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밥을 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집에서도 밥을 하고 직장에서도 밥과 반찬을 만들던 식순이었습니다. 어떤 때는 반찬이 이게뭐냐며 GM대우직원들한테 식판으로 얻어맞던 식순이었습니다. 어떤 때는 젊은 오빠들이 이유도 없이 식판을 내던져 며칠동안 가슴앓이를 했던 식당근무자였습니다. 아스팔트가 펄펄 끓는 한 여름에 뜨거운 국과 밥을 만들면서 비오듯 쏟아지는 땀을 입으로 먹어야 하는 조리원들입니다. 앓아누워 있는 남편과 시부모를 뒤로하고 새벽까지 나와서 GM대우자동차 직원들의 밥을 해주던 노동자들입니다. 야간근무조일때는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칼질을 하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손가락을 베어야 하는 식당노동자들입니다. 지금도 우리는 새벽이면 깜짝 놀라 일어납니다. 출근차량을 놓칠까봐 허둥대며 나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도 3개월째 길거리로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묻습니다. 엄마, 어디가? 으응....회사 잘갔다와!! 아이의 인사를 받으며 뒤돌아설 때 가슴이 무너집니다. 아이들이 돈을 달라고 손을 내밀 때 나도 모르게 고개가 돌려집니다. 우리는 이렇게 삼개월째 길거리를 헤매고 있습니다. GM대우자동차 군산공장 식당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업체가 바뀌어도 모두 고용된다고 우리를 안심시키던 상무님도 만나고 싶습니다. 업체가 바뀌어도 모두 근무할 수 있으니 밥이나 잘하라던 직원들의 따뜻한 인사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걱정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식당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입니까! '아라코주식회사 관계자 여러분!!!! 우리한테 분명히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밥 잘하고 일 잘하는 우리를 고용하여 GM대우자동차 군산공장 식당운영을 빨리 정상화하고 싶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한꺼번에 모두 고용할 수 없다면 시간을 갖고 우리를 채용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처음에는 57명 전원을 고용한다고 했고 다음에는 40명 그리고 지금은 27명을 고용한다고 약속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 약속을 지켜주십시오. 우리는 가정이 있습니다. 우리한테는 먹여 살려야 하는 가족이 있고 자식이 있습니다. 우리를 길거리로 내쫒고 식당운영을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대원유통으로부터 체불임금과 퇴직금을 아직도 다 받지 못했습니다. 사업주는 직원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아라코주식회사는 전국에 200여개의 식당을 운영한다고 들었습니다. 이렇게 큰 회사에서 우리와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그것은 기업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라코주식회사 관계자 여러분!! 우리는 대화와 협상을 원합니다. 만나서 얼굴보고 문제를 해결했으면 합니다. 오늘 우리는 대전을 거쳐 광주, 인천, 서울, 부평까지 가기 위해 모였습니다. 아라코에서 우리와 대화와 협상을 할때까지 우리는 아라코에서 운영하는 식당업체들을 방문할 것입니다. 누구도 좋습니다. 아라코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조합원 여러분!! 우리는 기필코 아라코 관계자들을 만나 우리의 뜻을 전달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하루속히 식당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돌아오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저희가 가는 길에 각 지역 노동자들이 함께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저절로 힘이 납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실망하지 않을 것이며 어떤 난관에 부딪쳐도 좌절하지 않을 것입니다.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아라코는 고용약속을 지켜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