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후원인 여러분 반갑습니다.
낡은 것을 털어내고 새롭고 신선한 기운으로 한해를 살고자하는 것은 모든 사람의 소망일 것입니다. 어떤 사려깊은 선배운동가는 새해를 맞이하는 계절이 하필이면 겨울인 까닭은 ‘낡은 것들이 겨울을 건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당원, 후원인 여러분도 새롭고 청아한 기운으로 한해를 맞이하고, 사심 없이 온누리를 비추는 햇볕처럼 주위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해가 바뀔 때마다 세상 사람들은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바라지만, 세상은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평화를 염원하는 온 인류의 기대와 소망에도 아랑곳 없이 세계가 살육과 파괴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대량살상무기를 수색한다는 명분으로 전쟁까지 벌어진 이라크에서는 미국의 얼빠진 폭력과 횡포가 날이 갈수록 정도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이른바 ‘시민 혁명’을 통해 집권했다던 노무현 정부 아래서 노동자가, 농민이, 노점상이, 장애인이, 이주노동자가, 아이들이 셀 수도 없이 죽어갔습니다. 이러는 동안 강남의 아파트 값은 하루에 1억원이 오르고, 여당·야당 할 것 없이 국민의 피와 땀을 빨아들여 검은 정치자금으로 썼습니다. 또한 빌라 한 채가 금고로 쓰이는가 하면, 불법 정치자금이 차떼기로 전달되기도 했습니다. 서민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약속한 대통령은 이를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 폐기했습니다. 노무현 정부의 가짜 개혁, 거짓 포퓰리즘, 배신의 정치가 1년도 안되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한국사회 곳곳이 썩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삶의 어느 한 구석에도 희망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비어있는 시간은 아무래도 과거보다는 미래와 인연이 있습니다. 절망보다는 희망과 친합니다. 비관보다 낙관과 관계가 깊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어렵고 힘든 시대라 하더라도 노동자·농민·빈민·여성·이주노동자·장애인·노점상의 굳건한 연대 속에서 희망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심상사성(心想事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생각한대로 이룰 수 있다’는 좋은 뜻입니다. 우리가 지역주의·국가주의·민족주의라는 허황된 환상이 아니라, 억눌리고 빼앗긴 모든 사람들의 연대에서 희망을 찾는다면, 우리가 생각한 대로 세상이 바뀔 것입니다.
당원, 후원인 여러분!
2004년 사회당은 당조직의 기초를 다지며, 긴 안목을 가진 사회주의 대중정당으로 차근차근 나아갈 것입니다. 이를 이루기 위해 먼저 지구상에 나타났던 사회주의의 허실을 근본적으로 돌아볼 것입니다. 또한 사회주의 사상이 지난 세기의 낡은 틀을 깨고 시대와 더불어 나아가는 보편적 이념으로 정립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이 모든 노력들이 의미를 가지려면 우리 모두가 자연과 인류, 역사와 사회에 대한 정성스런 예의를 갖추고 좀더 헌신적인 모색과 실천을 해야 할 것입니다.
2004년 사회당은 비정규직 철폐와 장애인 차별철폐 투쟁을 중심과제로 설정하여, 끈질기고 힘차게 싸울 것입니다. 사회당은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각종 차별을 철폐하고 노동할 권리, 단결권, 파업권, 사회적 보장에 관한 권리, 인간다운 삶과 환경을 보장받기 위한 권리를 위한 투쟁의 선두에 설 것입니다. 또한 이 땅 400만 장애인과 함께 싸우는 사회당이 되겠습니다. 우리가 장애인과 함께 싸우는 것은 단순한 ‘도움’이 아니라, 장애인의 해방이 비장애인의 해방이기 때문이며, 이 사회가 한층 더 성숙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전제이기 때문입니다. 사회당은 장애인차별 철폐투쟁을 이 사회의 가치를 바꾸는 투쟁으로, 탐욕스러운 자본의 질서를 변혁하는 더욱 너른 힘으로 자라게 할 것입니다.
또한 2004년 사회당은 한국정치의 근본적인 변혁을 위해 싸울 것입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정치개혁은 부패 근절에 핵심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사회의 압도적 다수인 노동자·농민·빈민·여성·이주노동자·장애인·노점상들의 정치적 권리와 발언권,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삶의 주인이 정치의 주역으로 등장해야 합니다. 한국보수정치는 하나 하나 잘못된 점을 고쳐나가는 것으로는 도저히 바뀔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전체를 바꿔야 부분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이 판명되었습니다. 자본과 미제국주의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한국의 보수정치에 더 이상 희망을 걸 수 없습니다. 보수정치에 절망한 이 땅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회당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2004년 사회당은 모든 국가간의 전쟁과 테러에 반대하는 평화주의 정당으로 활동할 것입니다. 노무현 정권과 한나라당, 열린우리당, 민주당, 자민련 등 보수정당은 아무런 명분도 없는 이라크 침략전쟁에 참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보수정치권은 제국주의 침략전쟁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하지 못하고, 민중들의 간절한 파병반대의 외침을 저버렸습니다. 이제 사회당이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를 뛰어넘는 평화주의 세력이 힘을 모아 인류의 평화와 보편적 가치를 지켜내야 할 때입니다.
2004년 사회당은 국제연대의 기초를 닦을 것입니다. 세계화된 자본에 저항하는 움직임은 날이갈수록 국경과 인종을 넘어서는 연대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사회당은 올해 1월 인도 뭄바이에서 열리는 ‘세계사회포럼’에 당을 대표하여 국제국장이 참여하는 것을 시작으로 국제연대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저는 2004년 총선에서 현재의 당력을 모두 모아서 후보를 출마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사실 아직 총선방침이 정해지지 않아서 대표로서 의견을 표시하기는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총선방침이 어떻게 정해지든 지도부가 모든 책임을 다할 것이며, 총선 이후에도 당원들의 총의를 모아 새로운 결의로 전진할 것입니다.
당원, 후원인 여러분!
모든 사람이 희망에 찬 창조력과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세계, 불의에 저항하는 것이 당연한 세계,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정의가 넘치는 세계는 가능합니다. 이는 먼 훗날이 아니라 바로 오늘 저항하는 우리의 모습 속에 있습니다.
당원 후원인 여러분!
2004년 갑신년 한해 내내 건강하시고,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줄만큼 기쁘고, 복된 일이 가득하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2004년 1월 1일
사회당 대표 신석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