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노동위는 9일 오전 이 위원장을 포함해 여야 의원 12명이 참석한 전체회의에서 고발 여부에 대한 무기명비밀투표를 실시해 찬성 6표, 반대 5표, 기권 1표로 고발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국정감사장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국회의원들을 향해 ‘깡패집단’이라고 불러 파장을 일으켰던 박 회장은 위기를 모면하게 됐다. 반면 이를 두고 수차례 토론을 벌이며 시간을 끌어왔던 국회의원들은 결국 고발을 부결시킴으로써 ‘기업 총수 봐주기’라는 세간의 비판을 면키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 6명, 한나라당 4명, 민주노동당 1명이 참석한 이날 전체회의에는 ‘국정감사 후속조치에 관한 건’ 1건만 다루면서 별다른 토론 없이 진행됐다. 불참 의원은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한나라당 소속인 박희태 국회부의장, 자민련 이인제 의원 등 4명이었다.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국가보안법 처리와 관련해 당분간 법사위로 자리를 옮겼고 우 의원 대신 천정배 의원이 환경노동위에 배치됐으나 이날 회의에 출석하지 않았다.
회의에서 열린우리당 간사인 제종길 의원은 “몇 차례 고발여부 결정을 미뤄가며 시간을 줬지만 변화가 없으므로 고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위원장이 “기립투표로 결정하자”며 표결에 들어가려고 했으나 한나라당 간사인 배일도 의원이 “인사에 대한 문제이므로 무기명 비밀투표를 해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이 위원장은 “고발의 건은 관행적으로 기립투표로 해 왔다”고 말하자 배 의원은 “인사상의 문제”라고 다시 맞서, 결국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됐다.
이 위원장이 기권한 가운데 비밀투표 결과 찬성이 과반을 넘지 못한 6표가 나오자 이 위원장은 부결을 선언했다.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은 회의 직후 “정말 착잡한 심정”이라며 “이는 환경노동위의 위상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결정”이라고 개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