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비정규직 여성행원들의 호소문
우리은행의 부당 해고를 고발한다
우리은행에 사무행원으로 고용되어 1년 6개월동안 공과금 업무전담으로 고용되었습니다
각종 공과금을 창구에서 수납하지 않는 대신에 기계를 통하여 접수를 하면 그것을 꺼내서 처리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것입니다
처음의 고용조건은 나이제한도 없었고 집중화 센타가 생기면 그 곳에 모여서 함께 일한다는 조건이었는데 센타가 생기긴 했지만 공과금 업무는 센타에 소속이 되질 않으면서 저희는 본부소속이면서 각 지점으로 파견근무를 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지점의 공과금 업무를 전담하며 우리는 지점의 소속이 아니다보니 조금은 어정쩡한 상태로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근무하기를
1년 6개월...120명이던 사무행원은 이제 57명으로 줄었고 그러던 지난 2월 10일에 더이상의 고용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2월 20일까지 희망 퇴직을 받는 다는 메일이 개개인에게 전달 되었으며 6월말까지는 전원 퇴직을 해야한다는 피할 수 없는 현실과 맞닥뜨리면서 끊임없는 고용불안에 시달리던 저희들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비장함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1. 은행의 구조조정의 차원이 아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조3천억의 흑자로 사상 초유의 실적을 달성하며 목표치보다 71%초과 달성이라는 기염을 토하는 실적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무행원의 일방적인 해고는 은행의 구조조정이 아니라는 것이 여실히 증명되었으며 올해에도 사무행원의 신규채용 계획이 있다는 것입니다
저희에 대한 일방적 해고가 차라리 은행의 구조조정이라면 저희는 힘겹지만 은행을 위해서 겸허히 받아들일 용의가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열악한 보수를 받는 저희들이 은행의 인건비 절감이라는 구조조정의 일환이 아니라는 것은 누가봐도 명명백백한 것입니다
2. 정책 실패의 전가
처음의 채용조건은 센타에 모여서 공과금업무를 다 함게 처리하는 것이었으나 그것이 물류지원의 실패로 무효화되자 저희들을 지점에 배치하여 많은 직원들이 임금이 오르고 성과급을 타는 것에 비해 저희는 센타비 명목으로 지급하였던 10만원(월급여의 8%~12%에 해당됨)의 임금까지 삭제당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센타 근무가 어렵다는 것은 저희의 의지가 아니었으며 결국은 정책의 실패를 부당 해고라는 명목으로 저희에게 전가하고 있습니다
3.사회적인 분위기와 역행
현노무현정부는 출범전부터 지금까지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철폐와 고용안정을 부르짖고 있으며 얼마전 노사정 협약에서도 인위적 고용조정을 최대한 자제하며 부당해고를 하지 않는다는 것과 투자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협약등을 이루어냈으며 이러한 우리은행의 행위는 노사정 위원회의 협약내용과도 정면으로 대치하는 행태입니다
4. 손익의 문제
공과금전담요원이 있는 점포에 대한 손익을 운운하면서 비용상 마이너스라고 얘기를 하고 있지만 공과금을 받으면서 예전과 다르게 창구직원들은 아주 홀가분하고 정확한 시재로 부담감을 엄청 줄였으며 고객 대기시간이 단축되고 자동납부 26%증가, 수납건수 42%감소 또한 서울시지방세에 대한 이체 주기를 일별이체에서 주별이체로 변경하여 연간 약 20억원의 이익이 발생되고 있으므로 공과금 직원들의 손익이 마이너스라는 말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한 것입니다
비정규직의 노조출범에 발맞추어 은행이 비정규직에 대한 대의명분 없는 엄연한 노조탄압 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은행은 이것이 완전 해고가 아니고 다시 지원할 경우에 자격기준에 맞는 사람들은 우선고용을 한다고 하지만 그 자격기준이라는 것이 전문대졸이상에 79년생 이후 출생이라고 하는 데 그렇다면 이미 채용한 사람이 은행이 정한 새로운 자격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기존의 직원들을 해마다 물갈이 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지금 단순히 57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것이지만 이것을 필두로 비정규직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의 칼날을 들이댄 것입니다
가장 힘없고 나약한 3개월 계약직부터 손을 대는 것이며 우리가 이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남아있는 많은 비정규직 직원여러분에게 부당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 생각되어 저희는 최대한 저희의 부당함을 알리기로 한 것입니다
이것은 금융권에 있는 4만여명의 비정규직 직원들의 문제이며 그래서 비정규직노조 집행부는 이 사태를 절대 묵과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이 문제를 양보해서는 제2 제3의 비정규직의 문제를 결코 해결하지 못할 것이기에 오늘도 금융권의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힘겹게 일하시는 우리 동지들을 위하여 투쟁하여 줄 것을 간곡히 촉구합니다.
* 이 호소에 공감하시는 동지들은 금융노조 홈페이지(www.kfiu.org) 비정규마당란에 연대의 글을 올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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