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 투쟁기금'을 아십니까? <오마이뉴스>
"당신들의 고통, 우리도 잘 압니다"
'동병상련 투쟁기금'을 아십니까?
<오마이뉴스> 심규상(djsim) 기자
충북 청주 우진교통 노조가 임금인상 등의 문제로 파업을 벌이고 있는 영동군 소재 동일버스㈜ 노조원들에게 향후 1년간 ‘동병상련 성금’을 지원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청주 우진교통 조합원들은 25일 오전 민주노총 충북본부 사무실에서 동일버스㈜ 노조 노조원들에게 2월분 생계비 980만원을 전달했다. 또 우진교통 조합원 220명이 매달 임금에서 5만원을 공제해 향후 1년간 기금(약 1억2000만원)을 조성하기로 한 증서도 건네졌다.
4개월 만에 월급봉투 대신 동료 노동자들의 성금을 건네받은 동일버스㈜ 노조 박지몽 위원장의 눈에 이슬이 맺혔다. 영동 동일버스 노조는 지난해 9월 말 노동시간 단축과 임금, 노조인정 등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직장폐쇄로 대응하자 이에 맞서 156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회사 간부의 공금횡령과 부당요금 징수 사실마저 드러나 사측과의 협상이 더욱 어려운 처지에 몰려 있었다.
그렇다고 우진교통 노동자들의 처지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우진교통 노동자들은 임금체불 등 문제로 파업을 벌여오다 지난 달 말에서야 5개월 만에 첫 출근했다. 게다가 노동자들이 노동과 경영에 동시 참여하는 ‘노동자 자주 관리 기업'으로 운영되면서 밀린 임금은 물론 회사의 모든 부채를 떠 안은 상황. 일부 조합원들의 경우 첫 월급도 받지 않은 상태다.
우진교통 노조 변정용 지부장은 “많은 부채를 갚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조합원들이 총회를 통해 압도적 찬성으로 생계비 지원을 결정했다”며 “힘든 파업을 경험했던 만큼 같은 처지에 놓인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것에 마음이 한데 모인 것 같다”고 말했다.
동일버스 노조 박 지부장은 “ 성금을 받는 순간 그동안의 투쟁과정이 주마등처럼 스쳐 눈물이 핑 돌았다”며 “생계 문제로 이혼하고 신용불량자로 몰려 고통받아온 조합원들에게 희망과 의지를 불어 넣어 줬다”고 말했다.
한편 동일버스㈜ 노조는 사측에 성실한 노사협상을, 영동군 측에는 공금을 횡령한 회사에 대한 사업면허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파업을 시작할 당시 22명에 이르던 동일버스㈜ 노조원은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현재 14명으로 줄었다.
2005/02/25 오후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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