이는 몇일 전부터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하긴 전태일 열사가 민주노총과 금속연맹과 금속노조와 싸웠던가? '바보회',
'삼동친목회' 그리고 자신의 몸을 불살라 투쟁하지 않았던가?
1970년 그때보다 더욱 조직화된 대오와 투쟁력을 가지고 감히 천삼백만 노동자와
5천만 민중의 선봉이라고 하는 민주노총은 2003년 왜 전태일 동지를 외면하는가?
'대화와 협력의 파트너'로 인정해 주겠다던 정권의 꽤임이, 2004년 총선을 통한
의회진출의 꽤임이 그토록 달콤하더란 말인가?
2003년 네번째의 전태일은 우리가 죽였다. 이해남 동지는 우리 민주노총,
금속연맹, 금속노조에 의한 타살이다. 연옥불에 던져진 타들어가는 고통 속에
있는 동지의 가느다란 숨이 채 끊키기 전에 복수의 깃발을 들자!
동지여! 부쩍 싸늘해진 겨울의 문턱, 마르고 황폐한 썩어빠진 이 광야, 자본가
세상, 자본가 정권 뒤집어 엎을 큰 불을 놓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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