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단의 실체가 무엇인지?? 지역본부는 뭐하는 곳인지??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는 지난 10월 24일 제10차 운영위원회의 결의로
'노동운동탄압분쇄! 경제특구지정저지! 파병반대 대전지역투쟁본부'로
전환하고 10월 28일 '제1차 투쟁본부 대표자회의'를 통해 열사투쟁의
핵심기간대오로 '노동탄압분쇄! 열사정신 계승 실천단'을 구성하기로
결정한 바가 있습니다. 이에 10월 30일(목) 19시에 1차 전체모임을 지
역본부 회의실에서 갖기로 하고 지역의 대표자 및 전임간부, 상집간부
열성조합원, 노동단체 및 학생 등 거의 제한을 두지 않는 포괄적 범위
의 참가대상을 밝힌 가운데 공식적인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이와 함께
각 단위사업장의 조직담당자에게 실천단의 구성과 결합을 요청하는 전
화통지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즉,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의
조직적 결의를 통한 실천단의 조직적구성으로 열사투쟁의 핵심을 담당
하는 선봉대 역할을 부여하겠다는 의지로 이해됩니다.
그러나 실제 실천단의 구성은 최초 대표자회의의 결의를 통한 조직적
구성이 아닌 핵심 주체(조민제 한라공조 위원장을 제외하고는 누구인
지 모르겠지만) 몇몇의 개별연락을 통하여 단위사업장의 조직적 결합
이 아닌 개인자격의 참가를 요청하고 있고, 10월 30일과 11월 4일 두
차례 진행된 실천단 전체회의는 학생 참가자를 제외하고는 개인 자격
참가가 대부분입니다. 결국 지역투쟁과 열사투쟁에 실천단을 통하여
단위사업장의 결의와 연대투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하고싶은 사람
들끼리만 모여서 투쟁하는 개별적 개인적 연대투쟁이 실천단의 목적인
지 궁금합니다. 이미 투쟁지침 1호를 통해 '노조대표자와 전임간부,
상집 등은 '실천단'에 반드시 참가'할 것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실천
단이 개인자격으로 구성되는 것은 대표자회의의 결정을 위배하는 것이
라 생각됩니다.
실천단의 운영 또한 2차례의 전체회의가 있었다고는 하나, 개인자격
으로 구성되어 몇명이 될지도 모르는 전체회의가 상시적으로 투쟁전
술 및 실천을 논의하는 기동성있는 공간이 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안정적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현재구조에서는 특정
몇몇 주체가 결정하고 이를 실천단 구성원에 대한 지시나 지침의 형
태로 관철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됩니다. 이는 열사
정국 이후 장기적으로 실천단 운영이 몇몇의 친위부대로 전락할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더구나 지역본부가 실천단의 결정이나 요구에 대해
전혀 여과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면, 지역본부의 회의에
몇몇 주체들의 논의결과가 실천단 공식 입장으로 상정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이미 실천단은 지역 내에서 하나의 권력이 되어 가고 있는 듯
합니다. 지역본부를 주무를 수 있는....
한편으로 지역본부에게는 열사정국에서 지역 실천단의 구성과 운영이
손안대고 코푸는 것이 될수도 있습니다. 전체를 평가하기는 쉽지 않
겠지만 지난 1년여의 지역본부의 운영이 지역내 현안투쟁 중 어떠한
것도 제대로 조직해내기 어려웠다는 점을 본다면, 실천단이 대중투쟁
의 실천을 책임지고 가겠다고 하면서 알아서 조직되고 있기에, 대표자
회의를 통해 구성과 회의만을 명해준다면 실천단이 알아서 움직여진다
는 점에서 손안대고 코푸는 격이 됩니다. 투쟁본부 산하니까 투쟁이 잘
되면 투쟁본부와 지역본부의 성과인 것이고, 안되면 실천단이 잘못해
서 그런거고, 개인자격으로 구성되어 움직여지는 실천단에 대해 지역본
부가 조직적 책임을 질 이유가 없기 때문에 책임회피도 할 수 있고, 정
말 뱃속 편할 것 같습니다.
지역의 동지들이 96년 97년 모범적 연대투쟁을 보였던, 언제나 등에
'투쟁으로 말한다'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진 조끼를 입고 투쟁현장
을 누비고 다녔던 실천단을 기억하고 그리워합니다. 여전히 지역 동지
들의 가슴에는 거리에서 각 현장에서 투쟁이 불붙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제도와 형식이 투쟁 전체를 규정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정세가 그러하고, 투쟁이 당위적으로 요구되는 시기니까 실천단이든 뭐
든 투쟁하겠다는 내용이 중요한 것이고, 열심히 투쟁하면 되지 않느냐는
식으로 실천단이 조직되고 운영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이미 실천단은 급하게 조직되어서, 스스로의 주체적 역량이나 조건과
정체성 등에 대한 충분한 내적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가운데, 지역
투쟁에 결합하고 있습니다. 지난 리베라 투쟁에서 지역본부 상근자가
송석찬이 서명한 말도 안되는 합의문 쪼가리를 들고 왔던 그 순간까지도
지역의 동지들은 실천단이 행사장 입구를 봉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열린 우리당과 지역본부와의 교섭 결과를 가지고 봉쇄를
풀 것인지, 행사를 막아낼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그
순간까지도 지역본부 사무처장은 마이크를 잡고 열린 우리당을 향해
봉쇄하겠다는 경고를 강도높은 어조로 밝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합의문이 만들어져 읽혀지는 순간 이미 실천단은 봉쇄를 풀고 집회대오
에 합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합의문을 합의했다고 들고 온 지역본부는
애초부터 행사를 막을 생각이 없었고, 정치적 타협만을 고려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실천단 역시 합의문 내용을 알고 봉쇄를 풀었다면 그런 말도
안되는 합의문을 승인했다는 것이고, 모르고 풀었다면 자기 투쟁 목표가
뭔지도 모르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실천단은 지역 동지들의 조직적 참가와 지역본부의 책임있는 지도력하에
구성되고 운영되어야 합니다. 어느때보다도 대중적 투쟁이 필요한 때에
모두가 함께 만들어나가는 투쟁을 기대합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