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
|
| Name |
|
| Subject |
'화염병시위' 경찰이 부추겼다' |
|
'화염병시위' 경찰이 부추겼다
10월말부터 '맨손' 시위대에 유혈폭행…노동자들 격분 "자위수단 갖추자"
11월9일 전국노동자대회 뒤 일어난 종로일대의 시위를 놓고 책임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이미 10월말부터 노동자시위를 과잉 진압해왔다는 사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이는 시위참가자들이 경찰폭력에 맞선 자위 차원에서 방어수단을
마련했으리라는 상황판단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최근 2∼3년 동안 열린 집회와 이어진 거리행진에서는 시위대와 질서유지를 맡은
경찰 사이에 간헐적으로 실랑이나 몸싸움이 벌어지긴 했으나 그리 격렬한 양상을
띠지 않았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분신·투신항거나 잇따르는 와중에 열린 집회와
시위에서는 경찰이 '참가자들이 격앙돼 있어 거칠어질 수 있다'는 예단을 바탕으로
과잉폭력을 행사하면서 노동자들을 더욱 자극해왔다는 지적이 높다.
실제로 지난 10월29일 서울 부산 대구 세 곳에서 열린 '노무현정권 규탄 노동자대회'에서는
경찰의 폭력진압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종묘공원에서 열린 서울대회의 경우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탑골공원까지 거리행진에 나섰으나 행진로 확보과정에 벌어진 실랑이 끝에
경찰이 행진대오를 공원안쪽으로 거세게 밀어붙이는 일이 벌어졌다.
이 와중에 대학생 한 명이 경찰의 집단구타에 손뼈가 부서지고, 목뼈에 금이 가는 중상을
입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으며, 여섯명이 강제연행됐다. 이에 격분한 '맨손'의 시위대는
바닥에 굴러다니는 돌맹이 등을 집어던지며 경찰과 맞섰다.
이날 대구집회에서도 경찰폭력으로 수십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이 때부터 민주노총 홈페이지를 비롯한 노동계의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경찰폭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순 없다. 우리도 자위수단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종종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어 민주노총이 1차총파업에 이어 전국 18곳에서 파업집회를 연 지난 11월6일에는
경찰폭력은 더욱 드세졌다. 곳곳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이 벌어졌다.
특히 1만여명이 대학로집회에 이어 탑골공원까지 행진한 서울집회에서 경찰은 본격적으로
이른바 '토끼몰이' 방식의 진압작전을 펴기 시작했다. 경찰은 이날 시위대오 중간부분을
기습공격해 대열을 흐트린 뒤 골목안까지 쫓아가 폭행하고 연행하는 전형적 토끼몰이
작전을 벌였다.
이에 따라 20여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고 4명이 연행돼 그 중 민주노총 이정영
조직국장 등 두 명이 구속됐다. 병원에서 4∼5바늘 꿰멘 사람은 명함도 내밀기 어려웠고,
한 백화점 여성노동자는 코뼈가 부러지고 입술이 터져 성형수술까지 받아야 할 처지고,
자동차학원 노동자는 척추뼈 2개가 부러지기도 했다.
경찰은 특히 시위와 상관없는 사람까지 무차별 폭행해 길을 가던 시민부부가 허리를
다치고 눈부위가 찢어져 병원치료를 받는 일까지 벌어졌다. 경찰의 폭력진압을 지켜보면
시민들 사이에서는 "전경들이 약을 먹은 것 같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민주노총은 이날 최소한의 자위를 위해 선봉대 2백여명을 꾸렸으나 '무기'는 고작
각목이어서 고도로 훈련된 경찰특수기동대(옛 '백골단')의 철제방패와 곤봉에 맞서기엔
역부족이었고, 순식간에 대열이 무너졌다.
이렇듯 잘 훈련되고 무장된 경찰폭력에 시위대가 일방적으로 당하게 되자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더욱 강력한 자위수단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노동계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최소한 파이(쇠파이프)와 꽃병(화염병)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부쩍
늘었다.
집회와 시위를 이끄는 민주노총의 '무기력한 대응'을 질책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이에 따라 이런 문제의식을 가진 노동자를 중심으로 경찰폭력에 맞설 '자위무력'이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9일 노동자대회 직전 '격앙된 노동자 자극하는 경찰 폭력진압
분노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 "민주노총은 잇단 분신자살로 격앙된 노동자들을 진정
시키며 가능한 원만하게 의사를 표현하려 하고 있지만 경찰이 오히려 과잉진압해 자칫
예기치 않은 큰 일을 불러올 수 있음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경찰은 민주노총의 경고를 무시한 채 11월9일 노동자대회에서 더욱 끔찍한
폭력을 휘두르고 말았다. 10월29일과 11월6일의 폭력진압은 '예고편'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더욱이 서울시경 기동단장이 "불상사 없이 무사히 끝이 났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의
'치하문'까지 발표함으로써 이날의 폭력진압이 경찰고위층의 지시에 따라 빚어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낳고 있다.
노동과 세계 kctuedit ＠ nodong.org |
|
| Date : 2003-11-11 22:17:56 |
|
Read : 1092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