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단병호 위원장 검거령을 강력 규탄한다.
칼을 쓰는 자, 칼로 망할 것이다
-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검거령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예상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의 민주세력들이 집권하게 만든 김대중 정권이 하라는 개혁은 하지 않고 총부리를 거꾸로 돌리고 있는 현실이 기가 찰 뿐이다. "김대중을 석방하라!"는 구호는 지금 민주노조운동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두번은 외친 구호다. 그런 김대중정권에 의해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이 피해 다니는 신세가 되었다. '국민의 정부'라고? 차라리 '국민없는 정부'라고 해라. 이것을 우리는 김대중 정권의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선전포고로 받아들이겠다.
지난 6월 12일 민주노총의 파업이 시작되자마자 개시된 정권과 자본, 그리고 언론까지 가세한 민주노총 죽이기는 이 땅의 권력이 누구의 목을 겨누고 있는가를 잘 보여 주었다. '90년만의 가뭄, 농민들이 죽어간다'라고? 양심이 있다면 정말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하라. 우루과이라운드, 농업개방정책, 그리고 지금 추진중인 한국-칠레협상 등 자본의 국경을 넘는 이익을 위해 농민을 죽여 온 것은 정권과 자본이었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놀라운 이 21세기에 조금의 성의만 있으면 추진할 수 있는 수리시설 확충을 하지 않은 정부, 농가부채 탕감의 공약조차 지키지 않으면서 정말 농민의 아픔을 얘기할 권리가 있는가?
'경제가 위기'라고. 정말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노동자는 진저리를 칠 수밖에 없다. IMF를 몰고 온 재벌과 경제관료, 그리고 언론은 4년 동안 무엇을 개혁해 왔는가? 오로지 노동자를 길거리로 내모는 구조조정 이외에 도대체 어떤 부분의 어떤 구조가 조정되었는가? 국가의 근간이 되는 공기업을 재벌과 해외 자본에 무조건 팔아 넘기고, 노동자와 한번의 대화도 제대로 하지 않은 정부가 이제 와서 노동자가 투쟁적이라고?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했다.
우리는 담담한 마음으로 김대중정권의 선전포고를 받아들이겠다. 우리 연맹 양경규 위원장까지 체포영장이 거론되는 마당에 우리가 무엇을 주저하겠는가? 지난 4월 10일 가해진 대우자동차 노동자에 대한 살인적 경찰폭력의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외쳤더니 이제 거꾸로 노동자를 처벌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 뿐이다.
노동자들을 구속함으로서 노·사간 평화가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과거 군사독재정권의 말로를 보라. 우리는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 검거령, 양경규 공공연맹 위원장에 대한 수배조치 운운 등 최고 지도부에 대한 탄압을 곧 노동자 전체에 대한 전면전의 시작으로 보고, 이제부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해 김대중정권 퇴진투쟁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단위노조별 철야농성, 비상 투쟁본부 회의 등을 통해 2차 총파업 투쟁의 조직화에 곧바로 돌입함을 시작으로 현 정부의 선전포고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나씩 준비해 나갈 것이다. 희망의 새 천년을 노동자 대 정부의 일대 격돌로 만든 책임은 온전히 김대중정부의 몫이다.
2001년 6월 16일
민주노총·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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