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반제, 반전 투쟁은 우리 스스로의 평가와는 무관하게 제국주의의 자본과 국가권력, 이를 기반으로 형성되어있는 '악의 메커니즘'을 함께 형성하고 있는 그 하수인들에 이르기 까지 '공동의 적'으로 규정받고 있습니다. 우리 안에서의 그(적)들과의 화해와 접점을 형성하고자하는 제법 큰 흐름과는 무관하게 말입니다. 아이러닉컬하게도 우리 내의 그 큰 흐름을 형성하며 '악의 메커니즘'의 하위보조축을 형성하고 있는 이들 역시도 반전이니 평화니, 개혁(개뼉다귀)이니를 외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실적 조건을 일단은 전제 해 두고 고민해 봅니다. 열사들께서 그토록 외치다 가셨고, 대다수의 노동자들이 외치고 있는 계급과 단결과 연대에 대하여 말 입니다. 사실 요즘 들어서 지역 내에 또다시 형성되고 있는 노동자 '단결'과 '연대'의 흐름들에 저는 매우 고무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비단 저 뿐만이 아닌 지역의 동지들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속한 단위 사업장이나 각각의 단위들 속에서도 매우 허겁대고 있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연대투쟁의 상승국면이 얼마나 더 연장될지에 대한 불안한 기색을 모두들 감출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우려 속에는 계급적 단결과 연대의 문제를 대상화시키는, 우리로써는 매우 치명적인 기회주의적 요소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왜냐구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각각이 어떤 지향성을 가진 조직이냐와 관계 없이 계급적 단결과 연대, 그 이상의 강령이나 목표를 가진 경우를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대중조직이든, 정치조직이든, 그 무엇이든 말 입니다.
오히려 운동적 목적을 가지지 않은 계 조직, 양아치 조직 조차도 어느 계급을 위해 복무하는 조직인지는 너무도 명확하다는 점은 또다른 현실적 전제이기도 합니다. 솔직히 우리가 현장에서 허겁대는 이유를 엄밀히 따지자면 어느 강령과 목표보다도 위대한 그것, 계급적 '단결'과 '연대'를 게을리 해왔기 때문입니다. '현장'을 보다 강화해야한다는 명제는 현시기 우리에게 매우 긴박한 과제입니다. 그렇지만 이것들을 게을리 한채 '현장'을 강화하겠다는 발상은 그 자체가 매우 솔직하지 못한 '속물화'와 철저한 '물신화'를 낳을 것이며, 그러한 소박한(?) 소망은 실현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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