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건설노조 현장활동 정당하다. 투쟁으로 돌파하자.
경기서부지역건설노조 이준모 위원장을 비롯한 10명의 간부들이 12월 10일부터 명동성당 농성 투쟁에 돌입했다.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공안당국의 건설노조 죽이기 음모에 맞서 싸우기 위해 살을 에는 추위에도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천막도 치지 못한 채 노숙 농성 투쟁에 돌입한 것이다.
지난 9월부터 대전충청지역, 천안아산지역건설노조에 대한 노조탄압으로 7명의 노조활동가가 구속되었다. 11월 하순부터는 경기서부건설노조 전현직 간부 20명에게 출두요구서가 발부되었고, 이 중 다수를 구속 하겠다고 하고 있다.
마침 오늘 12월 10일은 세계인권의 날이다. 정당한 노조활동을 불법으로 몰고 노조활동가를 구속하는 등 노동자들의 노동인권이 철저하게 탄압받는 대한민국에도 인권이 있는가? 산재 사고로 오른손 두 손가락만 남기고 양다리와 한 팔이 절단된 1급 장애인 대전건설노조 이성휘 위원장을 말도 안되는 혐의를 씌워 차디찬 감옥에 가둬두는 것이 이 나라 인권의 현주소 아닌가?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가맹 각 지역건설노조는 지난 2000년부터 열악한 건설현장을 바꿔내기 위해 현장 노조활동 보장, 4대 사회보험 적용, 산업안전 철저, 안전교육 실시 및 안전장구 지급, 현장조직가 전임활동비 지급 등을 담은 “단체협약”을 원청 시공사와 체결하여 왔고 이미 전국에 약 350여개의 단체협약이 체결되어 있다.
법에 보장된 노동3권은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이다.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이 그것이다.
법에 따라 단체교섭을 통해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이 죄란 말인가?
검찰은 기본적으로 초기업노조인 지역건설일용노조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
건설노조가 원청사와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것은 세계 여러 다른 나라에도 일반화된 것이다. 하청업체를 직접 통제하고 있는 실질적인 사용자로서 지배적 위치에 있는 원청사의 의무와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노조 전임자 활동비 지급이 불법인가? 노동자의 단결권을 제약하는 후진국형 기업별 노조 체계는 군사독재정권이 만든 구시대적 유물이다. 어찌되었든 다른 기업별 노조에도 다 지급하고 있는 노조 전임자 활동비 지급은 오는 2006년 12월까지는 불법이 아니다. 무엇이 문제인가?
건설현장의 비리와 약점을 위협해서 단체협약을 체결했고 그것이 협박이라고 말하고 싶은가?
1년이면 700명이 넘는 건설현장일용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하고 있다. 재해자 수는 20,000명을 육박한다. 그것도 추락, 낙하 등 재래형 원인이 대부분이다. 근본적으로 건설현장의 장시간 중노동과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바뀌어야 하겠지만 산업안전 시설만이라도 철저히 한다면 조금은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건설노조는 산업안전 시설을 철저히 할 것을 요구했다. 원청사가 산업안전 위반을 시정하지 않으면 어찌 할 도리 없이 담당기관인 노동부 산업안전과에 고발하였다. 죽음을 막아야 하겠기에. 이것이 협박인가?
건설현장에는 비산먼지, 쓰레기 불법 폐기, 유해 물질 등 주위 환경과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수 많은 요소들이 산적해 있다. 이를 법규에 규정된 대로 하라고 한 것이 협박인가?
도대체 노동조합의 정당한 노조활동을 공안적 잣대로 탄압하는 근거가 무엇인가?
한 마디로 노조탄압이다. 건설노조를 죽이기 위한 음모이다. 짜맞추기 기획 수사이다.
경찰과 검찰은 건설회사 관리자를 불러 조사하면서 “열악한 건설현장을 바꾸기 위해 건설일용노조의 활동에 동의하여 협약을 자율적으로 체결했다”는 진술은 제쳐두고 “단협을 체결했다”, “전임비를 지급했다”는 진술만으로 건설회사를 피해자로 둔갑시키고 건설노조 조직활동가들의 혐의를 단정하여 구속 시키고 있다.
정당한 노조활동을 탄압하고 노조간부들을 구속하는 것이 노사관계 선진화인가? 정부가 오히려 선진적 노사관계를 팽개치는 꼴이다. 주무부서인 노동부는 입만 다물고 있지 말고 이 사태에 책임있는 자세로 나서라.
무고한 건설노조에 대한 공안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정당한 활동을 하다 구속된 건설노조 간부를 즉각 석방하라!
비정규직 건설일용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건설노조의 활동은 계속될 것이다. 200만 건설노동자들의 요구와 희망을 담아 힘차게 활동하고 있는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은 공안당국과 건설자본의 의도된 노조탄압을 투쟁으로 돌파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다. 타 노동조합은 물론 제 사회, 시민단체들과 연대하여 투쟁할 것이다. 국제노동단체들과의 힘있는 연대투쟁도 조직할 것이다.
매서운 겨울 추위도 우리의 투쟁 의지를 꺾을 수는 없다. 그대로 얼어 죽는 한이 있어도 끝까지 투쟁하여 마녀사냥식 노조탄압을 작정한 노무현 정권에게 본 때를 보여줄 것이다. 각오하라!
2003. 12. 10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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